2016.4.19.공감5시
제목: 춘천닭갈비
1. 오늘은 맛있는 닭갈비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고요. 닭갈비하면 아무래도 춘천이잖아요?
그렇지요. 춘천 음식문화의 대명사이면서 춘천의 대표적인 파워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춘천닭갈비 춘천막국수보다 더한 춘천의 강력한 브랜드는 없는 것 같습니다.
2. 춘천의 파워브랜드가 될 수 있는 춘천닭갈비만의 원인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는 데 있을 것 같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는 부담 없는 먹거리이기 때문일 겁니다. 친구끼리 간단히 한 잔할 수도 있고, 연인끼리 사랑을 돈독히 할 수도 있고요. 가족끼리 기쁨을 함께할 수도 있고, 왁자지껄 단체회식도 부담 없으니까요.
3. 춘천닭갈비는 춘천사람들의 향수가 듬뿍 배어 있을 것 같은데요?
춘천닭갈비는 옛날 가난했던 시절 먹을 것에 사람들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때 배불리 싼 값에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힘든 춘궁기를 넘길 수 있었고, 가난한 사람들의 몸보신 음식으로도 최고였지요.
게다가 그 옛날 젊음 날의 울분과 현실의 어려움 등을 닭갈비를 먹으면서 젓가락 장단에 노래를 부르면서 날려 보냈습니다.
배부름과 스트레스 해소의 두 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었으니, 당연히 추억의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그런데 닭갈비하면 그 뜻이 좀 애매하잖아요. 닭에 무슨 갈비가 있어. 그래도 소나 돼지 정도는 돼야지 갈비가 있을 것 아니겠어요?
예, 그것 때문에 생긴 고사가 계륵이잖아요. 닭갈비는 닭고기 중에서 살이 가장 없는 부위로 먹기도 성가시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부분이잖아요. 후한서의 <양수전>에 나오는 한중 땅의 조조이야기는 다 아실 것이고요. 바로 이런 호기심이 춘천닭갈비의 명성을 높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슨 닭갈비에 살이 얼마나 있다고’라는 의문 때문에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호기심으로 찾은 손님들에게 푸짐한 닭갈비는 배부름을 충족해 주는 최고의 먹거리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5. 일종의 호기심 마케팅 전략이랄까요. 아주 멋진 명칭이 되었네요. 호기심으로 찾아 만족하고 돌아간다. 그래서 또 찾는다라는 것이잖아요?
그렇지요. 어떤 물건이든 상품이든 그 이름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 때문에 요즘 네이밍 전문가라고 하는 이름 짓는 사람들이 각광을 받는다고 합니다. 모 여성 네이밍 전문가는 그 덕분에 국회의원이 되기도 했잖아요. 예전 같으면 철학관에서 하던 것인데, 이것이 산업으로 발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춘천닭갈비는 정말 멋진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솟을뫼처럼 언제나 솟아나는 춘천사람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 것입니다.
6. 호기심이 담긴 이름만 갖고는 명성을 유지할 수가 없잖아요. 먹어본 사람들이 또 찾게 되는 그런 특별한 이유가 뭐라 생각하시나요?
음식의 기본은 아무래도 맛이 좋아야 합니다. 춘천닭갈비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맛 하면 혀끝에 닿는 맛만 생각하는데요. 맛에는 오감이 모두 들어간 이미지맛이 있고요, 또 이야기 맛이 있습니다.
7. 이미지맛, 이야기맛. 도대체 어떤 맛이나요?
사람들은 맛이라 하면, 통상 미각으로 느낄 수 있는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 신맛 등을 이야기하는데 감칠맛도 그 맛의 하나입니다. 게다가 눈으로 보는 시각이미지의 맛, 귀로 듣는 청각이미지의 맛, 코로 냄새 맞는 후각이미지의 맛, 입안에 와 닿는 촉각이미지의 맛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글지글 끓는 소리와 시각적 효과는 최고조로 맛을 끌어올리는 작용을 합니다. 이처럼 경험이나 즉석에서 느끼는 이미지맛은 음식 맛을 더욱 맛있게 합니다.
그런데 이미지 맛보다 한층 음식을 맛있게 하는 것이 같이 먹는 사람들끼리 두런두런 나누는 이야기에 있습니다. “나는 네가 복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해.”, “자기야, 아~.”, “아버님, 많이 드세요.”처럼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맛이야 말로 가장 맛있는 맛을 냅니다.
8. 정말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나누는 이야기, 이야기에 담긴 정감어린 그 맛은 맛의 최고조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닭갈비에 얽힌 유래가 있을 것 같은 데요?
제가 찾아보니, 크게 3가지 정도 있었습니다. 첫째는 신라발생설, 둘째는 홍천발생설, 셋째는 춘천발생설이었습니다.
9. 그렇게 발생설이 많은 것을 보니, 모두 설로만 난무하는 것 같네요. 그래도 한 번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신라발생설은 무엇인가요?
옛날 신라의 이칭을 계림(鷄林)이라 했잖아요. 바로 그것에 기인해서 떠도는 유래설인데, 정확한 증거는 찾을 수 없습니다.
10. 그럼 홍천발생설은 어떻게 됩니까?
6.25전쟁 전후 홍천에 사는 어떤 할머니가 군인을 상대로 닭을 부위별로 나누어서 구워 팔았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뀌어서 넓은 냄비에 물을 붓고 하는 요즘 말하는 닭도리탕과 비슷한 물닭갈비를 한 것이 닭갈비의 유래라고 합니다.
11. 물닭갈비라면, 춘천에서 파는 것 하고는 다른데요. 춘천닭갈비설은 어떻게 되나요?
춘천닭갈비는 자연발생설, 돼지갈비대용 발생설, 선술집발생설, 소양강댐건설 발생설로 무려 4가지나 있습니다. 종류도 숯불닭갈비, 판 닭갈비, 볶음닭갈비로 세 가지나 됩니다.
12. 발생설도 많고 종류도 많네요. 이야기는 어떻게 되나요?
먼저 자연발생설은 6.25한국전쟁 후에 이곳에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이 먹고 살기 어려워서 집에서 기르던 닭을 잡아 거리에서 팔던 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부위별로 나누고, 화로에 구워 팔고, 판에 채소와 함께 볶아 팔고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춘천닭갈비가 보편적인 음식으로 되었다는 설입니다.
돼지갈비대용 발생설은 19549년 중앙로 어느 돼지갈비집에서 돼지갈비 대용으로 닭을 사서 뼈를 발리고 양념을 하여 판 것이 춘천닭갈비가 되었다는 설입니다.
선술집 발생설은 1960년대 말 선술집에서 막걸리를 팔면서 숯불에 닭고기를 구원 팔면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소강강댐건설 발생설은 1970년대 소양강건설 당시 함바집에서 인부들에게 닭볶음을 해서 주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입니다.
13. 유래가 상당히 많은 데요. 원장님이 보기에는 어떤 설이 가장 그럴듯하나요?
제가 보기에는 자연발생설이 아무래도 가장 근거 있는 설로 보입니다.
14. 춘천달갈비 이야기는 많은 사연이 있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듣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