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죽이는 맛, 바지락죽을 맛보다. 김인경 원조바지락죽 (구 민속) 전북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90-12
길손의 식성이 원래 좀 그지 같아서 주는대로 잘먹고 반찬 투정이란것이 없습니다. 굳이 꼽자면 평범한 백반과 누룽지를 좋아하지요. 그리고, 오늘 만난 바지락 죽, 처음 먹어 봤습니다. 한마디로 참 맛납니다.
바지락 죽
격포 채석강으로 들어갈 즈음 풍력발전소를 지나 묵정삼거리에서 변산온천방향으로 방향을 잡는다. 조금만 내달리고 나서는 작은 농로를 따라 들어가면 '원조 바지락 죽'이라는 커다란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 거기에 부안군 지정 모범업소라는 타이틀까지 추가다. 그래도 전북도청에서 나오신 관계자분은 이 죽을 꼭 먹어 보고 가야 한단다.
맛집이라 소개 해놓고 막상 가보고 나면 밥그릇 집어던지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닌고로, 아마도 길손 혼자의 개인적인 여행길이었다면 죽어도 ?지 않을듯한 집이다. 우선 맛프로그램에는 다 방송이 되었던듯 하다. 각 방송사와 프로그램명이 주루룩 나오고, 거기에 내부는 온통 유명들의 싸인이 가득하다. 솔직한 심정은 "처음에는 모르겠으나 이런집 치고 제대로 된집 없던데.."라며 내심 불편하던 자리다.
먼저 예약이 되 있던터인지라 자리에 준비가 되어 있을줄 알았는데, '어라?!' 아무 준비도 없다. 테이블만 예약되있다 한다. 조리사 김인경님의 말로 "죽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불어버리기에 미리 해 놓지 않고, 상차림도 말라버려 맛이 없다" 한다. 그래서 "번거럽지만 손님이 자리에 앉은 후에나 조리를 시작한다"고 한다. '오호~ 뭐 나름 원칙이 있는 집이군'
잠시 후, 밑반찬이 먼저 나오는데 무슨 죽 한그릇 먹는데 9찬이나 나오는가 싶다. 잘 버무려진 겉저리를 시작으로 달랑무, 오징어젖갈, 오이깍두기, 두가지의 콩나물과 고춧잎볶음, 멸치볶음과 일행들에 가장 인기있던 냉채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겉저리가 제일 좋았던 기억이다. 약 20여분, 30여명의 동행이니 어쩔 수 없다. 그렇게 기다리니 이내 왠만한 냉면 대접만한 사기 그릇에 정갈하게 담겨진 바지락죽이 나온다. 한수저 떠 입에 넣어본다. "어라!? 맛있다?!" 정말 맛있다. 고소하면서도 입속에서 살살 녹는다. 살 좋은 바지락은 또 왜이리 많이도 들었는지. 쫄깃하게 씹히는 그 감이 너무 좋다. 부랴부랴 겉저리와 함께 한그릇을 비울때 즈음 "더 드실분 계세요?" 한다. 오~ 리필도 된다는 말?, 바로 추가를 주문하고 또 잡숴준다. 역시 그맛, 그대로다. 생각 같아서는 바지락 회무침을 추가로 하고 싶고만, 내 혼자가 아니기에 그것만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보통의 맛집이라 하면, 방송을 타고 유명세에 힘입고 나면 힘이 들어지니 종업원들은 불친절해지기 마련이고, 또한 손님이 늘게 되면 많은 양을 공수하다보니 정성은 이미 물건너 가고, 빨리빨리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집은 달랐다. 손님이 오기전에 미리 만들지도 않으며, 달라고 보채도 "익어야지요." 한다. 또한 그 맛조차도 기가 막히니 유명세는 그대로되 명성까지 덤으로 안고 가는 셈이다. 동행했던 30여명의 일행들 모두가 만족한맛, 나 혼자의 만족이 아니니 그 맛좋은 맛은 다르지 않다.
정확히 말하자면, 김인경 원조(뽕잎)바지락죽이다. 조만간 일부러라도 들려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바지락 회무침을 노려보리라.
[여행 메모] 원조 바지락죽 (구민속) : www.wonjo1.com / 063-583-9763, 063-584-9994, 011-671-9703 전북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90-12 - 주메뉴 : 바지락죽 6.000, 뽕잎바지락죽 7.000, 바지락회무침 25.000~30.000 - 가는길 : !! 가는길에 수많은 원조 바지락 죽집이 있어 헷갈리기 쉽상이니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들어가야 하는 센스
by 박수동
|
출처: 길손의 旅行自由 원문보기 글쓴이: 길손旅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