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설탕을 많이 먹으면 충치가 증가하므로 설탕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회자된 적이 있었지만 요즈음엔 충치보다 훨씬 우려스러운 설탕의 피해사례들이 속속 발견되어 충치문제는 시들해져 버렸다. 최근엔 설탕, 소금, 지방을 ‘3대 해로운 식품’으로 규정하여 매스컴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최근 KBS에서는 ‘생노병사의 비밀’ 프로에서 설탕, 소금, 지방의 문제점을 각각 1시간씩이나 조목조목 지적하고 섭취량을 줄이도록 권장했다.
건강한 사람이 백설탕이나 다른 당분(糖分) 75g(각설탕 약12개 또는 청량음료나 무가당 주스 또는 가당 주스 3잔 분량)을 먹으면 혈당이 급상승하므로 30분 이내에 인슐린 분비기 7배나 증가되어 취장이 혹사된다. 정제가 덜 된 흑설탕은 흡수속도가 백설탕보다 느려서 인슐린 분비를 약 3배 정도 증가 시키므로 그나마 덜 해롭다. 물론 이보다 적은 양의 설탕을 먹어도 혈당치가 올라가고 인슐린 분비량도 증가하는 등 무리가 따른다. 때문에 과량의 설탕을 반복하여 먹게 되면 당뇨와 비만, 저혈당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또 설탕을 많이 먹으면 모세혈관 중의 우회혈관(글로메라)이 녹아버리거나 또는 당을 대사시키기 위해 비타민 B1을 많이 소모하여 고갈시킨다. 아울러 설탕은 몸속을 산성화시키기 때문에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 뼈 속의 칼슘이 소모되어 골다공증이 생기게 된다. 때문에 독일의 브라오후래 박사는 설탕을 ‘칼슘을 훔치는 도둑’이라고 불렀다.
미국의 내과의사 로버드박사(H. T. Robert)는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원인 조사에서 설탕 과식으로 인한 저혈당(低血糖)증상과 고속도로 차량사고 는 서로 깊은 관련이 있다고 발표하였다. 설탕을 많이 섭취하면 고혈당(高血糖)이 될 것 같은 데 반대로 저혈당이 되는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흡수 속도가 빠른 설탕을 과잉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 위험하므로 인체는 즉각 인슐린을 대량으로 분비하여 과잉의 혈당을 중성지방으로 저장하도록 조치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정밀하지 못하여 너무 많은 양의 혈당이 지방으로 전환되므로 비만과 함께 오히려 반대로 저혈당 증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저혈당 증상은 설탕을 과잉 섭취할 때도 일어나고 음식을 과식 후에도 일어난다. 과식 후에 더 쉽게 배가 고파지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저혈당은 핏속에 포도당 수치가 저하되어 생기는 현상으로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뇌가 에너지 부족을 일으켜 참을성 부족, 폭발적인 감정불출, 어지러움 등의 뇌기능 이상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설탕과잉이나 과식으로 인한 저혈당증은 피로, 박탈감, 공포감, 무기력증, 과잉운동증후군(산만), 어지럼증, 교통사고, 피해의식, 폭력, 문제아가 되게 하거나 심하면 정신착란과 같은 발작을 일으키게 한다. 과식과 설탕 과잉 섭취가 일상화된 미국에서는 저혈당증에 의한 범죄와 문제아(問題兒) 발생이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비만과 각종 성인병 발병 등 건강파괴도 함께 나타난다.
또 다른 설탕의 피해로는 지금 까지 신장이나 방광의 결석(結石) 원인으로 칼슘 과잉 섭취를 의심했으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설탕의 과잉 섭취가 신장이나 방광결석을 30%나 증가시킨다고 한다. 설탕을 많이 먹기로 유명한 미국인들은 전체 칼로리의 24%를 설탕으로 섭취한다는 통계가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인들의 설탕섭취량도 만만치가 않다. 한국인은 1일 평균 63g의 설탕을 섭취하여 전체 열량섭취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설탕 섭취량은 전체 열량의 10%미만이며, 1일 50g을 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WHO권장량 이상을 섭취하고 있어 설탕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시급한 현안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미국의 USDA도 설탕을 1일 40g이상 섭취하지 말도록 권장한바 있다. 설탕을 하루에 100g이상 먹으면 백혈구 면역수치가 6분의 1로 저하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그래서 설탕을 많이 먹는 어린이들은 면역력이 감소되어 감기, 폐렴, 비염과 같은 잔병치레가 그칠 줄 모르게 된다.
설탕섭취 중 요즘 문제가 되는 것은 본인도 모르게 먹게 되는, 가공식품 속에 교묘하게 섞여서 타의적(他意的)으로 섭취되는 설탕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를 ‘숨은 설탕’이라고 한다. 미농무성 담당자의 발표에 의하면 미국 가정에서의 설탕 소비량은 설탕이 해롭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2분의 1로 줄었지만 가공식품을 통한 설탕 소비량은 소비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3배나 늘었고 전 미국 설탕 소비의 3분의2가 가공식품 속에 들어 있는 ‘숨은 설탕’으로 소비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청량음료를 통한 설탕 섭취량이 7배나 증가했다. 최근엔 설탕뿐만 아니라 과당, 물엿과 같은 단당류와 유사 당류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데 이들 당분의 섭취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근 매스컴에서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보강되었고 간편하여 아침식사대용으로 인기가 있는 시중의 ‘어린이 시리얼’ 중 67%에 해당되는 품목이 설탕 함유량이 30~40%나 되고 소금량도 176~1086mg(100g 당)이나 함유되어 있다고 발표되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성인용 시리얼도 어린이용 보다는 설탕 함유량이 낮지만 역시 우려할 정도로 설탕이 많다고 함께 보도되었다. 주요 가공식품 속에 들어 있는 설탕 함유량은 빵 10~30%, 아이스크림 20~30%, 탄산음료 10~20%, 케첩 25%, 주스에는 11~15%의 설탕이나 과당이 함유되어 있다.
요즈음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과일주스를 많이 찾고 있다. 과일주스에 표시된 무가당(無加糖)이란 뜻을 알아보도록 하자. 흔히 무가당(無加糖)을 당분이 함유되어 있지 않다는 뜻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무가당(無加糖)주스는 문자 그대로 당(糖)을 인위적으로 첨가하지 않고 과일 본래의 당분만으로 제품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반대로 가당(加糖) 주스는 과일주스를 희석하여 만들기 때문에 부족한 당분을 인위적으로 첨가한 제품이다. 무가당(無加糖)주스(당도: 11~15%)나 가당 (加糖) 주스(당도: 11~15%) 모두 당(糖)이 콜라(10.6%)보다 더 많이 들어있어 정도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 당분에 의해 혈당이 상승되고 인슐린분비를 높이는 피해를 주기는 마찬가지이다.
항산화성분, 바이오플라보노이드(Bioflavonoid), 비타민, 미네랄, 천연당분 등 몸에 유익한 영양이 듬뿍 들어 있어 적극 권장되는 과일로 만든 무가당(無加糖)주스라도 한번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이런 이유로 바람직하지 않다. 한번에 반 컵~1컵 정도씩을 3시간이상 간격을 두고 섭취하는 방법이 과일의 유익한 영양분과 천연당분을 섭취하면서, 당분섭취과잉에 따른 문제도 피하는 지혜이다. 특히 당뇨환자는 무가당(無加糖) 주스라도 당분이 가당(加糖)주스와 동일하므로 섭취를 삼가 하는 것이 좋다. 더 좋은 것은 섬유질을 제거해버린 과일주스보다 식이섬유가 그대로 들어 있는 천연 과일을 통 채로 먹는 것이 당의 흡수속도도 낮추어주어 당분 피해를 일으키지 않고 과일의 영양도 제대로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무(無)설탕 제품’이란 뜻은 설탕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과당 같은 단당류는 첨가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뜻도 되므로 소비자가 오해하기 쉽다. 당분이 전혀 들어 있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려면 ‘무당(無糖)제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