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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님이 현 상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가 6월 5일 처음 시작한 야단법석에서는 가감없는 비판과 제언들이 쏟아졌다. |
“스크린쿼터제가 있어도 한국영화, 재미없으면 안 본다. 대자유를 추구하는 불교가 정말 자유를 줄 수 없다면 이제 정말 불교를 버려 달라. 기독교든 천주교든 자유를 얻을 수 있다면 그곳으로 가라. 되려 재가 법사들도 깨달은 사람들이 많다. 승복, 이 먹물 옷이 전부가 아니다. 이제 재가 불자들이 우리 스님들을 채찍질 해달라.”
조계사 대웅전 앞에 늘어 선 오색연등 밑으로 펼쳐진 야단법석 자리. 자신을 강남포교원 부전이라고 소개한 스님의 일갈이다. 모인 대중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쳤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가 6월 5일 처음 시작한 야단법석에서는 가감없는 비판과 제언들이 쏟아졌다. 오가는 사람들이 참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던지다 보니 정돈된 느낌은 없었지만, 그 발언들에서는 현 상황에 대한 걱정들이 묻어났다.
법석에 앞서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스님은 여는 말을 통해 “<열반경>을 보면 ‘자주 모여 법에 대해 논하면 정법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며 “이 자리가 한국불교 문제를 녹아내는 용광로가 돼 모든 문제를 용해시켜 창조하는 자리가 됐으며 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불명인 ‘평담’으로 소개한 불자는 “잡초는 빨리 번성하기 때문에 빨리 없애야 한다. 현재 종단이 쇄신안을 발표한다고 하는 데 이를 요식행위로 준비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재가가 행정을 전담해 스님이 수행을 전념토록 해야 한다. 이래야 미래 불교의 초석이 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불자도 “한국 불교에는 눈 먼돈이 많다. 이곳 조계사 연등도 줄잡아 1만개가 넘는다. 이런 수입들이 투명하게 관리됐으면 한다”며 “근본적으로 한국불교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 지 명확치 않다. 이에 다한 수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허정 스님도 “핵심은 결국 돈 문제”라고 짚으며 “이것이 해결이 안되면 계속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다. 스님들에게 ‘정신차려라’, ‘초발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다시 원상 복귀하는 이야기다.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많은 스님들이 만행하다가 걸망 둘 곳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승려노후복지가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님만 탓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안목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과 기복불교와 같은 근원적인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자신을 조계사 신도라 소개한 불자는 “스스로의 자리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스스로를 점검해야한다. 남을 탓하지 말자. 우리부터 잘 하자”라고 자성을 촉구했다.
다른 불자는 “진정성을 대중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저자거리에서 정말 어려운 사람들과 몸으로 부딪히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게 없다면 정화도 자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위기의 한국불교, 희망은 어디에’로 열린 야단법석은 6월 6, 7일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이뤄진다.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는 여기서 모인 의견들을 취합해 종단 쇄신 방향을 설정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후 야단법석은 △공동체의 오래된 미래, 한국 승가는 안녕하신가(6월 12일) △마하트마 간디의 분에 비친 성철스님(6월 19일) △재가, 출가에게 희망을 말하다(6월 26일) △출가, 재가에게 희망을 말하다(7월 3일) △내가 꿈꾸는 사찰(7월 10일) △세상을 품어 불교의 희망을 찾자(7월 17일) △가슴 뛰는 불교의 길을 사부대중에 묻다(7월 24일) 등의 주제로 진행된다.
첫댓글 오늘(7일)이 조계종 쇄신안 발표일인데, 과연 어떤 안이 나올런지 걱정이군요. 혁신적인 안을 만들면 사찰들이 반발하고, 그저그런 안을 만들면 여론을 돌릴 수 없고. 그리고 야단법석 일정에 '마하트마 간디의 눈에 비친 성철스님'이란 주제는 정말 뜬금없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