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재지 여름 밤낚시
2012년.8월9일
낮에는 폭염이 쏟아지고 밤에는 열대야가 계속되는 막바지에 봉재지를 갔었다.
녹조로 한강 식수원이 위험에 처하고 남해안의 바다에는 적조로 가두리 양식장이 위협받는다 는 뉴스가 한창 보도 될 때 낚시 고정 멤버인 c형님과 c 아우님과 함께 도심의 더위를 피해 밤낚시를 가기로 약속 했다.
8월 9일 고기를 꼭 잡겠다는 것 보다 더위를 피해 수상 좌대에서 풍류를 즐기며 밤 낚시를 한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움으로 가득한 기분으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며 미리 예약된 목적지인 대동지로 차를 몰았다.
10시20분경 충남 대동지에 도착한 우리는 예상은 했지만 저수율이 60% 전후(?)정도로 수위가 낮은데다가 가뭄과 폭염으로 녹조가 끼여 우리를 실망하게 하였다.
웬만하면 그냥 하려고 했으나 대동지 오기전 도로옆 봉재지를 얼핏 지나 왔는데 거기는 거의 만수위에 가까운 저수율을 목격 하게된 것이 생각이 났다.
봉재지는 3월,6월 2번씩 출조했었으니 재미를 보지 못해 대동지를 택하여 왔는데, 녹조가 말썽이다. 그래도 대동지 관리인은 조황은 좋다고 한다.
잠시 갈등을 하다가 ' 고기잡는것이 목적이 아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위를 피해 여름밤 하루를 즐기다 가기에는 녹조낀 대동지보다 저수율이 좋은 봉재지를 가기로 우리는 합의 하기에 이르렇다. 아마도 녹조가 덜 할것이라는 생각에서다.
< 물이 거의 차있는 봉재지 >
대동지 관리인에게 정중히 예약을 취소하고 봉재지로 갔다.
봉재지는 대동지 인근에 있는데도 저수량이 풍부하였다, 하지만 녹조 현상은 있었으나 그리 심하지는 않은 편이었다.
보트를 타고 13번 좌대로 이동 하면서 조황을 물어 보니 낮에는 피라미 극성 때문에 아예 샤워하고 좌대에서 낮잠을 주무시라고 한다 그리고는 저녁에는 요즘 물을 빼기때문에 조황은 별로라고 한다. 거짓말 이라도 잘 나온다고 듣는 것이 오히려 더 낳을 것 같은 기분이든다.
많은 저수량에 기대를 걸었는데 .... 하긴 농사가 우선이니까? 도리없는일!. 스스로 위로해 본다.
< 낚시채비를 마친 C형의 여유로운 모습 >
< C아우도 채비 완료 >
좌대에 도착한 우리는 폭염의 더위도 아랑곳 않고 낚시 채비에 열중하며 2차에 걸처 재미를 별로 보지 못한 한(?)을 오늘은 기여코 풀겠다는 심정으로 각오를 단단히 다지며 채비를 마쳤다.
늘 그래왔던것 처럼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이자는데 모두가 O.K 이다!
시계를 보니 11시30분이나 되었다. 아예 점심도 함께 서둘러 먹기로 하였다. 어짜피 정오에는 햇빛을 피하는것이 좋다.
폭염의 위력은 수상 좌대에도 예외는 아닌듯 엄청 덥다, 간혹 바람만 불어 줘도 찬기운이 느껴지는 바람이 시원하다. 도심의 열기가 느껴지는 바람과는 다르다.
에라 모르겠다. 윗 옷도 벋자!
편안하게 부담없이 막걸리와 고기를 구워 먹으며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으로 피서아닌 피서를 즐기며 기분 좋게 정담을 나누는 우리는 기분 좋게 정오 한 때의 폭염을 피해나갔다.
< 땀 흘리며 고기구워 술한잔으로 폭염을 잊는다 >
< 무슨 이야기가 오갈까?, 형님 먼저 아우님 먼저 하면서 한잔 한고 있다 >
느긋하게 점심겸 술한잔 하면서 시간을 보낸 우리는 14시가 지나서야 밖으로 나와 낚시를 시작 하였다. C아우님과 나는 아예 반츠차림으로 낚시를 하였다.
바로앞 초록의 수목이 저수지의 색갈을 더 진한 초록색으로 물들인 수면을 바라보는 마음 은 안정감을 준다. 나는 3.2칸 2대, 2.5칸1대로 채비를 했다.
떡밥은 아쿠아택과 진버거3:1로 혼합해서 그루텐을 가하여 점성을 높혀서 나는 쓰고있다.
C형과 C아우님은 30분정도 지나자 피라미를 연신 잡아 올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에겐 피라미조차도 건들려 볼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어? 이상하다 예전에는 주간에도 피라미가 잡히기도 했지만 붕어도 곧잘 나와 주었는데 오늘은 피라미가 극성이다. 날씨도 폭염에 맥을 못추는데 피라미까지 극성이니 짜증만 난다.
그래도 생각을 바꾸자 즐기자!
피라미면 어떠냐? 언제 강태공이 고기탓하는거 봤냐? 덥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함을 안겨준다. 온통 초록으로 덮힌 먼산들은 산평선을 이루고 수상에서 낚시대 드리우고 찌를 바라보는 넉넉한 여유로움은 과분한 호사로움 안닌가?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기자.
< 반츠차림으로 낚시하고 있다 >
18시가 가까워 오는데도 내내 피라미와 전쟁이었다.
붕어 뼘치급 두서너마리와 피라미 수십마리의 전과로 한바탕 신나는(?) 게임을 끝내고 본격적인 낚시로 대상어 붕어와의 신경전에 대비하기위해 일찍히 저녁을 먹었다.
20시쯤 되자 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찌가 반마디 올리더니 옆으로 끌고 가버린다. 에잇!
하고서 챔질을하니까 묵직한 느낌이 전해 온다.
바둥거리는 힘이 대단하다. 월척급인가? 잉어인가? 하면서 결국 도움을 요청 하여 옆에 있던 C 아우님에 의하여 포획된놈은 향어 였다.
보통 향어가 아니다 누우런 황색을 띤 빨래판 향어 였다. 모두가 기뻐하는 어둠의 정적은 그렇게 하여 깨어지며 축하주 세례를 받았다.
그것이 신호탄이 되어 c 형과 c아우도 준척급 붕어를 한수씩 잡아 올린다.
< 밤낚시의 전경 >
< 밤이 깊어지자 야식겸 닭 갈비 안주로 축하주 소주를 마신다 >
우리는 셋중 누구던 고기를 낚아 올리면 올릴 때마다 축하주란 명분으로 한잔씩 하곤 한다.
그렇게도 폭염에 시달리던 낮 시간을 지나니 밤에는 그야말로 낚시 천국이다. 적당한 기온에 잔잔한 수면위에 찌불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강태공들!
좌우로 줄지어 있는 좌대앞에서 반디불같은 찌불이 좌측 좌대 멀리서 춤을추면 아~ 저쪽 좌대에서 한수 하는구나! 이번에는 우측좌대에서 춤을추다.
여름밤 밤낚시는 낭만이 흘러 넘치는 과거의 추억들과 현재의 짜릿한 손맛을 함께하는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그런데 약간은 실망스러워진다. 작년만해도 봉재지는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했던 곳인데 금년에는 그렇지가 못하다. 초봄부터 이상기온으로 산란기를 흔들어 놓던 날씨가 여름이 되기까지 가뭄으로 홍역을 치르고 지금은 폭염으로 녹조현상까지 몰고 왔다.
그런 자연현상때문인지는 몰라도 오늘이 3번째 봉재지 출조인데도 아직까지는 그렇다할 조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긴 다른곳도 마찬가지 였지만 ....
하지만 여름밤의 운치에 황홀한 기분이 충만된 지금 오늘은 날밤을 세워 보기로 한다.
02시가 되었다 보통때는 익일 안전운전을 위해 이 시간에는 잠을 청하였던 나는 계속 낚시를 하기로 하였다. 짜가 솟아오르려는 조짐을 포착했다.
예신이 왔다. 보통 준척급이상은 예신을 먼저 보낸다. 붕어가 미끼를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본신이 온다. 아마도 붕어놈은 미끼를 흡입해도 되겠다는 판단을 한 모양이다. 스물스물 오르는 찌솟음이 내 가슴을 뭉쿨하게 만든다.
낚싯대 휨새로 보아 월척급아닌가 싶다. 뭉쿨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붕어와나는 힘겨루기에 들어 갔다. 옆 낚싯대 줄까지 휘감으면서 올라 온 놈은 월척급이었다.
작년까지 만해도 찌올림이 30~40센치 이상 올렸는데 금년에는 그 때까지 그냥 두었다 간 낭패다.
헛 챔질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10~20센치에서도 아니다. 도무지 종잡을 수 가없는 패턴을 보이고 있는 현재의 봉재지 찌올림이고 챔질타임이 헷갈리고 있다. 그래서 모두가 헛챔질을 많이 하고 있는것이다.
노련하고 경험 많으신 c형님은 초전 박살을 주장하고, 나와 c 아우님은 헛챔질을 여러번 하고서도 종전 스타일을 고집한다. 종전스타일은 찌가 끝까지 오르도록 기다리는 것이다.
결국은 자기 스타일에 경험을 더한 노하우를 발휘하는것이 정답으로 판명났다.
< 우리의 우측편 좌대 >
< 좌측편 좌대 모습 >
< 아침이 밝아오는 안개낀 봉재지 전경 >
03시20분경 갑자기 c형님의 낚시대가 순식간에 물속으로 끌려간다. 뒷꽂이 마개가 있었는 대도 잉어가 수직으로 끌고 가는 바람에 뒷꽂이에 걸리지 않은 모양이다.
잠시후 찌가 솟아오르더니 다시 찌가 물속으로 빨려들어가며 낚싯대를 좌측으로 끌고 가버린다.
순식간에 당한 c형은 멍~한 얼굴로 보고만있을 수 밖에 없다.
다행이도 옆쪽 좌대 낚싯대 줄에 여기서 끌고간 낚시 줄이 걸린 모양이다. 큰소리로 소리질러 여기서 끌고간 것을 알리고 고기는 가지시고 낚싯대는 보관을 요청 하였는데 흔쾐히 그러겠노라는 답이 왔다. 잡힌 고기는 잉어 였다.
04시가 넘어가자 빗방울이 떨어진다. 꼬박 날밤을 새운 샘이다. 빗방울 소리를 들으니 간밤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한결 피로를 가시게 하는것 같아 기분이 좋아 진다.
05시가 되니 c형님이 잠을 청하로 좌대 방으로 들어 간다. 나와 c아우님은 계속 낚시를 했다.
날밤을 새운 노력에 비하여 기대에 못 미치믐 조과다.
05시 반이 되자 벌써 이상하게도 피라미가 달려든다. 보통은 해가뜨고 07시가 넘어야 피라미가 활동을 하는데 오늘은 아니다.
< 누우런 빨래판 크기의 향어가 보인다 >
< 잡은 고기는 모두 방류 하였다 >
피라미가 붙으면 낚시를 접어야 할 때다. 06시30분경 낚시를 접고 아침을 닭죽으로 가볍게 먹고 날밤 새우느라 잠을 못 잤으니 잠 보충이나 할 심사로 일찍 아침을 먹었던 것이다.
2시간 정도 잠을 자려고 방에 누었으나 잠이 제대로 오질 않는다,
이번 밤낚시 조과는 향어 2마리 잉어 4마리 월척1수 준척붕어 5마리 준준척급 다수 정도가 전부이다. c형님이 붕어 찜을 한다고 3마리 가져가고 나머지는 모두 방류해주었다. 형수님이 붕어찜을 좋아 하신다고 했다.
멋지고 즐겁게 봉재지 여름밤 낚시는 이렇게 끝났다.
감사합니다. 2012.8.15 씀
첫댓글 대장님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c아우님의 눈의 초점이 제자리를 못 찾은 것 같고, 얼굴색도 짱이구요~~ㅎㅎㅎ
손위처남 차도가 있는지요? 암튼 병뒷바라지 수고가 많고 보기도 좋습니다. 담에 언제 낚시 함께 가요.
삼복 무-더위에 낚시꾼이 고기 잡는것이 목적이 아니라며 낚시하는 강태공님들 모든것에 감사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피서아닌 피서를 멋있고 즐겁게 보내며 고기를 잡는기분 고기를 방생하는 두배의 기분 나는 알아요 정말멋져요...
함께 했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밑물 고기는 사시미는 안되지요? 오래간만에 많이잡았는데 바다 낚시 같았스면 자연산 100만불짜린데 수고많고
재미있게 지내세요!!!
찬바람 불면 종전에 약속한대로 목요산행팀이 한번 모시겠습니다, 더위에 건강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