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 포구에 몰려 있는 횟집들에 들어가서 꽃게를 먹겠다고 하면 킬로에 칠만원(!!) 가량을 요구합니다. 물론 서비스 음식물들이 따라 나오기는 하지만 좀 심한 가격이죠. 식당도 뷔페나 한정식에 싼걸 먹어도 반찬 많은 백반집을 찾고 횟집은 서비스 음식의 다양함에 중점을 두고 고르는 취향의 분들이라면 그런 식당들도 나쁘지 않겠습니다만 꽃게 먹으러 갔으면 꽃게 하나에만 집중하고 싱싱한 것을 저렴하게 먹고 싶은 욕망이 우선하는 분들이라면 혼자서도 일킬로 가까이 먹을 수 있는 위장을 갖고 칠만원 짜리 식당을 들어 설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몇 곳에서는 서비스 음식 없이 꽃게를 쪄 주기만 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이 있습니다.
이 집이 바로 그런 곳.
꽃게들의 엑소더스가 한창이던..
전어 굽는 오븐도 있어서 꽃게와 전어를 한 번에 맛 보기로 결정.
좀 어수선하지만 지저분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고객분이 찍어 선물로 보내 왔다는 걸개사진. 저 여성분이 상호의 미순씨.^^
여기도 찌질이들이 다녀 갔군요.
사장님입니다. 이른 시간이라 혼자 지키고 계시던데 먹고 있자니 아줌마들 여럿 출근.
일킬로에 그냥 판매는 만오천원이고 쪄주는 것은 이만원. 적당한 흥정은 기본이죠. 활동성 좋은 싱싱한 것으로 섭외.
기다리는 동안 출근한 조선족 아줌마분이 먹어 보라 권하신 잣 볶음.
얻어 먹는 것이기에 원산지 따지지 않고 감사히 먹었습니다.
드디어 등장한 꽃게.
가을이지만 암컷도 맛 있는 것은 맛 있습니다.
워낙 싱싱한 넘이여놔서 장맛이 훌륭하죠.
며칠 전에도 집 근처 마트의 활꽃게를 사다 먹었었지만 유통 중 상태가 떨어져서 맛이 이넘들만 못했습니다. 갑각류는 먹이 없이도 장시간 살아 있습니다만 대신 껍질 속 자신의 살을 소모해 가며 버티기에 살아 있다고 다 맛있는게 아닙니다. 거의 공갈빵스러운 넘이거나 맛이 신통치 않은 산송장 같은 넘들이 흔해지게 되니 가급적 잡은지 얼마 안된 활동성 좋은 싱싱한 것으로 먹어야 살도 실하고 맛도 좋습니다. 그런 면에서 같은 값이더라도 산지에 내려가 직접 먹는 것이 더 낫죠. 시간과 경비를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산지라고 몽땅 다 좋은 물건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고를 줄 아는 안목과 흥정의 능력은 지참 필요.
이런 것을 가을의 향기와 맛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신선하고 고소한 꽃게의 장에 쫄깃하며 달콤한 살덩어리의 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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