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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결핵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포의 자가포식을 활성화시키면 결핵균을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은경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팀은 결핵균에 감염된 생쥐의 세포에 특정 화합물을 처리해 자가포식을 유도하자 결핵균이 사멸되기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자신의 단백질 덩어리나 소기관 등을 파괴해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활동을 말한다.
결핵 치료는 보통 결핵균 자체를 표적으로 삼는 항결핵제를 통해 이뤄진다.
문제는 약물을 견뎌내는 극내성 결핵균(XDR)이 출현할 경우 치료효과가 떨어진다는 점. 이 때문에 세포의 항균 능력을 강화시켜 결핵균의 접근을 억제하는 식의 치료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연구팀은 결핵균이 감염된 생쥐의 대식세포에 대사조절 단백질 활성화에 관여하는 화합물 아이카(AICAR)를 처리해 자가포식을 유도했다. 그 결과 자가포식이 활성화될수록 결핵균은 제거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자가포식 활성을 차단시키면 결핵균은 다시 늘어났다.
조 교수는 “약물 내성과는 무관하게 세포가 자가포식을 통해 결핵균을 없앨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며 “새로운 방식의 항결핵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자가포식분야 국제학술지 ‘오토파지’ 5월호에 실렸다.
과학동아 전준범 기자 bbe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