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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18일~20일
산행지:영남 알프스 (실크로드)
산행거리:100km 산행시간:45시간10분
개인통산 100km 45번째 산행 이야기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
추적추적 늦 가을비가 내린다..
비도 오고 분위기 좋은 이런날
조용한 카페에 앉아
잔잔히 흘러 나오는 정감있는 목소리
이문세님의 광화문 연가를 들으며
찐한 커피향과 함께
이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면 좋으련만...
오늘 내리는 이 비는 분위기 보다는
어떻게 이 밤을 넘기느냐?
어떻게 이 비와 함께 걸어 갈 것인가?
산길에서 빗님은
그리 반갑지 않고
완주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니
분위기 또한 좋지 않다..
그러나 한번 나선길 어찌 하리요..
실크로드 100km
꼭 한번 걷고 싶었던 님들의 바램을 가지고
그 먼길을 달려 이곳 밀양 남기리에 선다..
퇴근 시간이 맞지 않은 집중타공님은
오치령 쯤에서 합류 하기로 하고
갈망하던 종주길
실크의 꿈을 안고 함께 하시는 분들
좌측:산너머.인테리어님.카라비너님.준기님
소윤님.지윤님.친구친구님
처음 함께 하고자 했던 분들의
개인 사정들로 인해 다소 적은 인원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를 바라며..
11월18일 19시
출발 인증샷 남기고
3번째 실크로드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언젠가는 실크길이 아닌
지맥길로 다시 한번 와야 하는 산길
그 목패가 나를 반긴다..
적은량에 비가 왔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야속한 비는 우리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줄기차게 내린다...
그래도 초반이니 비가 온다고 해서
딱히 어려울건 없고
19시51분 비학산에 섭니다.
11월 늦가을 밤바람은
7월의 한여름 밤보다는 차가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그때처럼
낮보다 밤 풍경이 더 맑아 보이는 날이 있고
여전히 그때처럼
바람이 그리운 향기로 스치는 날이 있다.
어두운 밤이어도
밤이 맑으면 낮보다 더 아름다운 때가 있고
그리운 바람이 불고
그 바람이스치는 곳은 또 발걸음이 가게된다.
단지
여전히 그리운 그 바람을
지금은 맘껏 들어마시지 못하는 건
아직 끝나지 않은
내 지독한 목감기때문이다...
이번 감기
참 지독하다..
55번 중앙고속도로(대구.부산)
연신 내 달리는 터널위를 지난다..
어느덧 빗줄기는 더 강해지고
서서히 신발이며 옷이 축축해짐을 느낀다.
기상예보에 비가 그치는 시간이 맞길 바라며..
낙화산 22시08분
중산 23시20분
남기리에서 오치령 14km
조금 까칠한 구간이지만
비만 안 온다면
조금은 빠르게 진행 할 수 있을것 같은데
물끼먹은 바위길
낙엽속에 숨겨져 있는 도토리이며 나뭇가지
그리고 솔방울들의 방해로
미끄러워 진행이 그리 쉽지가 않다..
조심조심 진행 한다고 해도
자빠링을 몇번을 했는지
엉덩이도 축축하다..
굿은 날씨
진행이 더디기만 하고
비는 그칠줄 모르지만
그래도 우린 웃음을 잃지 않으며
꿋꿋하게 전진한다..
용암봉
어느덧 하루가 넘어선 순간이 지나고
19일 01시52분을 가리킨다.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구
다소 늦은 시간
04시08분 오치령에 도착을 한다.
오치령에서 지원 계획은 없지만
밤기온이 쌀쌀해서 젖은 옷 젖은 신발등으로 인해
완주하는데 걸림돌이 될수 있겠구나 해서
무사님을 호출하여
오치령에서 예상에 없던 지원을 받기로 한다.
무사님을 만나 다시 새롭게 세팅을 하고
친구 차편으로 합류한 집중타공님과 함께
다음 구간 배내고개를 향해 출발 합니다..
지윤님은 자기 체력의 한계를 극복 하기 위해
오치령에서 잠시 쉼을 가진다음
다시금 배내고개에서 우리 도착전 진행에
피해가 안 가도록
혼자 출발하기로 한다..
05시13분
비는 기상청 예보에 맞게
멋은듯 하고...
이제 조금 속도를 높여 보기로 한다..
우리가 바라던 산길
한번쯤 걷고 싶었던 산길
이왕이면 예쁜 인연으로 걸어갔으면 좋겠다.
비가 오고
날이 그닥 좋지는 않지만
힘든 시간에는 서로를 위로해주며
그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울 수 있도록
함께 걸어가면 좋겠다.
칡흑같은 밤과 하루를 지나면서 맞는
어둠의 시간을 거슬러
이내 아침이 밝아온다..
랜턴 불빛에 의존하며
많은 시간을 걸었기에
밝은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이 상쾌하기만 하다..
보여지지 않은것
보여지는것
둘중에 하나의 시간은 반듯히 돌아오기에
이제는 그 보여지는 것에 감사하며
07시05분 흰덤봉에 선다..
밤새 빗길을 걷는 시간들을
보상이라도 받듯
멋진 산새가 우릴 반기고...
같은 시선
같은곳을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우리 삶에 절대 흔한 일이 아니다.
그건 우연한 기적이다..
한번도 뵌적은 없지만
이분의 성함을 볼때면 안타까움이 있다..
많은 산길에 그 흔적들이 있기에..
더 아쉬워 하는지도 모르겠다..
전에 있던 나무 목판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새롭게 만들어진 구들삐산
07시24분
하루를 열어가는 시간
그 시간속에 머물수 있는것에 감사하며
또 한 그 시간에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에 또한 감사하다..
사람이 만나고 헤여지는건
계획대로 되는건 아니다.
또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너무 우스운 일이 아닌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데
먼저 계획을 세우고 그러진 않는다...
뜬금없이 눈길에 부딛혀
갈피를 못잡는게 만남 이란 순간이고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 때
다들 제 마음 조차도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는데..
무슨...
계획따윌 세울
그럴 겨를이 어디 있냐는 것이다..
자연과 사람들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 아닐지...
그속에 우리의 발품이 있다.
그속에 우리의 꿈 또한 있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
우린 그 대자연과 호흡을 같이한다..
제법 가파른 억산을 가기위해
힘이 될만한 음식물을 채우는 시간..
난 따끔한 목통 때문에
물 한모금으로 목만 축이고..
각자 편한 자세로
각자 편한 곳에 앉아서...
베트맨인가요??ㅎㅎ
이번에 알았는데
집중타공님은 빵돌이라는것..
도대체 베낭에 빵이 몇개가 있는지
산행 끝날때까지
베낭에서 한 없이 나오는것이 빵 이였다는것..ㅎ
억~~ 소리나는 억산에 올라서...
보면 볼수록 더 깊게 알고 싶은 인테리어님▽
앞으로 산길에서 좀더 알아가는
시간이 될거라 봅니다.
파워 짱...
지독한 몸살앓이 하고 있는 산너머▽
늘 자상하고 파워풀 하신 준기님▽
꼭 한번 걸어보고 싶었다는 실크길
그 소원이 이루워 지시길 바라고..
빵돌이 집중타공님...▽
늘 나의 가는길에 동반자이기도 하지요^^
카라비너님▽
긍정적인 마인드..
늘 준비가 되여있는 준비녀..
산을 즐길줄 아는 여산꾼..
옛날에 태여 났으면
한 나라를 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진즉에 알았으면
더 많은 산길을 함께 했을텐데...
아직도 늦지는 않았지만서도..ㅎㅎ
묵묵하고 차분하면서 할것 다 하시는
멋진 남자
소윤님▽
입담도 좋으시고
언제나 밝은 모습이 좋으신
친구친구님..▽
확실한 증거
또 빵을 먹는
빵돌이 모습...포착...ㅎ
이렇게 각자의 개성이 넘치는 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합니다..
이제 운문산을 향해서
발걸음을 제촉 합니다..
좋은길 놔두고 하필이면 이곳을 택한
빵돌이..ㅎㅎ
그래도 계단이 없던 옛적 생각이 납니다..
운문산
11시42분
빠른 발걸음 억 누르고
언제나 내 뒤를 책임지시는 인테리어님
이번 실크길 감사했습니다^^
속속 도착을 하고..
화이팅 한번 외치고
담은 가지산으로 이동 합니다..
아랫재 샘터로
식수를 보충하러간 집중타공님과 인테리어님
헛 걸음을 했네요...
샘터에 물이 없다는...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요...?
친구친구님
운무가 춤을 추는 가지산
가지산 산장에 도착..
라면.오뎅.그리고 동동주로 허기를 달래고..
올때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참 많은 추억이 서려 있는곳
14시50분
가지산 도착..
구름이 몰려 오기전에 단체 인증샷 남기고..
요번엔 좀더 큰것에서...
금새 구름이 몰려 옵니다..
이제부터 배내고개까지
각자 질주 본능으로...
에고 힘들다 힘들어
셀카는 어려워
갈수록 탄력이 좋아지는
집중타공도 바로 뒤를 따르고
콧노래 부르면서
살방살방 걸어도 금방 오는 인테리어님
셀카 말고 제대로 한장 더...
밤에 지니갈 간월산 자락
눈에 넣어두고
오늘따라 무지 보고 싶었던
무사님이 기다리고 있는 배내고개
16시48분 도착
일단 허기진 배부터 채우고 나니
살것 같은데...
이럴땐
한시간 정도 쉬어 가고 싶지만
우리에게 민페가 안되려고 오전에
먼저 영축산으로 떠난 지윤님
진즉에 영축산에 도착 했다고 하는데
밤에 많은 시간을 우릴 기다리면서
추위에 떨고 있을 생각을 하니
오래도록 머무를수가 없어서
잠시 머무르다 곧 바로 출발 합니다..
금새 어둠이 내려 앉은 배내고개
지윤님 영축산에서 어찌 기다리고 있는지
확인을 하니
다행이 비박하는 분이랑 같이 있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을 하면서도
걱정스런 맘에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단숨에 올라선 배내봉
19시14분
황금 물결의 억새는
어둠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시가지에서 흘러 나오는 야경빛을 위안 삼아
밤길을 걸어 갑니다,.
간월산
20시16분
우린 수많은 인연들과 함께
어우려지며 살고있다..
하지만 그 많은 인연들을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모두를 떠 올리며
살수는 없다.
하지만
수 많은 인연중에서도 순간순간
그사람이 생각이 나서
어찌 지내는지 안부를 묻고
어떤 산길을 가고 있는지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것..
그 누군가가 나를 생각하는 시간이 있다는것
영축산 가기전 오늘 걷는 이 어둠속에서
나란 존재를 기억하며 안부를 물어주고
남은 산길에 조심을 다짐하는 그런 말 한마디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그 따뜻한 마음이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작은 몸짓에 강한 날개를 가지고 있어
어디든 자기의 꿈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작은새라 부르고 싶은 산우가
오늘따라 참 고맙고 감사하다.^^
걱정반 우려반
노심초사 급하게 달려온 영축산
22시29분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잘 버티어 준
지윤님이 감사하기만 하다.
이제 아무 걱정 말고 우리와 함께 가요...
우려했던 시간들은 이제 지나고
함께 가는 즐거움으로 시살등에 섭니다.
이틀째 시간이 지나는 시간
00시11분
오룡산 01시09분
이틀째 밤을 지새면
잠이 오는것은 당연한데
어떻게든 잠을 이겨 볼려고 애를 쓰는
우리들 모습들이 참 어리석기도 하다..
비몽사몽 어찌 왔는지
03시01분 염수봉에 섭니다..
잠이 확 깬 급 된비알의
뒷삐알산
04시26분
용전고개
06시16분
또다시 잠을 이기는 시간들
어서 아침이 오길 바라며
비틀비틀 걷고 또 걷고..
배태고개
08시20분
만나면 반가운 무사님을 만나
지원을 받고
우리에게 주어진
남은 하루의 시간이 촉박하니
또 부지런히 발품을 팔러 갑니다..
멋진 산새의 풍경들을 보면서
발걸음 또한 가벼워 진다..
금오산 가는 산길에서...
밤새 지나온 능선들이 한눈에 펼쳐지고..
이를 어쩌나 눈을 감아 불었네요..ㅎ
10시12분
금오산에 섭니다.
정말 좋은 사람은
숨소리가 다르다
몇마디 말에도
심장이 울리고
짧은 침묵에도
가슴이 막힌다.
정말 좋은 사람은
살내음이 다르다
스치는 몸짓에도
향기가 나고
멀어져 있어도
향기가 깊다..
그래서 정말 좋은 사람은
미워할 수가 없다...
당고개 11시19분
만어산 가기전
트랭글 경북지부
영남알프스 클럽 분들을 만났는데
맛난 콩나물 국밥을 한그릇씩 내여 줍니다...
영남알프스 코스를 처음 만들었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더군요,,,
어찌 되었든 산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정은
다 똑 같은것 같습니다,,
남은 산길 잘 마무리 하라면서
응원도 아끼지 않습니다..^^
만어산 13시04분
손 잡는다고
넘어지지 않는건 아니지만
손 내미는 당신이 고맙고..
응원한다고 힘든 삶이
쉬워지는 건 아니지만
힘내라는 말..
잘 한다는 말 해 주는 내친구
일으켜준다고
상처가 아무는 건 아니지만
툭툭 흙 털어주는 당신이 고맙고
물이 모자란다고
당장 숨 넘어가는 건 아니지만
생명수를 건네주는 내 친구
혼자 간다고
다 길 잃는 건 아니지만
기다려준 당신이 고맙고
말 한다디 안 한다고
우울해지는 건 아니지만
말 건네준 내 친구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듯이
스며들듯 다가선 소중한 내친구
나에게 보물같은 소중한 산우들이다..
사랑도 함께 나누는 그런 친구
봄 햇살처럼 따뜻함이
급 피곤을 불러오니
온 몸이 나른해진다..
주어진 시간만 많다면
한숨 자고 가면 좋으련만
아직도 남은 산길이 제법있기에
나른한 몸을 다시 일이켜 봅니다..
우리 빵돌이도 피곤한가 봅니다..
만어치
만어치에서 참 지루하게
걷고 걸으니
드뎌 그립던 산성산에 도착 합니다..
15시50분
제가 좋아하는 글 중에
도종환님의 담쟁이가 생각 납니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락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꼭 걸어보고 싶어 하던 그 길
그길 원없이 걸으며 나눈 시간들과 함께
모두들 이곳까지
오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잠시 기다려 주는 것 또한 아름답다,,
우린 이렇게 또 하나의 산길에서
많은것을 배우고 느끼며
긴 시간을 함께 걸었습니다..
끝까지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신것에
큰 박수를 보내며
실크길 100km 이야기
오랬동안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실크길 힘내라고 도움주신
단양에 청&뫼님
울산의 보라빛향기님
창원의 능선님
현지에서 애 쓰신 무사님
그리고 응원해 주신 무도 가족분들
모두 감사했고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해서 실크로드 3번째 이야기는
마무리 합니다.....
첫댓글 와~!!!
3일간 45시간10분 운행 100km
게다가 여섯 분 모두.
초인적이네요. 축하!!!축하!!!
엄청난 사진들을 올리는데도 고생하셨지만
과정이 생생하게 보이는 듯 합니다.
감사!감사!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남알프스 환종주 길에도 가을이 무르익었습니다.
운문, 영축지맥의 익숙한 봉우리도 반갑구요.
궂은 날씨에 건각분들의 열정적인 산행 모습에서~
수고해 주신 덕분에 멋진 풍광을 즐감합니다.
두개의 지맥 다시한번 가야할
길이기에 좀더 관심이 있는 산길입니다..
이제 실크는 그만하고
지맥길로 가야 할듯 합니다.
여전히 찾아 주시어 감사합니다.
몇 해 전 시도했는데 악천후로 중간 쯤 가다 포기하고
다음에 완주한 기억이 나네요..
산너머님 고생하셨습니다.
찾아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크라고 하지만 난이도가 있는 산길이라 날씨가 굿으면
완주하기 힘들죠..
그 힘든길 완주 하셨다니
대단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