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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 어버이날인데 찾아가지두 못하구 죄송해요... 평일엔 공부하고 주말엔 학원 가다 보니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꼼짝 않고 집에만 있게 되네요. 중간을 잘 찾아야 하는데... 아직 좀 서투른 것 같아요... 학원 찾는 것도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는 게 시작하게 됐고 공부도 생각보다 할 게 많아서 당분간은 조금 정신이 없을 것 같아요. 아빠 소식 글로 잘 읽고 있어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같이 조금 더 버텨보고 힘내서 2분기 끝나기 전엔 꼭 한 번 봐요. 좋은 하루 보내셔요 아부지. 사랑해요(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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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효녀 딸아! 아빈 아직 힘이 있고 모든 게 풍족하다... 네가 문자를 보내 준 것만으로 구찌 클러치 백을 받은 기분이다. 아빈 에예공에게 종잣돈 물려주는 게 마지막 사명이다... 아비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돈 모으려고 청춘을 흘려보내지 말라는 뜻이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하루를 춤추듯 사시라! 연애도 공부도... 푸하하하!!!(나)" "ㅠㅠㅎㅎㅎ 감동이네요 아부지...그럴게요...풍부하게 경험하면서 살게요... 고마워요... 아빠도 마음이 원하는 만큼만... 너무 무리하지 마셔요(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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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식사라도 사드려야 하는데 죄송하옵니다. 두 딸이 모두 제 코가 석자라서...ㅠㅠ ㅋㅋㅋㅋㅋ(에스더)" "카톡 소리에 깼다... 빨리 석자 구덩이에서 탈출해 밥 사주시라... 배가 터져라 먹었나 했더니...다 큰 딸년 덕분이었군... 고맙다 강아지... 톡 보내줘서(나)" "왜 지금 주무시나... 이제 일어나 일하시나(에스더)" "손님 없을 때 종종 도둑 잠자(나)"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어떡해?(에스더)" "그러게... 이번 달 마감을 쳤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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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네 정말. 종소세 신고도 이제 해야 할 텐데(에스더)" " 하면 되지 그까짓 거... 난 11만 원 나왔어... 내가 확정 짓고 내면 돼(나)" "세무사가 필요하긴 해(에스더)" "내 기장 네가 봐준다고 하지 않았냐?(나)" "그러니까...(에스더)" "손님 두 명 왔어... 지금 ㅎㅎ(나)" "ㅋㅋ 좋겠다(에스더)" "고마워! 니 덕분이야(나)" "워닝, 이름 멋진 듯(에스더)" "에스더는 더 멋진걸... 별로 면 개명하던지...에영(녕) 어때?(나)" "에스더가 더 멋짐(에)" "ㅋㅋㅋ 'ㅇ'이 하나라서 여태껏 안 뜨나 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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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날이라고 딸년들한테 문자가 왔고 거만하게 한소끔 자다 일어났어요. 나를 위해 마늘 양념 소고기에 맥주 2병을 마셨고 진작에 인터넷 쇼핑으로 6만 원 질렀습니다. 역시 소비만큼 확실한 기분전환도 없는 것 같아요. ㅋㅋ 에예공! 공지영이 신간을 냈더라.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2>에서 30대가 가장 힘들었다고 하더구나... 아비는 30대가 천국생활이었는데 말이야... 딸아 너의 30대는 어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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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녕, 하고 부르던 따뜻한 편지가 다시 독자를 찾아왔다. 첫 번째 책에서 막 스물이 된 딸 위녕에게 스물네 편의 편지를 보냈던 저자는 이제 30대가 된 딸에게 열두 편의 편지를 보낸다. “성인이 된 네게 성인인 내가 이제는 우정을 담아 인사하고 싶다”(중략) 1권 때 40대였던 저자는 이후 18년이란 시간을 지나오며 변한 생각과 쌓인 추억을 떠올린다. 이제 도시를 떠나 8년째 시골 생활을 하는 60대의 그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매일 생각” 하며 스스로에게 “어떻게 살아 있을 것인가” 하고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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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가 되어서야 알게 된 사실도 있다. “홀로 지내는 것이 이토록 나에게 맞는 일인 줄 인생을 60년이나 넘게 살고 알게 되었단다.”(중략) “20대는 그럭저럭 여러 가지 핑계라도 댈 수 있지만 30대에는 모든 아는 것들이 모르는 것으로 변해버리고 이미 나이는 먹어 나 혼자 끝없이 뒤로 가는 물살에 밀려나는 듯 두려웠던 거 기억나거든...위령, 힘들지? 넌 아직 30대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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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말하지 않아도 돼. 엄마는 안다...저자는 짧은 문자로도 며칠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 가족이지만, 얼마나 쉽게 가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복잡한 관계인지도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엄마로서 곱씹는, “모든 부모가 하는 상투적인 후회”도 담겼다. 경제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독립한 딸에게 “어떤 삶을 살지라도” 응원하겠다는 엄마의 말은 스스로 하는 다짐이자, 진심 어린 매일의 기도일 테다. 자,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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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거리 47회>입니다. 다세대주택 사람들이 저마다 이별을 바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엄마를 찾은 유나가 다세대 주택을 떠날 준비 중이고, 도끼 형님이 치매로 요양원에 들어가야 할 처지가 됐는데 창만마저 직장을 잃었으니 그 역시 이곳을 떠나게 생겼습니다. 상 남자 창만은 이별도 멋진 것 같아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어제 다 영이 백기를 들었잖아요. 이 일로 다 영의 부친인 맘보에게 얻어 맞고도 “맘보의 마음을 다 이해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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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가 고장이 났는데 자기가 한 게 있으니 맘보는 창만을 부를 수가 없습니다. 잔 머리꾼 맘보가 아들 동민을 불려 창만에게 보냅니다. “아저씨 보일러가 고장 났어요(동)” “나는 이미 서운한 감정 털어냈다. 새사람 구할 때까지 봐줄 거니가 아버지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줘라(창만)“ ”오빠 죄송해요. 내가 오빠를 쫓아낸 것 같아요(다)“ 이별에도 수준이 있는데 제가 부끄럽네요. 동민이 유치를 뽑는데 온 식구들이 다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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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우리 공주들 이를 제가 다 뽑았어요. “까치야, 까치야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 찬스를 잡은 개 팔이 매형에게 솔직한 심정을 말하겠답니다. “저도 기회를 한 번 주세요?(개)” ‘미선이 유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카페는 같이 안 하겠답니다. “괜히 내가 네게 빈대 붙는 것 같고 미안해. 이랬다저랬다 해서(미) “ 아무래도 저도 미선을 벤치마킹해야겠습니다. 딸내미와 사는 건 제 욕심인 것 같아요. 미선이 돈 들어왔다고 기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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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걔는 어떻게 그렇게 돈을 잘 받아 내냐(미)“ “누나! 어디 아파요? 창만이 한태 너무 미련 갖지 마세요(개) ”저는 경험상으로 누나가 끼어들어서 잘 된 적이 한 번도 없어요(개) “ 창만 없는 콜라텍이 나간 집 같은 건 내 마음이 허해서 그럴 것입니다. 짤짤이 스텝 밟는 밴댕이를 맘보가 콜을 합니다. ”너 도끼 형님한테 관심이 있긴 하냐? 네가 먼지냐 나한테 묻혀가게 어디 가서 건달이라고 하지 마 인마(맘)“ ”형님은 지금도 우리 문간방에 갇혀 계시는데 너는 춤이 춰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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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살아 인마(맘)“ 이래저래 속상합니다. 창만이 황 여사를 만났어요. “아파트도 싫다 차도 싫다 왜 그러는지 아세요?(엄)” “무슨 말 못 할 기업 비밀이라도 있으세요?(창)” “그런 건 없지만 내 전 남편은 전과 17범이었어요, 춘옥이가 3범이었고요, 이보다 더 큰 약점이 어디 있겠어요?(엄)“ “그건 약점이 아니라 아픈 과거죠. 제가 보기엔 사모님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요. 언론에 약점 잡힐 것도 없고요. 저 같으면 남이 어떻게 보든 상관 안 하겠습니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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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내가 전직 소매치기였다고 헛소문을 퍼트리고 있어요. 그걸 무슨 수로 당해요?(엄마)” “소매치기하신 적 없잖아요? 그럼 퍼트리라고 하세요. 내가 진실하고 정직한데 두려울 게 뭐가 있어요. 쓰레기 언론이랑 싸운다는 생각 말고 내 양심의 무게를 달아본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내 양심이 떳떳하면 난 어디 가도 떳떳한 거잖아요. 누가 뭐래도(창)“ 춘옥 이한테도 양심의 무게를 달아봐라 이런 얘기 한적 있어요?(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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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사러 가는 창만을 데려다주면서 황 여사는 춘옥이랑 어떻게 만났냐고 물어봅니다. “소매 치긴 줄 알고 나서 정떨어지지 않았어요?(엄)“ ”정떨어지기보다는 안타까웠습니다(창)“ “창만아, 나 요양원 안 간다. 요양원 싫어?(도)” 선친께서도 요양원 생활 4년을 하셨는데 처음에 들어가기 싫으셨을 텐데 군소리 않고 가신 것은 당신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걸 아셨기 때문입니다. 후,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창만 씨 엄마가 창만 씨 참 좋은 사람 같다고 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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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우리 엄마한테 좋은 모습 보여줘서 고마워 덕분에 내 얼굴이 많이 섰어(유)“ 영미, 엄마, 새아빠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친구가 좋은 말 해줬네(아)“ 분위기가 새 희망을 비추게 합니다. ”걔는 누가 잘났다고 할까 봐 이 시간에 보일러실에 들어가 있어(걔)“ 계팔이 이 멘트로 누나에게 벌 밤 한 대를 쳐맞았으니 맞아도 쌉니다. 미선이 돈 받아줬다고 한 턱 쏘는 감자탕 집에 남수까지 합세했습니다. 운전 때문에 술을 거절하는 남수가 변한 건 같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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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너무 걱정 마십시오(창)” “창만아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용서해 주라. 창만아 고마웠다 그동안(맘)” 계팔이 칠복에게 프로포스 레슨을 받고 실습 차 미선을 찾아갔습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잠깐이면 됩니다(개)” “무슨 안 좋은 일 있어요?(미선)” "아니요 좋은 일만 있었어요. 먼저는 미선 씨가 집을 나가지 않고 남는다는 게 너무 기뻤고요, 저 지배인으로 진급했습니다. “미선 씨 너무 아름답습니다. 잠깐만 일어나 주세요. 미선 씨,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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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다 받쳐서 사랑합니다(개)“ 한 대 더 맞을래요? 아무래도 계팔이 무리하게 고백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계팔아 힘내! 맘보가 요양원에 다녀온 후 돌아가는 길에 울기 시작하면서 집에 와서까지 울음을 그칠 줄 모릅니다. “도끼 형님, 죄송합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입니다” 집 마당에서 도끼 영감님이 라스트 콘서트를 합니다. 영감님은 정말 가수입니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좋은 것 같네요. ‘그리운 얼굴‘이 이렇게 슬픈 곡인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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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하나 둘 살아나듯이
보얗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눈감으면 고향이 눈뜨면 타향
구름이 하늘에서 서로 만나듯
강물도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도 고향길에 서로 만나서
조용히 고향노래 서로 불러요
별들이 하나 둘 살아나듯이
보얗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눈감으면 고향이 눈뜨면 타향
별들이 하나 둘 살아나듯이
보얗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눈감으면 고향이 눈뜨면 타향
구름이 하늘에서 서로 만나듯
강물도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도 고향길에 서로 만나서
조용히 고향노래 서로 불러요
별들이 하나 둘 살아나듯이
보얗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눈감으면 고향이 눈뜨면 타향.
2.
“눈감으면 고향이요, 눈뜨면 타향인가?” 어버이날 문자 몇 통이 이렇게 사람을 울컥하게 만들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 글에는 거창한 사건이 없습니다. 딸들과 주고받은 짧은 카톡, 장사 걱정, 종소세 이야기, 도둑잠, 그리고 《유나의 거리》 속 떠나는 사람들의 풍경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든 장면이 한데 엉키면서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흘러갑니다. 예주의 문자는 참 조용합니다.“아부지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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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그 안에는 미안함과 버티는 청춘의 숨소리가 같이 들어 있습니다. 공부와 학원 사이에서 “중간을 잘 찾지 못하겠다”는 말은 사실 30대 대부분의 고백 아닐까요. 아직 삶의 균형을 배우는 중인 세대의 떨림 말입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 문자 하나 받고 “구찌 클러치 백 받은 기분”이라고 말합니다. 가난한 농담 같지만, 실은 그것이 부모의 본심입니다. 자식의 안부 하나가 명품보다 비싼 나이가 온 것입니다. 흥미로운 건 여기서 아버지가 돈 이야기를 꺼낸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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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돈 물려주는 게 마지막 사명이다.” 하지만 곧바로 뒤집습니다. “돈 모으려고 청춘을 흘려보내지 말라.” 이 문장은 묘하게 한국 중산층 부모 세대의 자기반성과 닿아 있습니다. 평생 생존을 위해 달려왔지만, 막상 뒤돌아보니 시간은 이미 사라졌고 남은 건 “왜 그렇게까지 조급했을까” 하는 회한인 것이지요. 그래서 딸에게 연애도 하고 춤추듯 살라고 말합니다. 늦게 깨달은 자유를 자식만큼은 놓치지 말라는 뜻처럼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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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2>를 끌어오는 대목도 그래서 절묘합니다. 30대가 가장 힘들었다는 고백 말입니다. 20대는 아직 핑계라도 있지만, 30대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됩니다. 꿈도, 실패도, 책임도 전부 자기 이름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뒤로 밀려나는 물살” 같은 공포를 느낀다는 표현은 아주 정확합니다. 그런데 이 글이 단순한 가족 에세이에서 멈추지 않는 이유는 《유나의 거리》 47회가 중간에 끼어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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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글은 갑자기 “이별의 철학”으로 확장됩니다. 창만이라는 인물은 참 묘합니다. 그는 잃어버린 사람처럼 사는데, 오히려 가장 인간다운 품위를 보여줍니다. 맘보에게 맞고도 이해한다고 하고, 떠날 준비를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보일러를 고쳐주겠다고 합니다. 세상은 늘 손익계산서를 들이밀지만 창만은 계산보다 관계를 먼저 놓습니다. 그래서 그는 가난하지만 초라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 문장이 강하게 남습니다. “내 양심의 무게를 달아본다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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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거의 하이데거식 실존 선언 같습니다. 세상이 뭐라 하든, 언론이 뭐라 하든, 결국 인간을 지탱하는 것은 자기 존재 앞에서의 떳떳함이라는 것이지요. 창만은 성공한 인간은 아니지만 자기 양심의 무게를 견디는 인간입니다. 그래서 그는 다세대 주택의 ‘상남자’가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도끼 영감의 노래 “눈감으면 고향이 눈뜨면 타향” 이 대목에서 글 전체가 갑자기 거대한 애도의 정서로 바뀝니다. 요양원으로 떠나는 노인, 각자의 생존 때문에 흩어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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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을 멀리서 응원하는 아버지, 그리고 이미 떠나보낸 선친의 기억까지 한꺼번에 겹쳐집니다. 사실 인간은 모두 “눈뜨면 타향” 속을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젊을 때는 성공 때문에, 중년에는 생존 때문에, 늙어서는 기억 때문에 떠밀립니다. 그런데도 사람은 끝내 서로를 찾습니다. 문자 한 통을 보내고, 감자탕 한 끼를 사고, 노래 한 곡을 부르며 “그래도 같이 살아냈다”고 말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이 글의 핵심은 결국 이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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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완벽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초라함을 끝까지 목격해주는 관계라는 것. 딸들은 아직 석자 구덩이를 통과 중이고, 아버지는 불황 속에서 도둑잠을 자며 버팁니다. 하지만 서로의 안부를 읽고 웃어주는 한, 그 집은 아직 무너지지 않은 것입니다. 마지막의 ‘그리운 얼굴’ 가사는 그래서 단순한 트로트가 아닙니다. 삶의 끝에서 인간이 결국 돌아가고 싶어하는 자리, 곧 관계의 고향을 말하는 노래처럼 들립니다.
2026.5.12.tue.악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