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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너에게 편지를 원문보기 글쓴이: 동산마술사
황야의 결투 (My Darling Clementine, 1946)
전직 보완관이었던 와이야트(Wyatt Earp: 헨리 폰다 분)는 동생들인 모그(Morgan Earp: 워드 본드 분), 버지(Virgil Earp: 팀 홀트 분), 제임스(James Earp: 돈 가너 분)와 함께 멕시코산 소 만마리를 몰고 캘리포니아로 가던 중 황야에 있는 작은 마을 툼스턴 근처에 이른다. 우연히 길에서 목장주 클랜튼 부자(Old Man Clanton: 월터 브래넌 분 / Billy Clanton: 존 아이레랜드 분)를 만나 소를 팔 것을 제안 받지만 서로 가격이 맞지 않아 거절한다.
<7인의 사무라이>가 존 포드 감독의 서부극에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에 솔깃해져 그의 40년대 서부극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황야의 결투>를 감상했다. 일단, 이 영화는 서부극에서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폭력성, 긴장감과 더불어 서정적인 색채가 짙은 느낌의 작품이다. 조지 스티븐스의 <셰인>의 감성과 유사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런 느낌은 영화의 주인공들이 그저 총만 잘 쏘는 액션 히어로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진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존 포드 감독이 이 영화에 자신의 서부극 페르소나인 존 웨인이 아니라 신사적인 느낌이 강한 헨리 폰다를 발탁한 것도 캐릭터의 성격을 기존과는 차별화하고 싶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헨리 폰다가 연기한 이 영화의 주인공은 와이어트 어프라는 서부 시대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의 가장 유명한 전설로 남아 있는 'OK 목장의 결투' 장면도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등장한다. 물론, 영화의 내용은 사실과 많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한다.
이 영화가 <7인의 사무라이>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영화의 도입부 주인공의 등장신일 것이다. <7인의 사무라이>의 경우, 사무라이의 수장인 캄베이의 등장 장면에서 그는 갑자기 머리를 밀고 스님으로 변장해 유괴범을 물리친다. <황야의 결투>에서 주인공 와이어트 어프는 툼스톤의 술집에서 총을 쏘며 난동을 부리는 인디언을 일거에 제압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두 영화가 공통적인 점은 앞으로의 영화 내용과 별로 상관이 없는 사건에 주인공이 등장해 자신의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특히, 캄베이가 유괴범을 칼로 살해하는 장면과 와이어트가 인디언을 제압하는 장면을 관객에게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은 가장 큰 공통점인데, 이런 연출은 주인공에게 일종의 신비감을 부여하는 효과를 낳는다. 관객은 초반부에 이미 주인공의 능력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게 되는 것이며, 이후 주인공의 행동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이 영화는 어프 가의 형제들이 소떼를 몰고 이동하다가 들른 마을인 툼스톤을 배경으로 한다. 마을에 도착하고 난 뒤 좋지 않은 일이 그들에게 벌어진다. 소들을 막내 동생인 제임스에게 맡기고 마을 이발소에 들렀던 형제들은 밤이 되어 다시 돌아왔을 때 제임스가 살해당하고 소를 모두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시 길을 떠나려 했던 와이어트 어프(헨리 폰다)는 동생을 살해하고 소 도둑질을 한 범인을 잡기 위해 다른 동생들과 함께 마을에 남는다. 그는 보안관이 되고 두 동생을 부하로 삼는다. 그는 처음 마을 부근에 도착했을 때 소들을 자신에게 팔라고 제안했던 클랜튼 가족이 범인임을 예감하지만 확실한 물증을 찾기 위해 남은 것이다. 그리고 그와 묘한 파트너쉽을 갖게 될 닥 할리데이(빅토르 머쳐)를 만난다. 그는 유능한 총잡이이자 의사이며, 술꾼에다 결핵에 걸린 환자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거만하게 와이어트를 위압하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둘은 결국 친구 사이가 된다.
영화에는 상반된 캐릭터를 가진 두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모두 닥 할리데이와 관계된 여성들이다. 술집에서 일하는 치와와(린다 다넬)과 고상한 여인으로 등장하는 -영화 제목의 주인공이기도 한- 클레멘타인(케이시 다운즈)이다. 클레멘타인은 닥이 이 곳으로 오기 전 사귀었던 여성이고, 치와와는 이곳에 와서 만나게 된 여인이다. 클레멘타인은 아무런 정보도 없이 닥을 찾아 툼스톤까지 홀로 여행을 왔다. 닥이 그녀를 왜 떠났는지는 둘이 다시 만난 시점에도 밝혀지지 않는다. 그가 병(결핵)에 걸렸음을 알게 된 클레멘타인은 헤어지게 된 이유가 그 때문이냐고 묻지만 닥은 이를 부정한다. 닥은 치와와에게는 자신과 함께 멕시코로 떠나자고 약속하지만, 결국 그는 홀로 마을을 떠나려 한다. 자기 파멸적인 행동을 일삼는 닥의 모습은 총잡이이면서도 격식과 예절을 알고 사랑의 감정을 느낄 줄도 아는 와이어트와는 대조적이다. 와이어트가 죽은 동생 제임스의 유품을 치와와에게서 발견하면서 영화의 진행은 급반전된다. 치와와가 그 유품을 닥이 준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와이어트는 막 홀로 떠나버린 닥의 뒤를 쫓는다.
와이어트는 멋진 총솜씨로 닥을 위협한 뒤 마을로 함께 돌아온다. 삼자 대면이 이루어지고, 치와와가 사실은 올드맨 클랜튼이 물건을 주었다고 말하는 순간, 난데 없는 총알이 그녀를 관통한다. 클랜튼 일가의 누군가가 총을 쏜 것이다. 치와와는 중상을 입고, 와이어트와 닥은 의기투합한다. 클랜튼 일가는 와이어트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이미 메스를 놓은지 오래된 닥이 치와와를 수술하게 된다. 진심으로 닥을 사랑했던 치와와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정성스레 수술을 마친 닥은 와이어트와 함께 술을 마신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그녀는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닥은 자신도 결투에 따라가겠다고 와이어트에게 말한다. 마침내 'OK 목장의 결투'가 시작된다. 결투가 있기 전날 밤의 적막함, 개 짖는 소리만 들리는 결투 당일의 긴장감은 관객을 완벽히 영화에 몰입시킨다. 사실 결투 장면은 공들여 길게 묘사되지 않는다. 로저 에버트의 표현대로 존 포드 감독은 서부영화의 총싸움 장면을 질질 끌지 않는다. 그건 <역마차>에서도 마찬가지였으며, 결투는 순식간에 마무리된다.
복수를 끝낸 와이어트는 마을을 떠난다. 그의 파트너인 닥은 결투에서 죽었다. 마을을 떠나기 전 그는 남몰래 사랑하던 클레멘타인과 대화를 나눈다. 그는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고, 여자는 이곳에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남아있겠다고 대답한다. 여기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학교를 세운다는 것, 그리고 영화 중반에 나온 교회 설립에 관한 내용은 옛 서부 시대가 종말을 맞고 문명이 도래하는 것을 암시한다. 와이어트와 클레멘타인은 그런 변화에 적합한 인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에 죽어간 닥과 치와와는 옛 서부시대의 영웅과 여성을 상징한다. 영화는 서부 영화 장르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면서도 이렇게 변화하는 시대의 모습을 포착하기도 했다.
Clementine 깊은 계곡 광산마을 동굴집이 있었네
늙은 아빠 어여쁜 딸 사랑으로 살았네 오 내사랑 오 내사랑 귀여운 내 클레멘타인 너는 영영 가버리고 나만 홀로 남았네 이젠 다시 볼수없네 요정같던 그 모습 네가 신던 작은 신발 내 마음이 아프다 오 내사랑 오 내사랑 귀여운 내 클레멘타인 너의 모습 늘 그리며 나만 슬피 남았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잡는 아버지와 철 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이 노래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1900년대 초기에 "올드 랭 사인", "메기의 추억" 등과 같이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최초로 들어온 외국 노래였는데 이 때 가사는 양악계의 원로인 박태준 박사의 형님되는 박태현씨의 번안 가사라고도 전해진다. 삼면이 바다를 접하고 있는 우리의 정서에 맞게 가사가 바뀐 이 애조 띤 노래는 당시 나라 잃은 슬픔에 절망하고 있던 우리 민중 사이에서 널리 애창되기 시작했다. 1946년 존 포드 감독의 "황야의 결투(원제:My darling Clementine)"에서 타이틀 곡으로 화려하게 등장한다. 헨리 폰다가 주연을 맡았고 서부역사의 전설적인 보안관인 와이어트 어프와 품위있고 우아한 아름다운 처녀 클레멘타인과의 사랑을 노래했던 작품으로 서부 개척시대 사람들의 어려움과 정의를 수호하는 그 시대 사람들의 의로운 정서를 나타낸 영화는 존 포드 감독의 후기 역작으로 오늘날까지 평가되고 있다.
클레멘타인 (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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