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로니즘
아르헨티나는 국토 면적은 남한의 28배의 면적으로 1816년 스페인에서 독립하였다. 1920년대 신흥 부국으로 GDP 세계 5위, 1인당 국민소득 10위인 나라였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의 파리’라고 불릴 정도로 유럽풍의 건물들이 많다. 유럽 이민자들에게 남미의 진주로 불리고, 여성들이 가정부로 돈 벌러 가던 나라가 과도한 복지로 세계 70위권의 가난한 나라로 전락했다. 공산권을 제외하고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전락한 유일한 국가로 이런 현상을 아르헨티나의 역설이라고 한다. (개도국 → 선진국 : 일본, 한국, 대만)
무솔리니의 파시즘을 추종했던 페론은 1946년 대선에서 승리하여 “아무리 퍼줘도 경제가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저소득층 복지 확대와 외국 자본을 추방하고 철도, 전화, 전기, 가스, 항공 등 국가 기간 산업을 국유화하였다. 무상으로 의료, 아파트, 호텔, 축구 중계를 하고, 공립학교 모든 학생에 노트북 500만 대를 제공하고 청소년 360만 명에 수당을 지급했다. 전기, 전화, 수도, 가스, 항공, 상하수도 등을 국유화하고 에너지 보조금도 늘렸다. 2005년 연금 지급 기한을 30년 근속에서 20년 근속으로 완화하여 수급자는 360만 명에서 2015년 8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좌파 대통령들은 노동자들을 위한 친노동정책으로 임금 인상 47%, 매년 실질 임금 20%씩 인상했다. 매년 최저 임금을 인상하여 실질 임금이 매년 20%씩 증가하여 2000~2010년 사이 임금을 321%나 인상했다. 노조원을 경영에 참여시키고 노조원 해고 금지법, 유급휴가, 노조 설립 제도화 등 노조 친화 정책을 폈다. 노동자 1,200만 명의 절반인 600만 명이 노조원으로 청소부와 가사 도우미 노조도 있다. 2001년 230만 명이던 공무원은 2014년 390만 명으로 70% 늘어 전체 노동자 중 18.8%가 공무원이다. 출산해도, 입학해도, 가난해도, 시위해도 돈을 준다.
우파 대통령들은 작고 효율적인 정부와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보조금을 줄였다. 그러자 공공요금이 인상되고, 연금 삭감, 보조금 감소로 생활비가 치솟자 국민들이 거세게 저항했다. 노조 개혁은 23차례 총파업(1983-1988)에 좌절되어, 노조와 힘겨루기에서 버티지 못했다. 마약 중독처럼 포퓰리즘의 단맛에 중독된 국민들은 쉽게 끊지 못하고 좌파 정권을 선택하는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오는 2023년 10월 대선에 출마한 유력한 후보는 공식 통화를 미국 달러로 바꾸고, 보조금을 삼감을 공약했는데 국민과 노조의 반대를 물리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에바 페론
에바 페론(애칭 에비타)은 부유한 농장주의 사생아로 태어나 뛰어난 미모로 극단 배우, 영화배우, 방송 성우로 활동했다. 페론과 결혼하여 영부인으로 자본금 5천만 파운드(현재 가치 3조 원)의 복지 재단을 설립하여 노동자, 하층민 복지에 전념했다. 무상으로 호텔, 아파트, 병원, 양로원 등을 운영하여 ‘가난한 자의 성녀’라는 칭호를 얻었다. 사치가 극심하고 거액을 스위스 은행에 예치했다. 금괴 1,200개, 비행기 1대, 요트 2대, 자동차 19대, 아파트 17채, 귀금속 1,500점을 축재했다. 1950년 자궁암으로 3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아르헨티나의 침몰
‘엄마 찾아 삼천리’는 이탈리아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의 ‘사랑의 학교’에 실린 단편 “아펜니노 산맥에서 안데스 산맥까지”를 토대로 일본 닛폰 애니메이션이 1976년 제작된 TV 애니메이션으로, 한국에서 수입하여 ‘엄마 찾아 삼만리’로 개명하였다. 이탈리아 제노바에 사는 마르코 소년이, 어려운 집안 형편과 몸이 불편한 남편을 대신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정부 일을 하러 떠난 엄마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마르코가 엄마를 찾아 먼 여행을 하면서 겪으며 어렵게 엄마를 찾아 병을 치료하고 이탈리아로 건강하게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아르헨티나는 1, 2차 대전에서 폐허가 된 유럽에 쇠고기, 곡물 등을 수출하여 번 외화로 마구 퍼주다 유럽의 전후 복구가 완료되면서 수출이 크게 줄어 경제가 추락했다. 복지정책 적자를 메꾸기 위해 화폐 발행(2007-2022 연평균 30.7% 증가)으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연평균 35.1%에 이르렀다. 그 결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 118%(한국 3.5%), 인플레율 102.5%에 이른다. 페론 이후 쿠데타 8번, 70여 년간 채무불이행 10번, IMF에 자금 차입을 20여 차례나 하는 상습 부도 국가가 되었다. 4,500만의 인구 중 빈곤층이 43%, 국민 25%가 국가 보조금으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