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이 가득한 학교를 만들어 가꾸시는 멋진 교육장님!!!
동심’ 언제나 설레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 하루가 힘든 요즘 동심을 되돌아보기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반복되는 생활에 지치다보면, 문득 하루 종일 놀이터에서 구슬치기, 딱지치기,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고, 개와 고동을 잡으며 해지는 줄도 모르고 바닷가에서 뛰놀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동심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입니다. 미술시간에 도화지를 가져오지 않은 친구를 위해 스케치북을 한 장 떼어 나눠 주고, 크레파스도 반으로 나누어 그림을 그리던 미술시간이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숙제 내 준 것을 까먹고 다음 날 선생님에게 벌로 운동장을 돌거나 화장실 청소를 했던 기억도 아프면서도 즐겁게 다가옵니다. 운동회 날이면 마을마다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줄다리기며, 부락계주 등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던 함성들이 지금도 들려옵니다. 시험은 항상 어려웠지만 그래도 학교는 씩씩하게 다녔습니다. 물론 지금의 교육 여건과 문화의 차이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차이가 있지만, 학교를 통해서 아이들이 성장한다는 점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습니다. 학교는 언제나 나라의 기둥으로써 인재를 길러내고, 인간으로서의 가치관과 인격을 성장시켜 주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그 민족이나 나라와 맞바꿀 수 있는 존재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기원후 70년부터 포악한 로마인들이 유대인들의 성전을 부수고, 유대민족을 멸족시키려고 할 때, 벤 자카이라는 랍비는 죽음을 무릅쓰고 로마 사령관에게 면담을 요청하여 다음과 같이 소원을 말하였습니다. “이제 예루살렘이 로마에 점령되어 곧 파괴되고 말 것인데 방 한칸의 교실이라도 좋으니 조그만 학교 하나만 지어 주십시오." 였습니다. 로마의 사령관은 랍비의 청이 별로 대단치 않다고 여겨 "하나의 작은 학교만은 절대로 없애지 말라"고 명을 내렸습니다. 그 후 예루살렘은 멸망했지만 그때 남겨 놓은 그 학교에 있던 학자들이 유태 민족의 지식과 전통, 신앙 등 유태의 얼과 생활 규범 등 모두 그 학교에서 선도하여 계승하였던 것입니다.
요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 라는 창작 뮤지컬을 보면, 6.25 전쟁을 배경으로 잔인하고 피폐한 전쟁 속에서 우연히 무인도에 갇히게 된 남북한의 군인 6명이 ‘여신님’이란 가상의 존재 아래에서 서로 화합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처음엔 포로와 국군으로 만나 생존 본능으로 눈빛에 살기만 가득하던 그들이 ‘이 섬에는 여신님이 계신다’는 꾸며낸 이야기로 서로에 대한 벽을 허물면서 각 자 동심을 그리워하게 되고, 전쟁 이전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전쟁, 사상, 이념에 상관없이 이곳에서 여신님을 바라보며 행복하게 살아가고픈 소원을 이야기하면서 갈등에서 화해를 이끌어 내는 줄거리입니다. 이 작품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여신’은 다름 아닌 ‘동심’입니다.
사람들마다 가슴 깊이 자리한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했던 기억들은 세월의 흘러도 변함없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면서 어른이 되어도 순수함을 잃지 않고, 사람의 도리를 바르게 행하도록 등대의 역할을 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동심은 남․북 관계의 갈등도 녹일 만큼 강력한 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북한이 자랑하는 그 핵무기도 잠재우고 남을 만큼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계속되는 학교 폭력과 청소년의 자살도 따지고 보면 아이들의 마음에 동심이 사라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들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웃는 장면을 봐도 잘 웃지 않고, 슬픈 장면을 봐도 좀처럼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행복 호르몬인 ‘세라토닌’이 분비되지 않거나, 감성이 점차 말라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루속히 아이들에게 즐거운 일들이 많아져서 동심이 하나, 둘 쌓여 가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충북 음성 원당초등학교 4학년 김금희 학생의 시(詩) ‘날개’의 일부 내용입니다.
“하얀 날개를 펴고 꿈으로 들어가면 알록달록한 세상이 나오고, 하얀 날개를 펴고 하늘로 올라가면 희망에 부푸는 구름이 반겨줘요.”
아이들의 동심에는 무한한 가능성의 꿈과 설레임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설레임은 상상력으로 표현됩니다. 상상력이란 순수한 동심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놀지 않는 아이는 아이가 아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어려서 동심을 키우지 못한 아이는 상상력이 결여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즐거움이 적을 것이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가 매우 힘들다는 말입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 ‘파파로티’를 보면, 실제 인물인 김천예고의 서수용 교사가 ‘조폭’이었던 김호중 학생의 숨은 끼를 발견, 성악을 지도하여 각종 콩쿠르에 나가 입상하고, 한양대 성악과에 입학한 뒤 지금은 독일에서 유학중으로 계속 성악공부에 열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김호중 학생이 서수용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문제아로 낙인찍혀 희망을 꿈꾸기가 어려울 수도 있었을 텐데, 자기를 알아주는 선생님을 만나 좀더 빨리 자신의 재능을 성장시킬 수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숨겨진 재능을 사심 없이 찾아주어야 하는 교육의 역할이 부담감과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마더테레사 수녀님은 “판단하면 사랑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선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바라보면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사랑받아야 할 특권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행동과 상관없이 사랑해야 합니다. 동심을 잃어가는 디지털 세상에서 오직 학교에서만이라도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들로 아이들의 고운 심성을 채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교정을 거닐어 보십시오. 햇살 구르는 소리에 잠이 깬 봄꽃들이 울타리 너머에서 서로 쳐다 봐 달라고 윙크하게에 바쁘고,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함성소리가 정말 큰 재산입니다.
학교 재산 대장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지만, 학교에서 가장 큰 재산은 아이들의 책 읽는 소리와 운동장에서 힘차게 뛰어노는 함성소리입니다. 왜냐하면 그 속에서 아이들의 동심이 싹트고, 영글어 가기 때문입니다.
항상 웃음과 즐거움이 가득한 학교생활이 되시기를 기도드리오며,,,,
강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