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일에 주께서 인도해 주신 새 교회에서의 공식적인 첫 찬양 인도를 했다.
예배 전에 미리 온 성도들과 함께 통성으로 기도할 때,그동안의 일들이 마음 속에 흘러 지나갔다.
내가 처음으로 찬양을 인도한 것은 대학교 2학년 때 캠퍼스 선교단체의 주중 모임에서였다.
20명 정도 되는 형제,자매들이 좁고 낡은 써클 룸에 모여 기타 두 대와 탬버린 하나로 너무나도 뜨거운 예배를 드렸었다.
그 후 대학교 3학년 새 학기가 되자 주께서는 내 뒤를 이을 만한 2명의 후배들을 보내주셨다.
감사하게도 나는 내가 찬양을 인도한지 1년도 안되었을 때, 차기 인도자 2명을 양육할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 나는 캠퍼스 내에 기독 동아리 연합 예배 등에서 대표 인도자로가 되어 예배를 몇번 인도하였다.
그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베이스,드럼, 키보드,기타를 다 갖춘 풀 밴드가 아니었다.
나 혼자 기타를 메고 무대에 섰고 무대 아래엔 싱어 1~2명이 탬버린을 들고 섰을 뿐이었다.
그리고,현재처럼 힘차고 뜨겁고 멋있는 곡들도 별로 없었다.
그러나,나의 기억 속엔 너무나도 성령께서 크게 역사하시고 주의 영광을 맛보았던 것이 생생하다.
대학교 4학년 때에도 계속 찬양 인도를 졸업 때까지 하고 싶었으나, 성령께서는 후배를 지금부터 세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나의 셀원이자 후계자였던 두 명의 형제에게 공동 인도자로서 임명한 후 나는 기타 연주로만 예배를 도왔다.
대학교 3학년을 마친 겨울 방학에 나는 3년이나 기도하며 기다려온 대학부 찬양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연주나 노래 모두 시원치 않았던(나의 메인은 작곡이니까...) 나는 기존 멤버들 사이에서 나의 자리를 찾지
못한채 몇 개월이 흘러갔다.
그러다가,대학부가 부흥하여 3개의 부서로 분리되면서 나에게도 예배 인도를 할 기회가 찾아왔다.
이미 캠퍼스에서 소그룹 예배를 인도한 경험이 충분했지만, 좀더 큰 규모에다가 나보다 더 실력있는 멤버들을 이끌며
인도하기엔 다소 부담이 되었다.
다른 파트 악기에 대한 지식도 부족해 혼자 기타를 치며 인도하는 것과는 달리 다른 멤버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내겐 어려웠다.
캠퍼스 선후배끼리 드리는 자유로운 예배와는 달리 대학부의 분위기는 좀더 나를 경직되게 했다.
무엇보다도 나는 아직 200 명 가까이 되는 대학생들을 인도할 때가 아니리고 느꼈기에, 서너 주간 인도한 후,
나를 믿고 공동 리더를 맡겼던 찬양팀 전체 리더 형의 과분한 신임을 사양했다.
그 이후,주께서는 좀더 나에게 맞는 예배 인도를 맡기셨다.
바로 그것은 찬양팀 모임 자체 내의 예배 인도였다!
늘 주일을 준비하느라 정작 자신들만의 개인 찬양이 부족할 수 있는 찬양팀을 향하신 주님의 배려였다.
그 이후 나는 2년 가까이 매주 토요일 연습 시간 전에 찬양팀끼리의 예배를 인도했다.
이 기간 동안 주님께서 내게 선곡의 지혜, 말씀과 찬양의 결합, 그리고 영혼들을 자극하고 돌보는 심령 등을 알려주셨다.
팀 내에서는 유일한 드러머였기에 인도할 기회가 없었던 나에게 주님께서는 너무나 합당한 일을 맡기신 것이었다.
이 일 이후,나는 오랫동안 크건 작건 예배를 인도할 기회가 없었다.
대신, 작곡, 편곡, 악보&앨범 제작 등의 외부 사역의 길이 조금 열렸었다.
사역하다가 만난 아내 선원 자매를 새로운 인도자로 쓰시겠다는 주님의 마음을 알게 된 후로는 선원자매를
인도자로서 양육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선원 자매를 만나게 된 후 곧, 자매는 청장년부의 한 모임을 개척하며 소그룹 예배 인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우리 부부는 '99년부터 청장년 전체 찬양팀의 공동 인도자들이 되어 교대로 예배를 인도하는 축복을
누렸다.
이때부터 우리 부부의 사역은 단독 공연 형식의 사역이 아니라, 예배 사역쪽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다시 십대교회 장면으로 돌아와서......
어제는 이미 첫 찬양이 시작하기 전에 기도하는 중에 성령께서 나의 심령을 너무나 감동시키셔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으며, 이 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간절하심이 느껴져 목이 메어왔다.
첫 주일이라, 비교적 평이하고 쉬운 찬양을 했지만, 언제나처럼 예상외로 주님께서 강하게 역사하셨고,
50명 남짓되는 성도들이 5천명처럼 느껴질 정도로 하나님의 임재가 그 곳에 가득함을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춤을 추거나 뛰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자꾸 찬양하며 껑충껑충 뛰려는 스스로에게 놀랐다.
선원 자매가 특송으로 부른 나의 최신곡 "주의 손에"도 기대 이상의 기름부으심이 있었다!
이처럼 주님께서는 나의 기도대로 첫 찬양인도를 무사히 은혜 가운데 마칠 수 있게 하셨다.
아버지, 감사해요, 전 정말 아직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데, 당신이 모두 이루셨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