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국사전 오르는 길에 꽃의 황제로 불리는 백모란이 피어나고 있다.모란이 화려하게 피어나는 배경으로 송광사 선원과 국사전이 보인다.
매화가 피어나면 봄이 시작되고 모란이 지면 봄날이 끝났다고 한다.매화를 화형.꽃의 형이라 부르고 모란을 화왕.꽃의 왕이라 부른다.대원사 극락전 옆에서 오래된 모란 두그루가 탐스런 꽃을 피우고 있다.모란을 경내에 가꾸고 싶어 몇해 전에 묘목을 열주 심었는데 뿌리가 부실했는지 한 그루도 살리지 못했다.
일본이나 중국의 사찰이나 식물원에 가면 갖가지 색상의 모란꽃들이 피어나 천상의 정원을 거니는 듯한 아름다움을 느끼곤 했는데 우리나라는 모란꽃을 제대로 갖춘 정원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모란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 온것은 신라 진평왕때 당태종이 붉은색.자주색.흰색.세 빛깔의 모란을 그린 그림과 세종류의 모란 씨앗 석되를 보내 왔다고 삼국유사에 기록 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모란과 작약을 한 혈통으로 여겨 작약을 꽃의 재상이라고 하였다.모란의 한자는 목단인데.모는 남성을 의미하고 단은 단심의 뜻이 있으므로 천하의 남자들도 자기에게 충성을 바치라는 의미로 측천무후가 지었다고 한다.
그 전의 이름은 목작약이었다.모란을 천향 국색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국색은 나라 가운데 제일 미인이라는 뜻이고 천향은 하늘의 향기라는 뜻이다.
모란이 유럽에 전해 진것은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를 통해서이다.그 후 영국.프랑스에도 중국에서 모란이 건너 갔고 수많은 품종 개량을 통해서 다양한 품종들을 개발하였다.요즘 우리나라 수목원에서는 모란 묘목을 독일에서 수입해 오고 있다.
중국인 들의 모란 사랑은 대단하여 중화민족 전체의 번영을 상징하는 꽃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매년 낙양에서 열리는 천하제일모란축제에는 국내외에서 수백만이 모란의 아름다움에 취하며 낙양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낙양의 시화는 모란이며 목단성으로도 불린다.
현재 350종이상의 모란이 개량되어 저마다의 아름다움과 향기를 자랑하고 있다.우리나라 무속에서 전해지는 창세신화에는 모란에 대한 재미난 얘기가 실려있다.
도솔천에서 석가와 미륵이 서로 사바세계에 먼저 내려가서 중생제도 하기를 고집하였다.몇가지 내기를 벌이는데 모란 꽃씨를 심어놓고 모란 꽃이 먼저 피는 쪽이 이기는 걸로 하였다.두 사람이 선정에 들었다가 석가가 먼저 눈을 떠보니 미륵의 무릎아래서 모란꽃이 피어 나는 것이 보였다.사바세계에 먼저 내려 가고자 한 석가는 미륵이 선정에 들어 있는 사이 모란꽃을 따서 자기 무릎아래 심고 이 세상의 주인이 되었다고 한다.그래서 석가의 세상에는 도둑놈과 사기꾼이 많다고 한다.앞으로 미륵 세상이 오면 도둑놈과 사기꾼도 모두 성불하여 용화세상이 열린다고 한다.ᆢ
여기서도 모란은 백화의 왕으로 통치권을 상징한다.모란꽃이 피어난 미륵이 신권을 위임받았으나 모란꽃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통치권은 석가에게 돌아가고 만다.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