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과 수종사의 가을 풍경
2012,11,11 일요일, 절기는 비록 입동(立冬)을 지났다고는 하나 늦은 가을 풍경이 아름답고, 가을 바람이
소소하게 불어 낙엽을 제촉하여도 아직은 만추가경(晩秋佳景)을 즐길 수 있는 산과 산사가 있으니, 때 아
닌 가을 세찬 비바람에도 우산을 받쳐 들고 오랫만에 운길산을 찾는다.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의 중앙선
운길산역을 내려서니 우산 하나로는 비를 가릴 수 없어 우의를 걸치고 그렇게 산을 오른다.낙엽 흩날리는
산자락 갈잎들의 노래가 처연하다.
운길산 정상 동북쪽의 절상봉 바로 아래에 있는 수종사로 가는 길은 짧은 구간의 등산로도 있지만 절
입구까지 이르는 콘크리트 차도가 있어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차량들이 가파른 길을 오
르내리고 있어 위험이 상존한다. 거대한 미륵 입상옆의 수종사의 일주문을 지나 오르니 돌담에 붙은 해묵
은 담쟁이가 단풍나뭇닢에 뒤질새라 타는 듯 더욱 붉은 단풍으로 산바람에 몸을 뉘이는데, 고찰의 풍경
(風磬)은 처마끝 더 높은 허공에서 산사의 적막을 깨는 철없는 가을 풍우(風雨)에게 물러가라 앙앙된다.
가을산에 묻힌 고즈녁한 산사(山寺)의 풍경(風景)과 풍경(風磬)소리는 분명 만추가경 이거늘, 오늘은 세
찬 가을 비바람에 그만 을씨년 스럽기만 하다. 바람결에 경을 치는 듯한 풍경의 쇳소리가 요란하여 오히려
찾는 이의 마음을 산만하게 하고, 더하여 800여 년의 은행나무 노거목(老巨木)은 잎을 다 떨군 체 나목으
로 앙상한데, 알알이 영글은 은행들이 한창 떨어지고 있어 그 고약한 내음에 발길을 돌리게 한다.
심한 비바람에 정상으로의 산행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 하산길은 송촌마을 한음 선생의 옛 별서(別墅) 터
가 있는 곳으로 내려서 목가적인 아름다운 전원마을과 북한강변을 벗삼아 걸으며 산행의 아쉬움을 달랜다.
▼ 진중리에서 바라본 운길산
▼ 붉게 물든 메타스퀘이어
소나무, 낙엽송과 같은 침엽수이나 낙엽송은 노랗게 물드는데 반해 이 메타스퀘이어는 붉게 물든다.
▼ 운길산 전망대
▼ 늦가을 갈잎들의 노랫말은 바스락 바스락 사각 사각으로 시작 합니다.
▼ 수종사 일주문
▼ 일주문 바로옆의 은진미륵 입상
▼ 수종사
▼ 수종사에서 바라본 풍경-1 / 운길산의 단풍
▼ 수종사에서 바라본 풍경 - 2 / 북한강과 양수리 풍경
▼ 수종사에서 바라본 풍경 - 3 / 양수리 두물머리 풍경
▼ 수종사의 은행나무
▼ 잣나무 오솔길 풍경
▼ 딱총나무(접골목) 열매
▼ 수확 끝낸 옥수수대
▼ 한음 선생의 별서인 대아당 터와 그 터에 세운 표지석 비
◀ 한음 이덕형( 漢陰 李 德 馨 ▶
1561~1613, 조선 중기의 문신. 영의정. 오성과 한음 이야기의 "황소와 암행어사"편에
나오는 두분 공자인 오성과 한음의 주인공 한음 이덕형 선생 초상
한음 선생(20세)과 백사 선생(25세)은 같은 해에 과거에 급제하여 서로 당파도 다르고 나이도
다섯살 차이가 났어도 평생 지우(知友)로 지내며 많은 일화를 남기신 분들이다.
◀ 백사 이항복 (白紗 李恒福) ▶
1556~1618, 조선중기의 문신. 영의정. 오성대감(鰲城大監)
〓 철령 높은 봉에 쉬어 넘는 저 구름아
고신원루를 바람에 띄웠다가
님계신 구중심처에 뿌려 본들 어떠리 〓
라는 지은 시가 전해진다.
▼송촌마을의 전원 풍경
▼ 오가피 농장의 오가피 열매
▼ 돌담의 구기자
▼ 진중리 풍경 - 1
▼ 진중리 풍경 - 2
▷ 빗속 우중 산행에다 우산을 받쳐들고 다니며 담은 이미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