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는 청년노동자 전태일의 죽음으로 시작해서 절대권력자 박정희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 시기다.
또 급속한 근대화와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농촌공동체가 해체되고 도시 빈민과 부랑 노동자가 증가하는 등 각종 사회문제가 생겨난 시기다.
정치적으로는 유신독재 체제가 강화되면서 인간의 기본권조차 압살되는 암울한 시기였다.
대중문화가 확산되고 물질적 가치관이 팽배해지는 등 외형적으로는 성장했다. 그러나 안으로는 통제와 금기 속에 곪아들어간 시기이기도 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작가들에게 좋은 이야깃거리가 됐다. 현실의 삶에 대해 다양하고 집요한 관심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191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소설의 성과를 집대성해 지난해 7월 초 첫 선을 보인 <20세기 한국소설>(창비) 1차분(1~22권)에 이어 1970년대에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친 작가들의 대표작을 엮은 2차분 14권(23~36권)이 나왔다.
한국소설사의 황금기로 불리는 1970년대, 작가들의 관심 속으로 들어가보자.
도시 하층민의 애환을 다룬 최일남의 <노새 두 마리>, 산업화시대의 윤리를 담은 송기숙의 <몽기미 풍경>과 우리 사회의 세태를 비판한 <개는 왜 짖는가>는 23권에 실렸다.
군대조직 내의 비인간적 폭력구조를 비판한 김용성의 <리빠똥 장군>, 교육현장의 폭력과 권력 문제를 말한 전상국의 <우상의 눈물>, 전쟁과 가난이 몰고 온 세계의 온갖 폭력성을 보여주는 이동하의 <굶주린 혼> 등은 24권에 담았다.
분단과 산업화로 인한 파행과 박탈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린 황석영의 대표작 5편도 엄선해 수록(25권)했다. 해방 이후 한국사회에서 노동자 쟁의 현장을 최초로 형상화한 <객지>, 근대화 물결 속에서 삶의 터전을 상실한 부랑노동자를 다룬 <삼포 가는 길> 등.
현재까지 인기소설인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현대사에 희생된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윤흥길의 <장마>는 28권에 실렸다.
근대화증후군에 주목해(29권) 미군부대와 기지촌 문제를 얘기한 조해일의 <아메리카>, 소박한 꿈을 가진 이들이 근대화로 인해 꿈을 짓밟히는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 <성벽> 등은 근대화의 이면을 가감없이 표출한다.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30권)도 있다. 최인호의 <깊고 푸른 밤>, <타인의 방>은 현대 도시인의 덧없는 일상과 부조리한 삶의 모습을 비췄다.
분단 상황과 압제적 정치현실에 천착한 김원일의 <어둠의 혼>과 <마음의 감옥>(31권), 역사의 질곡과 한을 다룬 조정래의 <청산댁>, 백시종의 <해구>(32권)도 들어있다.
여성의 정체성을 탐구한 작품(33권)으로는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 이순의 <백부의 달>, 김채원의 <겨울의 환> 등이 돋보인다.
<그 가을의 사흘동안>, <엄마의 말뚝2> 등 박완서 대표작 5편(35권)은 일상적인 모습에서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설파한다.
한번쯤 읽었을법한 소설들이지만 70년대 문제들이 2006년 현재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어 또다시 읽어도 흥미로운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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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및 작가 자료
1970년대 한국소설 소개 [20세기 한국소설 길라잡이]
하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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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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