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8-06
대 나 무 와 질 경 이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나는 시골에서 나서 청년기까지 살았고, 지금도 시골사리를 하는 중에도 풀, 나무, 꽃을 보고도 그 식물의 이름을 아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아주 우매 안이다. 식물 중에 좋아하는 것을 얘기하라면 봄날의 화창하게 핀 백목련이 좋고, 옅은 보라색의 진달래꽃이 좋고, 가을날의 냄새를 한껏 풍기는 노란 국화꽃이 좋다 그리고 살아서 천년 가고, 죽어서도 천년을 간다는 청청(靑靑)한 주목(朱木)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그것보다도 더 좋은 것이 있다. 그것은 외줄기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대나무이다. 집 옆쪽 산기슭에 울창한 대숲이 가까이에서 있어서 좋다. 그 대나무는 나에게 신비스럽게까지 보인다. 기억 되는 것은 전남 여수 오동도의 대숲의 그것들이 커다란 대나무로 보여 졌다 기회가 되면 전남 담양의 울창한 대나무밭을 가보고 싶다. 대나무하면 생각되어지는 말들을 늘어놓자면, 우후죽순(雨後竹墳), 죽마고우(竹馬故友), 중국에서는 세상을 등지고 죽림에 묻혀 청담(淸談)을 일삼았다는 죽림칠현(竹林七賢)이라는 이들이 있었단다. 뭐니 뭐니 해도 오래전의 사군자(四君子)라는 글에서 이야기했던, 세한고절(歲寒孤節),곧 추운 계절에도 혼자 푸르른 그 대나무이다. 어제는 시내 병원에 갔다가 대나무의 생장과정을 설명한 글을 볼 수 있었다. 그 대나무를 설명하는 글을 여기에 옮겨본다. 대나무는 주로 아시아 지역의 따뜻한 곳에 자란다. 수명은 약 150년 정도이고,우리나라의 경우 대전이남지역에서 볼 수 있다. 꽃은 잘 피지 않지만 대나무 숲에서 꽃이 한번 피면 대나무 전체에 꽃이 피어나고, 꽃이질 즈음 대부분의 대나무가 모두 말라 죽는 신기한 특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약19종의 대나무가 자란다. 매년 죽순이 나오며15~20일이면 키와 두께가 다 자라고, 하루에 최대 1m 이상 자라난다.대나무는 이렇게 거
대한 에너지를 품고 생성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왕성하게 성장 활동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약 25일이 지나면 성장을 멈추고 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대나무의 생명력은 가희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 유일하게 생존한 것이 바로 대나무이고, 베트남 전쟁 때 고엽제(枯葉劑) 살포에도 끄떡없이 살아남은 것이 바로 대나무이다. 이정도면 지구상에서 가장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식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대나무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대쪽 같다는 말이 있다. 나는 곧은 대나무처럼 직(直)하지를 못하다. 그래서 위로 치솟지를 않는 것을 스스로 자긍(自玲)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며칠 전에는 이웃교회 목사님께서 들르셨는데, 마당 밖 감나무 밑에 질경이가 드문드문 땅에 붙어 토착하는 모습을 보고서 하시는 말씀, 목사님께서 신장이 좋지 않으신데, 그럴 때에는 그 질경이가 제격이라는 말씀이시다. 그러면서 이후에 채취해 가시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달리 어떻게 말하면 나는 대나무처럼 직(直)하기보다는, 그 질경이라는 식물처럼 땅을 가까이 하는 평(平)한 사람, 혹은 평(坪)한 사람에 안주해있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예전에 어느 분들이 이야기했던 토착화(土着化)라는 말을 이제껏 좋아 하기도 한다. 그 말을 사전에서 들춰보니 어떤 제도나 풍습 따위가 완전히 뿌리를 내려 그곳에 맞게 동화된다는 말이다. 이 말을 할 때 우리의 숙제는 버젓한 교회 모습의 장례식(葬禮式)이 있는가? 아직도 유교문화와의 합작품에 머물러 있지 않은가?
내가 그렇지 않아서 그 대나무를 나는 좋아하는가 보다. 윤선도는 그 대나무를 오우가(五友歌)에서 그렇게도 좋다고 말한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가 시켰으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四時)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공동체 이야기
굴 지 다
테레비를 봤더니 우리말 겨루기라는 방송이 비쳐지고 있다. 그곳에서는 우리말을 가지고 누가 더 아는가? 를 서로 다투는 방송이었다.방송의 서두에서 진행자는 우리말에 "굴지다”라는 말이 있다고 말을 끄집어낸다. 그 말의 풀이는 "마음이 느긋하고 만족스럽다"라는 뜻이란다. 우리말 쓰기에 그 예전에 힘쓰셨던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님이 머리에 스쳐간다. 마음이 느긋하고 만족스러움은 우리말 겨루기라는 그겨루기와는 어울리지가 않는듯하다.가만히 있는 거북이에게 토끼는 경주(巖走)를 제안한다. 엉금엉금 느긋느긋한 거북이에게는 달리기가 불가능한 일이다.
십사오년이 된 판넬조립식 건축물인 내가 몸담고 사는 2층집은 비가 오면 지붕에서 물이 세어 든다. 그리고 2층 물은 1층으로 세어내려 흐른다. 그래서 집 1층과 2층 천장이 물에 불어 터진 곳이 방의 여러 곳이다. 금번에 교회 묶음 단체인 노회라는 곳에서 일부 지원을 받게 되어 그 집을 고쳐보려고 했다. 사회복지과정 학교를 같이 다닌 건축 일에 종사하시는 어느 분께 그 일을 맡겨, 우선은 2층에서 1층으로 세어드는 물을 막기 위하여 2층 바닥과 1층 천장에 널려진 물이 흐르는 배관 공사를 하면서 2층의 두 개의 화장실공사를하기로 하였다. 며칠이 흘러 그 부분의 공사는 마쳐졌다. 우선은 2층의 물이 1층으로 새어들지 않아, 마음이 느긋하다고 여겨지는 나로 써는 만족감이다. 그럴 떼 일부분이지만"굴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 몇 날도 못 되어 걱정도 동반되는 것이 사람인지라 이번에는 그분께 부탁하였지만 2층 지붕을 여름 장마에 어떻게 막아 낼 것인가? 이다. 물위를 걷는 심정이 또 엄습해온다. 이번에는 굴지지 못하는 연약함이었던가? 성서에서 바울이라는 분은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빌립보서 4:12). 그 앞에서는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빌립보서4:11), 자족(自足), 마음에 담을 그야말로 느긋하고 만족스러움 그 자체의 시늉도하기 어려운 신앙적(信仰的)인 말이리라. 나에게도 더 비굴하지 않는 굴짐이 요청된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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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채경일 주송례 진영택 김정화
박소웅 박정임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무래 박종만 박병민
진선미 박한솔 박진솔
* 여러 가지의 육신과 정신적 아픔 중에 있는 새터공동체 식구들의 건강한 몸이 되기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세요.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충전교회.신평교회.이원교회.추부제일교회.김기홍.정무래.최영애.라홍채.박종만.진영택.최성재.양오석.최선희.수영교회,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1인).대전충남지방통계청.진명구.금성교회.대전성남교회.세광교회.주식회사EG(이광형).금산주부클럽(4인).대덕교회.충남도청체육청소년과(13인).대전노회국내선교부(정민량).신건태.금산읍교회(김철우).장진성.살림교회(박상용외6인).대전성남교회.중등부(김영균외11인).진주문교회.여전도회(손영대외6인).임영호.금산군모란회(8인).금산읍교회.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3인).최영수외3인.대전노회
(호칭은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