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유로나 되는 비싼 표를 손에 넣고 오페라를 보러 가서 몇 시간 동안 환상적인 목소리에 흠뻑 빠져 있다가 공연장을 나서면,문득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어째서 오페라 공연이 연주회보다 더 비싸지? 오페라 공연에서도 오케스트라는 연주를 합니다. 때로는 거대한 무대장치 앞에 합창단이 늘어서 있는 경우도 있지요. 또 발레 장면에서 무용수들을 본 적은 없나요? 아니면 합창단에 속하지 않는 단역 배우들이 무대 위에 등장하는 걸 본 적은요? 안전이나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람들을 제외하더라도 벌써 상당한 인원이지요. 공연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이 사람들은 실제 공연에 투입되는 인원들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지요. 무대감독은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여러 대의 모니터로 관찰하면서 출연자들을 정확하게 움직이게 하고 공연이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되도록 책임 집니다. 그리고 많은 기술자들이 무대공간을 설계하고 꾸미고, 무대장치를 설치하고 전환하고 해체하며, 무대를 바꾸고 돌리고, 조명과 스크린을 조정하며, 음향을 손보고,화재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는 등 바삐 움직입니다. 아마 족히 100여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무대 뒤에서 애를 쓸 겁니다.대개는 이들의 수가 음악가의 수보다 더 많지요. 오페라 한 편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사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일단 무대미술가가 어마어마한 무대의 설계를 끝내면,가구공과 미술가들이 거대한 공간에 모여 작업을 합니다. 무대의상 디자이너가 구상을 하면,재단사와 조수들이 의상을 제작하거나 리폼하고 출연자들의 몸에 맞게 수정합니다. 연출가와 부연출가들은 머리를 맞대고 오페라의 멋진 연출을 구상하지요. 안무가는 무대 위의 춤과 움직임의 동선을 세심하게 짜고,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책임집니다. 그리고 회계에서 홍보, 사람 관리에서 극장 운영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행정체계는 오페라 공연 전반을 이끌어나가지요. 종종 지나치게 높다고 비난받는 가수들의 출연료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실제로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한번은 유명한 오페라 극장의 극장장이자 연출가인 아우구스트 에버딩(August Everding)이 이런 우스갯소리를 했습니다. “아예 오페라 공연을 하지 않으면,입장료가 제일 싸겠죠.” 입장료만으로는 오페라 공연 전체에 드는 비용의 15%정도밖에 충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처음에 언급햇던 70유로짜리 표는 이론상으로 따지면 400유로가 넘는 셈이죠. 공적인 기관의 후원이나 스폰서가 있기에 그나마 70유로짜리 ‘저렴한’표가 존재할 수 있는 겁니다.
<출처:쾰른음대 교수진,‘클래식 음악에 관한101가지 질문’_0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