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청량리역 2-3에서 지기들 위짜추 조단서 서류바 또파파 까토나 다섯이 09시 52분에 전철에 오릅니다. 씨모우는 망우역에서 합류합니다. 남춘천역에서 하차하여 남춘천 초교를 지나서 국사봉(200m) 줄기로 올라섭니다. 계획은 드름산을 오르고 등선폭포에서 회식을 하려고 했으나 다음으로 미룹니다. 라데나 GC을 좌측에 끼고 춘천시 칠전동에 있는 강원지방조달청 앞으로 하산합니다. 회식을 위하여 경춘로를 가로 질러서 건너갑니다. 드름산(357.4m) 들머리 입구에 있는 닭갈비집을 찾았으나 휴업상태입니다. 또파파에게는 더 이상 걷는 게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2014년 9월부터 대학병원에서 파킨슨(Parkinson)병(病)으로 진단되어 계속 투약 중입니다. 뇌(腦)의 신경세포(神經細胞) 손상(損傷)으로 사지(四肢)와 몸이 떨리고 경직(硬直)되는 중추신경계(中樞神經系)의 퇴행성(退行性) 질환입니다. 중국의 최고 권력자이던 등샤오핑(登小平)과 미국의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앓았던 질환이기도합니다. 예상 보다는 상당히 빠르게 증상이 악화(惡化)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치매(癡魅)와 더불어 예후(豫後)가 그리 좋지 않은 질병입니다.누구 못지 않게 산행도 둘레길 걷기도 무난하게 소화하던 지기(知己)입니다. 두주불사(斗酒不謝)의 애주가이며 간(肝)의 Alcohol 분해능력도 부러울 정도였습니다. 처방전을 갖고 3개월에 한번 약국(藥局)으로 찾아옵니다. 친구로서 약사(藥師)로서 고작 하는 말은 " 빵 말고 밥을 제대로 먹어라, 그래도 매일 한 시간 이상은 걸어라, 마누라는 괜찮으냐 " 더 이상의 도움을 주지 못함에 그저 미안할 따름입니다. 최근에는 지하철역에서 기력(氣力)도 없고 어지럼으로 상당한 고역(苦役)을 겪기도 합니다. 서둘러 택시로 서류바와 함께 남춘천 초교 앞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나머지 네명은 3Km 정도를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합니다. 춘천이라면 닭갈비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별로 맛에 호감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남춘천역 근처에 있는 닭갈비 전문식당으로 들어섭니다. 닭갈비 철판구이로 시원한 쐬주 맥주 막걸리로 취향대로 한병씩 가슴에 품습니다. 지글거리는 닭갈비가 익기도 전에 우리들의 완샷의 유혹은 급행으로 치닫습니다. 오랫만에 대하는 닭갈비의 맛은 생각보다는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추가로 닭내장을 주문합니다. 주인 마담의 내장은 모래집이라는 말을 반신반의(半信半疑) 하면서도 철떡 같이 믿어보기로 합니다. 믿은 내가 어리석었지요. 메뉴판에 있는 닭내장 그대로입니다. 철판에서 흔적도 찾기 어렵습니다. 모두가 쪼그라들었으니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닭내장이 모래주머니라는 멍청한 여인네의 주장은 굽히지를 않습니다. 1970년대 후반에 서울 청계천 4가에서 경영하던 약국이 생각납니다. 민대흐라는 고교 동기녀석이 가끔 광장시장에서 닭모래주머니(닭똥집)를 사들고 옵니다. 1,000원 어치만 해도 둘이 먹어도 넉넉한 양(量)입니다. 냄비에 참기름을 넣고 볶으면 30도(度) 쏘주로 한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그 맛은 한병 두병 알콜이 추가(追加)되며 약국은 뒷전으로 밀립니다. 지금도 약국 옆 바같에서 맛나게 즐기던 술잔에 그 모습이 아련하게 어리고 있습니다. 그 때도 오늘도 짜릿한 쾌감으로 터져나오는 권주가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부족한 알콜농도는 가끔 둘리던 청량리역 건너에 있는 2층 맥주집으로 향합니다. 노객(老客)들의 우정과 낭만과 열정과 사랑과 삶의 찬가를 목청껏 띄워 보내고 또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