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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8년에 리그니츠(현 폴란드 레그니차) 시립 관현악단 출신 지휘자인 벤야민 빌제가 베를린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빌제 관현악단(Bilse-Kapelle)' 을 창단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 악단은 당시 독일에서 보기 드문 연주회
전문 악단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점차 유명세를 타면서 빌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연주 횟수를 무리하게
늘리는 등으로 단원들의 불만이 점차 높아졌다. 결국 1882년에 악단 내부에서 심각한 분열이 발생했으며, 이때
탈퇴한 단원들이 주축이 되어 새로운 악단을 결성했다. 이것이 베를린 필의 본격적인 창단 시점으로 굳어졌으며,
그 해 10월 23일에 첫 번째 정기 연주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새로 출발한 악단도 특별한 재정 후원이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대중 음악회와 성악가 공연의 반주, 지방 공연을 하면서 혹사당했다. 창단 초기에는 이러한
재정난으로 지휘자도 객원 초빙 방식에 의지해야 했으나, 1887년에 수완 좋은 공연 기획자였던 헤르만 볼프가
재정 지원을 결정하고 근대 지휘법의 기초를 닦은 한스 폰 뷜로를 초대 상임 지휘자로 발탁하면서 악단 운영에
큰 전환점을 마련했다. 뷜로는 주로 고전 레퍼토리와 브람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다루었고, 공개 리허설을 도입
하는 등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했다.
뷜로가 1892년에 건강 악화를 이유로 물러난 뒤에는 구스타프 말러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객원 지휘로
연주회가 열렸으며, 1895년에 아르투르 니키슈가 제2대 상임 지휘자로 취임했다. 니키슈는 뷜로가 다루기 꺼려
하던 브루크너의 교향곡이나 차이콥스키 등 러시아/동구권 작품들을 레퍼토리에 추가시켰으며,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창단 이래 최초의 해외 순회 공연을 개최하기도 했다. 니키슈는 1922년에 타계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으며, 타계 후에는 헤르만 볼프의 뒤를 이은 딸 루이제 볼프에 의해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30대의 나이로
제3대 상임 지휘자에 취임해 화제가 되었다. 푸르트벵글러는 니키슈의 레퍼토리를 거의 모두 계승했으나,
스트라빈스키나 라벨, 쇤베르크, 버르토크, 힌데미트 등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들도 적극적으로 소개해 보수적인
음악계 인사들의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1차대전 패전과 그에 이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경제
대공황으로 인해 기존의 자주 운영 방식을 고수하기 힘들어졌고, 결국 베를린 시와 독일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
받고 그 대가로 일정 횟수의 연주회를 의무 개최하는 체제로 전환하게 되었다. 히틀러가 수상에 취임하면서 새로
들어선 나치스 정권 치하에서는 사실상 국립 관현악단화 되었고, 나치스가 개최하는 각종 행사나 군수공장 등의
위문 공연 등을 수행했다. 푸르트벵글러는 1934년에 힌데미트에 대한 나치스의 부당한 탄압에 항의하는 글을
신문에 게재하고 상임 지휘자 직책을 사임했으나, 이듬해 복귀해 전쟁 말기까지 사실상의 상임 지휘자 직책을
계속 수행했다.
2차대전 중에는 괴벨스의 총력전 소집 계획에서도 제외되는 특권을 부여받았으나, 전황의 악화로 인해 공연장들이
폭격을 받아 전소되거나 파손되는 등의 상황으로 활동이 점차 축소되었다. 전쟁 말기인 1945년 1월에는
푸르트벵글러가 스위스로 망명했고, 악단 전체가 괴벨스의 계획으로 베를린 공방전에 투입될 국민군 중대로 편성
되기도 했다. 그러나 군수장관이었던 알베르트 슈페어가 이 계획을 무효화 시켰고, 악단원 대부분은 베를린을
탈출해 바덴-바덴 등 남서독일 방면으로 피신했다. 종전 직후 생존 단원들이 베를린 필의 연주회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지휘자 섭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푸르트벵글러를 비롯하여 뵘, 크나퍼츠부쉬, 카라얀 등 독일 내에서
활동하던 중견 지휘자들의 대다수의 연주활동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어려운 경제 여건 때문에 매우 낮은
개런티로 해외의 몇몇 지휘자들에게 지휘를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결국 레오 보르하르트의 지휘로
영화관이었던 티타니아 팔라스트에서 공연을 가지면서 활동을 재개했으나, 보르하르트는 임시직 상임 지휘자였고
몇 차례의 연주회 후 영국군 병사의 총기 오발 사고로 사망했다. 보르하르트의 뒤를 이어 세르주 첼리비다케가
임시직 상임 지휘자로 발탁되어 활동을 재개했으며, 나치스 시절 연주 금지 곡목이었던 유태인 작곡가들의
작품과 미국/러시아 등 적성국 작품의 부활 공연을 활발히 진행했다.
1947년 5월 25일에는 연합군에 의해 연주활동이 해금된 푸르트벵글러가 2차대전 후 첫 콘서트를 개최했다.
푸르트벵글러는 1952년에 정식으로 상임 지휘자로 재취임했으나, 작곡 활동을 이유로 베를린 필과의 콘서트는
최소한으로 제한하였다. 푸르트벵글러와 보다 많은 연주 활동을 원했던 베를린 필 단원들은 푸르트벵글러에게
보다 많은 연주활동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하였다. 1954년에 푸르트벵글러가 타계한 뒤
이듬해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대타로 전후 최초의 미국 공연을 이끌었으며, 1956년 정식으로 종신 상임
지휘자에 취임하였다. 1961년 베를린 장벽의 설치로 동베를린에 거주하던 일부 단원들이 더 이상 오케스트라에
합류할 수 없게 되어 자연스레 단원들의 세대 교체로 이어졌다. 1963년에는 한스 샤로운이 설계한 새 베를린
필하모닉 홀을 개관하였다. 개관공연으로 카라얀의 지휘하에 베토벤 교향곡 제9번이 연주되었다. 이로써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구 베를린 필하모닉 홀이 파괴된 이래 전용 공연장이 없었던 악단의 숙원 과제를 해결
하게 되었다. 1967년 카라얀이 주도하여 창설된 '잘츠부르크 부활제 음악제'에 참여함으로써 악단의 미답
분야였던 오페라의 공연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1969년에는 전후 최초로 소련에서 공연을 가졌으며, 작곡자인
쇼스타코비치의 참석 하에 그의 10번 교향곡을 연주하기도 하였다.
카라얀 재임시절 도이체 그라모폰과 EMI 등지에 바로크에서 현대에 이르는 수많은 작품들의 녹음들을 남겨
악단의 명성 확립에도 크게 공헌했다. 영상물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유니텔'을 통해 많은 영상물을
남겼으며, 이후 카라얀이 설립한 '텔레몬디알'에 참여기도 하였다. 해외에서는 유럽과 미국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공연했으며, 특히 일본을 자주 찾았다. 그러나 카라얀 임기 말기인 1983년에는 여성 클라리네티스트 자비네
마이어의 입단을 놓고 단원들과 심한 불화를 빚었으며, 공연 수익 분배 문제로 인한 갈등도 심화되었다. 1984년
카라얀이 하반기의 모든 음반녹음을 취소함으로써 베를린 필과의 갈등이 극에 달하였다. 이듬해에 단원측과의
카라얀의 첨예한 대립은 다소 가라앉아 음반 녹음 활동은 재개하였으나, 근본적인 갈등은 봉합되지 못했다. 카라얀은
1989년 4월 건강상의 이유로 베를린 필의 종신 상임지휘자직을 사임했다. 이후 그해 7월 카라얀이 서거하였다.
카라얀 사후 새 상임지휘자로 로린 마젤과 다니엘 바렌보임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었으나, 두 후보 모두
각각 반대하는 단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절충안으로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새 상임 지휘자로 선출되었다. 아바도는
베를린 필의 상임지휘자로 거론되지 않았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언론과 음악애호가들은 물론, 아바도 본인도 크게
놀라움을 표했다. 임기가 종신이었던 전임자들과 달리 아바도는 7년마다 재계약을 하는 조건이었으며, 전임자에
비해 권한에 많은 제한이 있었다. 아바도는 각종 이색 기획 공연이나 현대 작품의 적극적인 공연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으나 이는 보수적인 베를린 청중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아바도 취임 이후 음반 판매량이 매우 부진하자
베를린 필 단원들의 수입이 급감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상당수의 단원들이 오케스트라를 떠나 교수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를 통해 자연스레 단원들의 새대교체가 진행되었다. 단원들과의 불화도 점점 심해졌다. 결국 아바도는
2002년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 아바도의 후임으로는 영국 출신의 사이먼 래틀이 같은 해
취임하였고, 2018년 여름까지 재직할 예정이다. 2015년 5월 11일에 있었던 1차 투표가 무산된 이후 6월 22일,
2018년으로 임기가 종료되는 래틀의 후임으로 키릴 페트렌코가 내정되었다.
1930년대에 시와 국가의 후원을 받으면서 단원들이 공무원 신분이 되었으나, 2002년에 최종적으로 재단법인이
되면서 면직되었다. 2002년 이전에는 정식 명칭이 'Berliner Philharmonisches Orchester'였으며,
'Berliner Philharmoniker'라는 명칭은 음반 제작이나 방송 출연 등에만 사용되었다. 그러나 많은 애호가들은
후자의 명칭을 더 친숙하게 사용했으며, 2002년에 정식 명칭도 후자로 바뀌게 되었다. 법인화 후에는 악단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권도 관리하고 있으며, 도이체방크의 재정 지원도 받고 있다. 그러나 카라얀 시절
자비네 마이어 사태에서 보듯 여성 단원 입단에 있어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카라얀 이후에는 여성 단원이나 외국인 단원의 입단도 늘었으며, 2007년 기준으로 15명의 여성 연주자들이
정단원으로 등록되어 활동하고 있다. 특히 관악 파트의 단원들은 상당수가 헝가리나 체코,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위스, 미국 등지의 외국인들이며, 악장진 가운데에는 일본인인 야스나가 도루도 활동한 바 있다. 이는 라이벌
시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중요한 차이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카라얀 재임 중에는 유능한 관현악단 단원
양성을 위한 관현악 아카데미가 창설되었으며, 현재도 존속되어 여러 젊은 연주자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단원 선발도 고전적인 도제식 선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빈 필에 비하면 유연한 편으로, 푸르트벵글러 재임
시절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게르하르트 타슈너가 불과 19세의 나이로 악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2003년에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에딕손 루이스가 불과 18세에 콘트라베이스 정단원으로 입단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단원들은 관현악 활동 외에 각자 실내악 팀을 구성해 활동하기도 하며, 라이너 쿠스마울이 이끄는 베를린 바로크
졸리스텐이나 베를린 필하모니 금관 앙상블 등이 유명하다. 목관 5중주단 '앙상블 빈-베를린' 은 베를린 필과
빈 필 양대 악단의 수석 혹은 수석 출신 목관 주자들이 결성한 단체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에마뉴엘 파후드나
라덱 바보락(호른) 등 관악 수석 주자들의 솔로 활동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전직 단원들이었던 오렐 니콜레,
제임스 골웨이(이상 플룻), 로타어 코흐(오보에), 칼 라이스터(클라리넷), 아돌프 셰어바움(트럼펫), 게르트
자이페르트(호른)도 해당 악기의 명인들로 유명하다. 브렛 딘(비올라)이나 베르너 테리헨(팀파니) 등의 전직
단원들은 작곡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요 공연장은 창단 때부터 1940년대까지는 베른부르크 거리에 있던
필하모니를 사용하고 있었다. 실내 스케이트장을 개축해 만든 건물로, 기차역처럼 생긴 외관을 빗대어 베를린
시민들이 철도 애호가인 작곡가 파울 힌데미트의 이름을 따 '힌데미트 역(Bahnhof Hindemith)' 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1944년 1월에 연합군의 폭격으로 전소되었고, 종전 때까지는 운터 덴 린덴의
국립오페라극장이나 필하모니의 부속 건물이었던 베토벤잘, 레뷰나 오페레타 공연에 주로 쓰이던 아드미랄스
팔라스트 등을 임시 공연장으로 사용했다. 종전 후에는 영화관으로 쓰이던 슈테글리츠 거리의 티타니아 팔라스트나
베를린 음악대학 콘체르트잘 등을 공연장으로 사용했고, 1963년에 건축가 한스 샤룬의 설계로 건립된 새
필하모니로 옮겼다. 이 건물은 서커스단의 텐트를 연상시키는 디자인 때문에 '카라얀 서커스(Zirkus Karajani)'
라고 불리며, 현재도 상주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8/19 시즌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으나 2019/2020 시즌부터 수석 지휘자로 내정된 페트렌코와의
공연이 많이 잡혀있지 않았다. 이번 시즌 수석 지휘자가 없이 시즌을 준비하여 많은 지휘자가 초대받아 다양한
레파투어로 새로운 베를린 필의 모습이 예상된다. 아시아의 투어가 예정되어 있어 세계 메이저급 오케스트라들의
클래식 음악계에 아시아에 거는 기대를 확인시켜주었고 중국, 타이완과 태국에 투어 일정이 잡혀 폭을 넓히는
것이 인지된다. Gustavo Dudamel이 아시아 투어를 맡았고 Herbert Blomstedt, Bernard Haitink의
노 지휘자들도 초대받아 특히 최근 몇 시즌 거의 모든 메이저급 오케스트라에 객원 지휘자로 초대받아 광폭의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91세의 브롬슈테트의 에너지에 경이로움과 감탄이 절로 나온다. Mariss Jansons,
Zubin Mehta, Iván Fischer, Marek Janowski등 원로 지휘자와 Andris Nelsons, Gustavo Dudamel,
Jakub Hrůša등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지휘자의 초대로 눈에 띄었고 필자가 생각하기에 아마도
베를린 필에 처음 초대받았을 1974년 그리스 출생 Constantinos Carydis의 활약도 기대해 본다.
ARD 콩쿨 2위를 한 비올라의 박경민이 한국인 최초로 베를린 필 단원으로 뽑혀 앞으로 우리나라 음악도의
베를린 필 입단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이고 유럽과 미국의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하는 많은 우리 4세대 음악도에
많은 기대와 응원을 보낸다. 2018年 6月 3日, franciscopaik.
- p.s. 과거 필자가 올린 글 "베를린 필 추락의 끝은 보이는가"를 첨가 한다. -
카라얀 시절 베를린 필은 세계 어떠한 오케스트라가 범접할 수 없는 앙상블과 음악적 결과물, 막강한 조직력, 거대한
자본을 자랑한 오케스트라였다. 이런 베를린 필 추락의 시작은 많은 사람이 눈여겨보지 않았지만, 클라리넷 솔로
지명으로 인해 카라얀과 단원들의 충돌한 시점부터였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카라얀은 젊은 여성 클라리넷 연주자
사바네 마이어를 솔로 클라리넷으로 낙점하자 우선 베를린 필 클라리넷 수석 칼 라이스터를 비롯하여 클라리넷
파트에서 반발을 하고 이는 단원 전체의 단합된 카라얀에 비토로 이어진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카라얀은 베를린
필에서 멀어진다. 이후 카라얀이 베를린 필과 결별을 선언하고 1989년 작고하자 아바도를 지명하여 악단의 발전을
꾀하지만 때맞춰 불어닥친 음반 시장의 불황과 연결되어 경제적 활황에서 벗어나자 단원들도 교수직 등으로 이직이
일어나고 연로한 단원들은 은퇴하기도 하여 화려하고 견고함을 자랑하는 베를린 필의 앙상블은 목관파트 부터 탈이
나기 시작한다. 1992년 당대 신예 플륫 주자로 각광을 받은 스위스 출신 엠마누엘 파후드와 1993년 칼 라이스터
후임으로 뽑은 오스트리아 출신 벤젤 훅스로 시작된 잘못된 세대교체는 목관 앙상블의 치명적 상처를 입힌다.
파후드는 솔리스트 기질이 너무 강하고 훅스는 음악적 정체성이 맞지 않아 이 두 수석은 과도한 루바토와 오케스트라
앙상블 안에서 소리를 만들지 못한 물과 기름같이 오케스트라와 동떨어진 앙상블로 베를린 필 목관파트 앙상블은
서서히 무너진다. 거기에 아바도는 전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단원 협의체와 인텐단트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구심점을 못 찾는 지휘자를 둔 오케스트라의 모습에서 오케스트라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아바도가 암에
걸려 투병을 하는 동안 오케스트라는 더욱 氣 빠진 오케스트라로 변모하고 새대교체로 뽑은 신입단원들이 많아질수록
앙상블의 밀도는 떨어져 2,000년대 들어서는 그간 전 세계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신망받던 첫 번째 자리를 RCO에게
내어주는 수모를 당한다. 목관파트를 필두로 그동안 굳건 했던 스트링파트는 목관파트보다도 더욱 참담한 상태로
변해 버린다. 스트링 곳곳에 자리 잡은 여성 연주자들은 베를린 필 앙상블에 녹아들지 못하고 주눅이 든 연주자세로
실망을 안기고 금관파트 역시 막강한 화력을 잃어버리고 단단함까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2002년 병마와 싸우는 아바도가 퇴임하자 한참 떠오르는 영국 출신 지휘자 사이먼 레틀을 지명하여 변화된
베를린 필을 세계 음악인들이 기대하면서 지켜본다.
오케스트라 칼라를 책임지는 목관파트 조직은 가장 중요하고 복잡한 계산을 필요로 한다.
베를린 필의 목관은 RCO나 BRSO에 비하여 조직의 일관성, 앙상블의 완성도, 칼라의 질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오케스트라 칼라에 가장 정점에 있는 오보에를 살펴보면 1992년부터 수석으로 있는 알브레흐트 마이어는 근래에
들어 편차가 큰 연주력으로 극심한 피로도를 보이고 2003년 사이먼 레틀이 버밍햄 심포니에서 데려온 영국
출신 조나탄 케리 역시 칼라의 질이나 음악 해석에서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정점을 책임지기에는 많은 부족함을
보인다. BRSO의 오보에 수석 Stefan Schilli와 Ramon Ortega Quero의 환상의 목가적 칼라 소리와 깊이 있는
음악 해석은 베를린 필 오보에와 가장 큰 편차로 비교된다. RCO의 오보에 파트 역시 건실한 내실있는 조직을 보인다.
수석인 Alexei Ogrintchouk와 Ivan Podyomov는 러시아 출신으로 Alexei Ogrintchouk는 교수직과 지휘
등 오케스트라 외적 과도한 활동으로 피로도를 보이지만 새로이 임명된 Ivan Podyomov의 건강한 소리와 음악적
사고력으로 차세대를 이끌 좋은 연주자이고 세컨 파트 Nicoline Alt와 우리나라의 함경은 세계 메이저급 오케스트라
수석으로 손색이 없는 출중한 연주력을 보이고 있어 베를린 필 오보에 파트와 건강함에서 많은 편차를 보여준다.
Jonathan Kelly Albrecht Mayer
20세의 나이로 베를린 필 수석 플륫으로 입단하여 46년간 베를린 필과 함께한 안드레아스 블라우가 은퇴하고
그 자리에 시카고 심포니 플륫 수석으로 있던 프랑스 출신 Mathieu Dufour가 베를린 필 플륫 수석으로 옮겨와
파후드와 플륫파트를 책임지고 있는데 Dufour는 블라우의 공백을 충분히 소화해낼 인재로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목관파트중에 가장 바람직한 세대교체였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Andreas Blau Mathieu Dufour
클라리넷 수석 벤젤 훅스는 가장 최악의 목관수석으로 음악적 정체성이나 소리의 칼라 등 베를린 필 목관 앙상블에
치명적 상처를 주고 있고 또 다른 수석인 안드레아스 오텐잠머는 아직은 설익은 미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은 BRSO의 Stefan Schilling과 Christopher Corbett, RCO의 Calogero Palermo와 Olivier Patey
의 클라리넷 조직과 소리의 질적인 면에서나 음악적인 건실함에서 심한 편차를 보인다.
1987년부터 파곳수석을 맡은 이태리출신 다니엘레 다미아노는 최근 급격한 퇴보의 모습을 보여주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고 그나마 다른 수석인 스테판 슈바이겔트가 아직까지는 건강한 소리로 목관파트를 받쳐주고 있다.
Andreas Ottensamer Stefan Schweigert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들 오케스트라는 2015년을 전후하여 똑같이 베토벤 교향곡 전곡 사이클 연주를 기획하여
공연하고 아시아, 유럽 등지로 투어연주도 함께 하였다. 그중 마리스 얀손스와 BRSO가 함께 한 베토벤 교향곡 전곡
공연은 음악사에 남을만한 발군의 공연이었다. BRSO의 목관파트는 어떤 조합을 하더라도 최상의 환상적 칼라와
밀도 있는 앙상블, 깊이 있는 음악해석으로 베토벤 교향곡 연주의 참 음악을 제시한다. RCO 또한 마리스 얀손스,
이반 피셔와 조명한 연주에서 건강하고 빈틈없고 짜임세 있는 앙상블과 오케스트라 전 파트가 홀을 지배하는 파워를
갖춘 공명된 소리로 베토벤의 에너지를 대변한다. 그리고 파보 예르비와 함께한 도이체 캄머필 브레멘은 다른
오케스트라들이 보여준 기존의 베토벤 교향곡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현대감각을 가미한, 소규모 악단만이 가질 수
있는 섬세하고 세밀한 부문까지 일치를 이루어내는 앙상블로 베토벤 교향곡을 제시하여 신선함과 현대 오케스트라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에 비해 베를린 필과 사이먼 레틀의 베토벤은 카라얀 시절의 절도 있고 에너지 넘치는 한결같은 앙상블, 아바도
시절 인간미가 넘치는 따뜻한 앙상블의 정체성이 사라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레틀이 이를 악물고 쥐어짜서 만들어낸
에너지의 힘만을 내세운 앙상블로 진정성 있는 음악과는 거리가 먼 건조하고 인간미가 사라져 버린, 쓸데없는
에너지만 넘치는 오케스트라로 변모하고 만다. 베를린 필 목관파트는 그동안 그나마 중심을 잡아 주었던 플륫 수석
블라우가 은퇴하여 더 참담한 앙상블로 빠져들어, 파후드와 클라리넷의 훅스는 정통적 베토벤 심포니와는 거리가
있는 음악 해석과 과도한 루바토, 과한 솔로적 기질을 들어냄으로 오케스트라 앙상블과는 괴리를 보인다.
스트링파트는 세대교체에 완벽하게 실패하여 각자 개인들의 보우가 날뛰는 광란의 앙상블로 변해버린다. 금관파트
역시 세대 교체에 완벽하게 실패해 세계 최상급 오케스트라의 면모로는 개개인의 자질 부족과 전체적인 앙상블 힘의
부족으로 과거 베를린 필의 에너지를 찾아볼 수 없는 나약한 파트로 전락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심각한 파트는
팀파니로 1986년부터 팀파니 수석으로 있는 라이너 제거스의 노쇠화는 정말 심각하다 못해 그가 팀파니를 맡은
근자의 연주는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가는 팀파니가 아니라 오케스트라를 흐름을 방해하는 참담함을 보여준다.
이들이 2015년 보여준 베토벤 교향곡 전곡 사이클 연주는 베를린 필 역사상 수차례 있었던 연주 중 가장 암담한
앙상블, 정체성이란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앙상블 상태를 그대로 드러낸 연주였다.
야심 차게 출발한 레틀과 베를린 필의 출발은 모든 음악인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고 기대를 한껏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는 우려로, 그리고 14년이 지난 오늘날 참담함으로 베를린 필을 주시한다.
레틀은 젊음과 함께 폭발적인 에너지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영국 버밍햄 시절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지휘자로
자리를 잡고 베를린 필에 낙점을 받는다. 영국다운 새로운 음악에, 젊음의 에너지에 빠져 흠뻑 취해버린 베를린 필은
자신들의 정체성은 사라져버려도 인지하지 못하고 깊은 파국의 나락에 빠져든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발전은 정밀
하고 계획된 계산과 정해진 세밀한 과정의 기획에 의해서만이 성공을 이루어내지 지휘자의 카리스마와 에너지에
의존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휘자는 자신이 맡은 오케스트라를 어떤 방향으로 조직하느냐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젊은 음악도들의 발전 가능성과 성향 등을 끊임없이 체크해야 하고 각 파트에 꼭
필요한 인재를 찾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세대교체를 등한시한 오케스트라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하다는
사실은 오케스트라 역사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고 있다.
베를린 필이 추구하는 세대교체는 타 오케스트라들 보다도 많은 신경을 쓰고 엄청난 노력을 쏟고 있다.
아카데미에서 배출한 신예들을 공연에 직접 참여시켜 필요한 인원을 보충하고 독일 전역이나 세계 각국의 타
오케스트라에서 검증받은 단원들을 초대하여 같이 연주해 보고 단원들의 평가하는 등 좋은 단원 확보에 정성을 쏟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베를린 필의 경우 단원들의 협의체와 인텐단트의 입김이 지휘자보다 우위에 있어 단원선발
과정에서 또 다른 폐단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이는 오케스트라의 구심점과 책임이 지휘자로 일치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와 지휘자가 추구하는 통일된 조직에 부합하지 못하는 딜레마를 항상 안고 있다. 이는 앞서 밝혔듯이
천하의 카라얀도 제 뜻을 관철하지 못한 오케스트라 구심점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일치되고 합치된
오케스트라의 모습을 이룰 수 없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14년이 지난 레틀과 베를린 필이 그려낸 결과물들은 알맹이 없는, 레틀의 쓸모없이 남발된 폭발적 에너지에만
의존한, 이성적이지 못하고 지성적 과는 거리를 둔 앙상블로 만들어진 것뿐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는 정밀한 분석
없이는 간과하지 못할 수 있는 애매한 지점에 있어 지금까지도 크릭티커들 사이에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같은 동시대 오케스트라인 RCO나 BRSO와의 비교분석을 통해서는 확연하고 극명하게 인지할 수 있다.
또한, 지난 몇 년간 객원지휘를 통해 마리스 얀손스와 안드리스 넬손스 지휘 때의 공연에서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의
베를린 필 앙상블을 볼 때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가 차지하는 비중의 심각성을 더욱 인지하게 해준다. 특히 지난
3월에 있었던 마리스 얀손스 지휘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연주는 베를린 필 스트링이 이렇게 조직적이고
단합과 일치의 앙상블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앞으로 어떤 지휘자를 선택하느냐가 베를린 필 발전에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이미 지명한 키릴 페트렌코 역시 디테일에 집착하고 힘에 의존한
지휘자라는 점이 베를린 필 앞날에 의문점을 갖게 한다.
우리가 지휘자의 모습에서 인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이성적이고 지성을 갖춘 여백 있는, 진정성과 진실함이
우러나는지휘자만이 오케스트라를 발전시키고 정체성 있는 앙상블을 이루어 낸다는 사실이다.
2016年 7月 末日 베를린에서 franciscopaik.
단원 구성: 1.Vn. 2Vn. Viola. Cello. K.Bass.
악장3, 22명(-2). 21명(+1). 16명. 14명. 11명.
.............................................................................................
Fl. Ob. Cla. Bn. Hr. Tp. Tb. Tu. Tim. Pe. Hf. 총인원.
5명. 5명. 5명. 5명. 8명(+1). 4명. 5명. 1명. 2명. 4명. 1명. - 129명.
Tour.
Frankfurt, Thailand - Prince Mahidol Hall, Taiwan - Kaohsiung, taipei,
China - Shenzhen, Beijing, Xi'an, Hamburg, Wrocław, Katowice,
Paris, Lugano,
2018/19. season
Artist in Residence 2018/2019 - Daniil Trifonov
George Benjamin, François-Xavier Roth, Daniel Harding, Semyon Bychkov,
Sakari Oramo, Jakub Hrůša, Paavo Järvi, Gustavo Dudamel(2+ Tour),
Andris Nelsons, Iván Fischer, Daniel Barenboim, Tugan Sokhiev,
Mariss Jansons, Alan Gilbert, Marek Janowski, Yannick Nézet-Séguin,
Zubin Mehta, Simon Rattle(2), Kirill Petrenko, Herbert Blomstedt,
Bernard Haitink, Michael Sanderling, Constantinos Carydis.
Cédric Tiberghien, Carolin Widmann(Vn), Katia& Marielle Labèque, Radu Lupu,
Alban Gerhardt(cello), Frank Peter Zimmermann, Lang Lang, Jewgenij Kissin,
Lisa Batiashvili, Martin Grubinger Schlagzeug, Patricia Kopatchinskaja,
Paul Lewis, Yefim Bronfman, Bruno Delepelaire(cello), Daniil Trifonov.
2018/19 시즌 주요 Program.
Maurice Ravel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D-Dur für die linke Hand
György Ligeti Clocks and Clouds für 12-stimmigen Frauenchor und Orchester
George Benjamin Palimpsests für Orchester - George Benjamin
Igor Strawinsky Symphonies d’instruments à vent (Fassung von 1947)
Bernd Alois Zimmermann Konzert für Violine und großes Orchester
Claude Debussy Images pour orchestre: Nr. 1 Gigues
György Ligeti Lontano für großes Orchester
Claude Debussy Images pour orchestre: Nr. 3 Rondes de printemps
György Ligeti Atmosphères
Claude Debussy Images pour orchestre: Nr. 2 Ibéria - François-Xavier Roth
Anton Bruckner Symphonie Nr. 5 B-Dur
Charles Ives Orchestral Set Nr. 1 »Three Places in New England«
Alban Berg Drei Bruchstücke aus der Oper Wozzeck
Gustav Mahler Symphonie Nr. 1 D-Dur - Daniel Harding
Detlev Glanert Weites Land für Orchester
Max Bruch Konzert für zwei Klaviere und Orchester op. 88a
Antonín Dvořák Symphonie Nr. 7 d-Moll op. 70 - Semyon Bychkov
Edvard Grieg Peer Gynt-Suite Nr. 1 op. 46
Brett Dean Konzert für Violoncello und Orchester – Auftragswerk der Stiftung
Berliner Philharmoniker Europäische Erstaufführung
Jean Sibelius Lemminkäinen-Suite op. 22 - Sakari Oramo
Antonín Dvořák Das goldene Spinnrad op. 109
Bohuslav Martinů 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Nr. 1
Leoš Janáček Taras Bulba, Rhapsodie für Orchester - Jakub Hrůša
Witold Lutosławski Konzert für Orchester
Johannes Brahms Symphonie Nr. 2 D-Dur op. 73
Johann Sebastian Bach Musikalisches Opfer BWV 1079, daraus: Nr. 2
Alban Berg Sieben frühe Lieder (Fassung für Sopran und Orchester)
Anton Bruckner Symphonie Nr. 2 c-Moll (2. Fassung von 1877) - Paavo Järvi
Leonard Bernstein Divertimento for Orchestra
Gustav Mahler Symphonie Nr. 5
Leonard Bernstein Symphonie Nr. 1 Jeremiah für Mezzosopran
Wolfgang Amadeus Mozart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c-Moll KV 491
Dmitri Schostakowitsch Symphonie Nr. 5 d-Moll op. 47 - Gustavo Dudamel
Claude Debussy Prélude à l'après-midi d'un faune
Nikolaj Rimsky-Korsakow Der goldene Hahn (Suite)
Sergej Prokofjew Cinderella, Ballettmusik op. 87 (Auszüge)
Igor Strawinsky Der Feuervogel, Suite - Valery Gergiev
Gustav Mahler Symphonie Nr. 2 c-Moll »Auferstehung«
Alexander Skrjabin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fis-Moll op. 20
Dmitri Schostakowitsch Symphonie Nr. 11 »Das Jahr 1905« - Andris Nelsons
Franz Schubert Symphonie Nr. 8 C-Dur D 944
Antonín Dvořák Legenden für Orchester op. 59: Nr. 6 Allegro con moto
egenden für Orchester op. 59: Nr. 10 Andante - Iván Fischer
Wolfgang Amadeus Mozart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D-Dur KV 537
Maurice Ravel Rapsodie espagnole
Alborada del gracioso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Orchesterfassungen)
Boléro - Daniel Barenboim
Alexander Borodin Polowetzer Tänze aus der Oper Fürst Igor Sergej Rachmaninow
Sergej Prokofjew Alexander Newski, Kantate op. 78 - Tugan Sokhiev
Richard Strauss Also sprach Zarathustra op. 30
Franz Liszt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Nr. 1 Es-Dur
Richard Wagner Ouvertüre zur Oper Rienzi, - Mariss Jansons
Anna Thorvaldsdottir Metacosmos Europäische Erstaufführung
Sergej Prokofjew 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Nr. 2 g-Moll op. 63
Richard Strauss Symphonia domestica op. 53 - Alan Gilbert
Anton Bruckner Messe Nr. 2 e-Moll (2. Fassung von 1882/1885)
Anton Bruckner Symphonie Nr. 6 A-Dur - Marek Janowski
Maurice Ravel Menuet antique (Orchesterfassung vom Komponisten)
Claude Debussy La Mer
Sergej Prokofjew Symphonie Nr. 5 B-Dur op. 100 - Yannick Nézet-Séguin
Edgard Varèse Intégrales
Peter Eötvös Speaking Drums, Vier Gedichte für Schlagzeug solo und Orchester
Nikolaj Rimsky-Korsakow Scheherazade, Symphonische Suite op. 35 - Zubin Mehta
Arnold Schönberg 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op. 36
Peter Tschaikowsky Symphonie Nr. 5 e-Moll op. 64 - Kirill Petrenko
Johann Sebastian Bach
Johannes-Passion BWV 245
Helmut Lachenmann My Melodies Musik für acht Hörner und Orchester
Robert Schumann Symphonie Nr. 2 C-Dur op. 61 - Simon Rattle
Giuseppe Verdi
Messa da Requiem - Riccardo Muti
Wolfgang Amadeus Mozart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B-Dur KV 595
Anton Bruckner Symphonie Nr. 7 E-Dur - Bernard Haitink
Ludwig van Beethoven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Nr. 2 B-Dur op. 19
Wilhelm Stenhammar Symphonie Nr. 2 g-Moll op. 34 - Herbert Blomstedt
Joseph Haydn Konzert für Violoncello und Orchester Nr. 2 D-Dur Hob. VIIb:2
Dmitri Schostakowitsch Symphonie Nr. 7 C-Dur op. 60 »Leningrad« - Michael Sanderling
Wolfgang Amadeus Mozart Symphonie Nr. 34 C-Dur KV 338
Dmitri Schostakowitsch Kammersymphonie c-Moll op. 110a
Dmitri Schostakowitsch Zwei Stücke für Streichoktett op. 11
Wolfgang Amadeus Mozart Symphonie Nr. 38 »Prager« - Constantinos Carydis
역대 Chefdirigenten (chronologisch):
Ludwig von Brenner (1882–1887)
Hans von Bülow (1887–1892)
Arthur Nikisch (1895–1922)
Wilhelm Furtwängler (1922–1945)
Leo Borchard (Mai – August 1945)
Sergiu Celibidache (1945–1952)
Wilhelm Furtwängler (1952–1954)
Herbert von Karajan (1954–1989)
Claudio Abbado (1989–2002)
Simon Rattle (2002- 2018)
Kirill Petrenko (ab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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