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그리스 [사우디 4개국 대회]
2006/01/21 (토) PM 10:40 (한국시간)
프린스 파이잘 빈파드 스타디움(사우디)
[한국 1 - 1 그리스]
박주영 - 이동국 - 이천수
백지훈 - 이 호 - 김두현
김동진 - 김진규 - 최진철 - 조원희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풀타임 4백 라인을 가동한 경기.
경기 초반 익숙치 않은 4백라인으로 선수들의 적응 및 호흡 문제도 있었고, 원천적으로 중앙에서 그리스에게 밀리는 바람에 전반전 내내 주도권을 내주고 수비에서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역시 4백으로 인한 3명의 미드필드진은 무리인 듯. 믿고 맡길만한 포스 있는 선수는 김남일 외엔 아직인 듯 하고 좀 더 경험이 필요할 듯 싶다.
이호를 비롯한 미드필더의 좋지 않은 경기력과 함께 중앙에서 적은 숫자로 진행되다 보니 그리스에게 주도권을 계속 내주었고, 위협적인 상황을 여러차례 맞이 했다.
게다가 좌우측 김동진과 조원희의 플레이가 불안했는데, 특히 조원희의 몸상태가 안좋아 보이는 약점을 발견한 듯 그리스는 계속 측면 공격으로 나왔고 결국 한 골을 먼저 내주었다. 그리스의 라고스가 크로스를 올렸고 김동진이 걷어냈지만 달려들던 자고라키스의 중거리슛이 들어간 것이다.
이후에도 계속된 그리스의 좌우측면 공격에 쉽게 무너지며 골과 다름 없는 상황을 몇 번 연출했으며 자칫 대량 실점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렇다할 공격 기회가 없었던 한국은 전반 중반 이천수의 돌파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천수의 환상적인 프리킥과 마치 2002월드컵에서 안정환을 보는듯 한 박주영의 절묘한 헤딩으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대량실점으로 흐를 수 있는 불안한 상황에 박주영의 골결정력이 위기해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중요한 상황에서 꼭 한건 해주는 박주영. 확실히 킬러본능을 갖추고 있다.
이 후 조금씩 4백라인이 안정되었지만 여전히 중앙에서 압도적으로 밀리는 게임이었다. 전반전은 한마디로 박주영의 골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전반전, 눈여겨 볼 장면이 있었는데,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듯 계속 된 실수와 퇴장 받아도 할 말 없는 거친 플레이를 보여줬던 조원희를 빼고 지난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장학영을 투입한 것. 젊은 선수에게 믿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모습과 유효적절한 교체를 한 아드보카트감독에게 또 한번 신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후반전의 시작. 전반전이 워낙 내용이 좋지 않았기에 후반엔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 사뭇 기대되는 후반전이었다.
역시 시작과 함께 생각치도 못한 교체를 실시함. 왜 박주영을 뺐을까? 라는 궁금함은 경기가 시작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풀렸다.
시스템 전체적으로 변화를 꽤 한 것인데, 4-3-3에서 4-5-1 형태로 변화를 준 것이다. 역시 아드보카트 감독도 중원 싸움에서 밀린 것을 해결하기 위해 미드필더를 보강했다. 박주영과 정경호를 교체하고 부진했던 이호와 김정우를 교체했는데, 이 것은 이동국 원톱으로 정경호와 이천수를 양 사이드 미드필더로 내리며 중앙을 늘리고자 한 것이다.
역시 전술은 적중했고 후반전 내내 경기를 지배하다 싶이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4백 상태에서 이렇게 안정된 경기를 한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5명의 미드필드진과 함께 공간을 넓히고 패스위주의 게임을 했던게 큰 효과를 보았고 그 중심에는 김정우가 있었다. 공수조율은 물론이고 볼키핑이라든지 패스며 수비까지 뭐 흠잡을게 없었다. 그동안 이호의 그늘에 가려있던 김정우의 징가가 나타난 경기였다고나 할까? 이 모습 그대로 꾸준히 보여주었음 하는 큰 바람이다.
후반전, 경기는 압도했지만 공격에선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은 아쉬운 점. 이동국은 정말 열심히 뛰며 몸싸움에 수비까지 가담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가장 큰 임무인 골을 기록하지 못한게 아쉽다. 지난경기에서도 득점 찬스가 많았던 김두현도 오늘 결정적 찬스가 있었는데 역시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이기에 실망하진 않아도 된다. 지금은 훈련중이다.
참 여기서 하나 칭찬할 점이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오고 한국축구가 달라진 것은 바로 세트플레이. 이란전, 스웨덴전, 세르비아전, 그리고 오늘 모두 세트플레이에서 득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건 우연이 아니고 사전에 계획된 플레이라는 데 고무적이다. 오늘 골도 그렇고, 골과 다름 없는 상황도 있었다. 득점루트가 다양해지고 강팀을 맞이 했을 때 더욱 효력을 발휘하는 아주 좋은 현상이고 기대되는 점이다.
오늘 경기. 전반에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4백 수비진. 아직 미흡하지만 후반전에 가능성을 보았다. 앞으로 계속된 훈련으로 몇 배 강해진 한국축구의 수비라인을 기대해 본다.
다음 핀란드전도 화이팅이고 아껴둔 김남일은 언제 투입될지!?
〓 내가 생각한 오늘 경기 평점 〓
이운재 [6.5] 비교적 무난함.
최진철 [6.5] 4백라인 중앙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줌.
김진규 [7.0] 최진철과 함께 4백라인을 잘 소화함.
김동진 [6.0] 불안정함. 수비력에 의문. 후반엔 평균적 활약.
조원희 [5.0] 몸이 안좋은듯 최악의 플레이.
이 호 [5.5] 다소 부진함.
김두현 [6.5] 잘 했으나, 마무리가 좋았으면.
백지훈 [6.0] 평균적인 활약.
이천수 [6.5] 좋은 킥. 공격적인 모습은 괜찮았음.
박주영 [6.5] 적은 기회가 왔지만 분위기 반전의 골을 기록함.
이동국 [6.5] 자신의 임무에 충실. 수비가담에도 적극적. 열심히 뜀.
Subs:
장학영 [6.5] 지난 경기의 부담감을 씻어내고 좋은 모습 보여줌.
정경호 [6.5] 과감한 돌파로 활기를 불어넣음.
김정우 [7.0] 압도했던 후반전, 중원에서의 놀라운 활약.
정조국 [6.0] 별다른 모습을 못 보여줌.
조재진 [6.0] 별다른 모습을 못 보여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