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한 마을 식당에서 마을 주민들이 오리고기를 나눠 먹었는데, 심정지와 근육 경직 증세를 보인 60∼70대 여성 3명의 위에서 농약 성분이 확인됐다고 합니다.
사건 당일 이들을 포함한 경로당 회원 41명이 함께 오리고기를 나눠 먹은 것으로 파악됐는데, 합석했던 다른 여성 한 명도 봉화군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악화해 이날 오전 10시 14분께 안동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고 합니다.
이들 모두 공통된 초기 증상으로 마비와 침 흘림, 근육 경직을 보였는데, 이는 모두 살충제 성분인 유기인제를 먹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유기인제는 음식에 미량으로 섞인 수준으로는 검출될 수 없는 성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정황상 약물 섭취가 확정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태인 것인데, 이는 고의적으로 누군가 유기인제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기인제 외에도 '엔도설판'이라 불리는 유기염소계 약물도 파악됐는데, 해당 약물은 해독제가 없어서 몸에서 자연히 분해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이런 농약, 살충제 테러는 한두 번 있었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7월14일 초복 때에는 경북 상주 한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7명 중 6명이 냉장고에 든 사이다를 나눠마셨다가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범인은 당시 유일하게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박모(91)씨로, 그는 현재 국내 최고령 무기수로 복역 중 입니다.
또 2018년 4월 경북 포항에선 당시 주민들이 함께 먹으려고 끓여 놓은 고등어탕에 저독성 농약 150㎖가량이 발견됐었습니다.
농약을 넣은 범인은 전직 부녀회장으로, 신임 회장 등이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등 상황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016년 3월 경북 청송군 현동면 한 마을회관에서는 냉장고에 든 소주를 나눠 마신 주민 2명 중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당시 유력 용의자는 같은 달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자신의 축사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용의자와 마을 주민 간 불화가 있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2012년 ‘함평 독극물 비빔밥 사건’, 2013년 ‘보은 콩나물밥 독극물 사건’ 등이 있는데, 이 사건들은 현재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