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62-2 (2017. 03. 04) 경북 포항시 북구. 영덕군
11.2km (서해안 : 845.6km, 남해안 : 817.7km, 동해안 301.6km 합계 : 1964.9km)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리 - 지경리 - 영덕군 남정면 부경리 - 장사리 - 부흥리 - 원척리 - 구계리 - 남호리)
경북 대종이 있는 삼사 해상공원 안 모텔에서 잠을 깼다.
주차장 앞 식당에서 콩나물 국밥 한 그릇을 먹고 다시 화진 해수욕장으로 돌아와 장정을 시작한다.
어제 바닷길을 막았던 군부대 정문을 지나 화진 해수욕장으로 들어선다.
이곳이 해파랑길 18코스와 19코스의 시작점이며 끝나는 곳이다.
해수욕장이 끝나며 7번도로로 올라서니 화진 휴게소가 나온다.
이른 시간인데도 관광버스에는 봄바람 맞으러 나온 사람들이 그득이다.
휴게소를 지나 해안경비 길을 정비한 예쁜 해파랑길로 들어선다.
중간에 한옥으로 지은 예쁜 팬션에는 잔디밭에 잡초를 하나 하나 뽑아내고 있는 부지런한 주인 할아버지가 계신다.
바윗길을 찬찬이 내려오니 지경리 포구 마을이 나온다.
오늘 아침 화장실에서 발가락을 다친 홍민이가 무리해서 길을 걷다가 탈이 나고 만다.
신발을 벗어보니 상처가 더 커진 듯 피가 난다. 홍민이를 그곳에 지원조에게 부탁하고 선두를 쫓아간다.
작은 개천을 하나 넘어드니 이제 드디어 포항시는 끝나고 영덕군 남정면 부경리이다.
영덕은 블루로드라는 이름으로 해파랑길을 관리하고 있다.
바닥에 파란 차선을 그려서 길 찾기가 많이 수월하다.
부경리는 바닷가 쪽이 아닌 마을 안쪽 길을 우리에게 내놓았다.
말끔하게 포장도 잘되어 있고 어디서 본 듯하게 많이 정겹다.
고개하나를 넘어 장사리로 들어간다. 바닷가에 무슨 이유인지 커다란 군함하나가 올라와 있다.
그 옆을 지나 조금 가니 장사 상륙작전 전몰용사 위령탑이 있다.
여기가 장사 상륙장전의 전장이라고 하고 저 군함이 상륙작전에 사용된 문산호의 실물모형이라고 한다.
1950년 9월 14일 부산항 제 4부두에 유격대원들이 도착했다.
이들은 모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했던 772명의 10대 학도병들이었다.
작전명 174호, 낙동강 방어선까지 내려온 북한군을 막기 위해 거점지인 장사리에 상륙하여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였다.
이들을 태운 문산호는 장사리로 출발했지만, 갑작스러운 태풍의 영향으로 끝내 장사리에 도착하기 전에 좌초하고 말았다.
일부 학도병들은 배와 함께 목숨을 잃었지만 나머지의 학도병들은 10시간을 바다에서
밧줄 하나에 매달려 간신히 육지에 도착해서 북한 정예군 2개 사단과 교전을 버렸다.
이 작전은 사실 인천상륙작전을 위한 양동작전이었다.
참전한 학도병들은 배가 없어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북한군의 공격을 간신히 견디며 자신들을 데리러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자 해군수송선이 학도병들을 구출하기 위해 장사리로 향했고
학도병들은 탈출을 시도하며 배에 승선하려 했지만
북한군의 총탄과 폭격에 못 이겨 함장은 아직 승선하지 못한 60명의 학도병을 내버려둔 채
학도병들의 생명과도 같았던 밧줄을 끊고 철수했다.
남은 학도병들은 북한군의 공격과 굶주림에 포로가 되거나 죽고 말았다.
총 772명중 139명 사망, 92명 부상, 나머지는 모두 행방불명이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남긴 채 끝이 나고 말았다.
하지만 배가 수장되어 증거가 없고, 정식 출동명령이 없으며, 작전의 의미와 수행목적이 기록되어있지 않다는 점에서
정식 전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맥아더 장군이 전쟁 이후 학도병들에게 썼던 친필서가 공개되고
1997년 3월 장사리 앞 해안을 수색하던 군인들이 오랜 시간 바다 속에 있었던 군함을 발견하게 되면서 장사상륙작전이 재조명되었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역사다. 아름다운 숭고한 죽음에 고개를 숙인다.
장사리를 지나 부흥리로 들어선다.
원척리를 지나고 구계리 입구까지 한동안은 7번국도와 해파랑길이 같지 걷는다.
구계항으로 들어와 역시 마을 안쪽길을 타박타박 걷다가 남호리에 도착해서 장정을 마친다.
장정을 마치기 바로 전 바닷가로 밀려온 큰 갈치를 줍지 못한 친구들이 아직도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다.
강구를 거쳐 서울로 향하는 차안, 손에서는 향긋한 대게냄새가 난다.
깨끗이 씻었는데도 아직도.....
첫댓글 에휴. 다시한번 사이비포함 전회원님들에게 사과드립니다. 아침 콩나물 해장국.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