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권 4) 선주 비구를 만나다 ①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육십 유순을 가면 능가라고 하는 도로가에 한 마을이 있나니 이름을 해안이라 하는 도다. 거기에 비구가 있나니, 이름을 선주라 하는 도다.
그대는 거기에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청정하게 하는가 물을 지로다. 이때 선재동자가 해운 비구의 발 앞에 엎드려 예배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돌고 우러러보고 하직하고 물러갔도다.
그 때, 선재동자가 전념으로 선지식의 가르침을 생각하고, 전념으로 보안 법문을 생각하고, 전념으로 부처님의 신통력을 생각하였도다.
전념으로 법구절의 구름을 지니고, 전념으로 법바다의 문에 들어가고, 전념으로 법의 차별에 깊이 들어가 법의 소용돌이에 깊이 들어갔도다.
두루 허공같은 법에 들어가고, 법을 가리는 장애를 청정하게 다스리고, 법보처를 관찰하면서, 점점 남쪽으로 가다가 능가 도로의 해안 마을에 이르렀도다.
시방을 관찰하면서 선주비구가 머문 곳을 찾아갔나니, 선주비구가 허공 가운데서 왔다 갔다 하면서 경행하는 것을 보았도다.
무수한 모든 하늘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공경하였나니, 모든 하늘 꽃을 흩뿌리고, 하늘 풍악을 울리고, 비단 번기 당기들이 허공에 무수히 가득하였도다.
모든 대용왕들이 허공 가운데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침수향 구름과 뇌성과 번개를 일으켜 공양하였도다.
긴나라왕은 갖가지의 음악을 연주하여 법도에 맞게 찬미하였도다.
마후라가왕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극히 미세한 천을 허공 가운데 두루 설치하여 환희로운 마음을 내어 공양하였도다.
아수라왕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마니보배 구름을 일으키고 한량없는 광명과 갖가지의 장엄으로 두루 허공을 가득하게 공양하였도다.
가루라왕은 동자의 형상을 짓고, 한량없는 하늘 선녀들은 주위를 둘러싸고, 구경까지 성취하고, 죽이고 해침이 없는 마음으로 허공 가운데 합장하여 공양하였도다.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나찰왕들은 한량없는 나찰들에게 둘러싸였나니, 그 형상이 장대하고 매우 무섭게 생겼지만, 선주비구의 자재하고 인자한 마음을 보고, 허리를 굽혀 합장하고 우러러 공양하였도다.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야차왕들은 각각 모두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사면을 둘러싸고 공경하고, 수호하였도다.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모든 범천왕의 무리들은 허공 가운데 허리를 굽혀 합장하고, 인간의 법으로 칭찬하고 찬양하고 찬탄하였도다.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정거천의 무리들은 허공 가운데 궁전에서 함께 공경하여 합장하고, 사홍서원을 발하였도다.
때에 선재동자는 이러한 일들을 보고 나서, 마음에 환희심이 생기나니, 합장하여 공경하여 예배를 올리고, 이와 같이 말하였도다.
성자시여, 저는 먼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지만 아직 보살이 어떻게 불법을 수행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보살이 어떻게 불법을 쌓아 모으고, 어떻게 불법을 구족하여 갖추고, 어떻게 불법을 익히고, 어떻게 불법을 증장하고, 어떻게 불법을 모두 거두는지 알지 못합니다.
어떻게 불법을 구경까지 성취하고, 어떻게 불법을 청정하게 다스리고, 어떻게 불법을 깊이 청정하게 하고, 어떻게 불법을 통달하는지 아직 알지 못합니다.
제가 듣자오니, 성자께서는 능히 잘 이끌어 가르쳐 주신다 하오시니, 오로지 바라옵건대, 자애로운 마음으로 가엾게 여기시어 저를 위하여 펼쳐 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살이 어떻게 부처님을 뵙기를 버리지 않고, 항상 부처님의 처소에서 부지런히 닦아 익힙니까.
보살이 어떻게 모든 보살과 더불어 보살과 동일한 선근을 버리지 않습니까. 보살이 어떻게 불법을 버리지 않고, 모두 지혜를 얻어 밝게 증득합니까.
보살이 어떻게 대서원을 버리지 않고, 능히 모든 중생들을 두루 이익되게 합니까. 보살이 어떻게 중생의 행을 버리지 않고, 모든 겁에 머물러 고달퍼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없습니까.
보살이 어떻게 불국토를 버리지 않고, 능히 모든 세계를 두루 청정하게 장엄합니까. 보살이 어떻게 부처님의 힘을 버리지 않고, 능히 여래의 자재를 모두 보고 통달합니까.
보살이 어떻게 함이 있는 유위를 버리지 않고, 또한 다시 머물지 않고, 두루 일체의 모든 유의 갈래 가운데 변화같은 생사를 보고 받으면서 보살행을 닦습니까.
보살이 어떻게 법을 듣기를 버리지 않고, 능히 모든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다스려 받습니까. 보살이 어떻게 지혜 광명을 버리지 않고, 삼세 지혜의 행처에 두루 들어갑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