祖意如空不是空 (조의여공불시공)
조사의 뜻 공한 것 같지만 공이 아니니
眞機爭墮有無功 (진기쟁타유무공)
참된 기틀 어찌 공력 있고 없음에 떨어지랴
三賢尙未明斯旨 (삼현상미명사지)
삼현도 오히려 이 뜻을 밝히지 못했는데
十聖那能達此宗 (십성나능달차종)
십성인들 어찌 이 종지를 통달했겠는가?
透網金鱗猶滯水 (투망금린유체수)
그물을 통과한 금고기는 오히려 물에 막히나
回途石馬出紗籠 (회도석마출사롱)
길 돌이킨 돌말은 비단에 바구니를 벗어났네
慇懃爲說西來意 (은근위설서래의)
달마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을 은근히 설하노니
莫問西來及與東 (막문서래급여동)
서쪽에서 왔건 동쪽에서 왔건 묻지 말라
撒手到家人不識 (살수도가인불식)
손을 놓고 집에 돌아와도 아는 사람 없으리
* 금당선원은 설법전 뒤쪽 언덕 위에 위치한 동화사의 선원이다.
진표眞表율사로부터 영심永心 대사에게 전해진 팔간자八簡子를
심지心地대사가 받은 뒤 팔공산에 와서 이를 던져 떨어진 곳에
절을 지으니, 이곳이 바로 동화사 북쪽 우물이 있는 곳이었다고 한다.
이 우물터가 바로 금당선원 자리이다.
금당선원은 한국불교의 선맥禪脈을 잇는 참선도량인데,
수많은 도인이 배출된 곳으로 유명하다.
선원 앞마당에 보물 제 248호 삼층석탑 2기와
대구광역시 문화재자료 제 16호인 수마제전(須摩提殿)이 있다.
선원 앞 주위에는 동화사사적비와 인악대사비 등
여러 금석문이 있어 동화사의 내력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편액과 주련의 글씨는 통도사 극락암에 주석했던
경봉鏡峰스님 (1892~1982)이 쓴 것이며,
글씨체는 행초체行草體이다.
스님은 경남 밀양 출신인데, 한시․시조․서예 분야에 뛰어 났다.
주련 내용에서 3구의 ‘삼현三賢은 대승불교에서,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회향十廻向의 수행 지위에 있는
든 보살을 일컫는 말이며, 4구의 ‘십성十聖’은 곧
십지보살十地菩薩이라고 하는데,
십지는 곧 환희지歡喜地, 이구지離垢地, 발광지發光地,
염혜지晱慧地, 난승지難勝地, 현전지現前地, 원행지遠行地,
부동지不動地, 선혜지善慧地, 법운지法雲地이다.
이 글의 출전은 '전등록'인데, 동안同安 상찰선사常察禪師의
게송인 '십현담十玄談․조의祖意'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