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전세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 서울 어떤 지역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이 85%까지 오른 지역도 있다. 5억짜리 아파트는 전세금이 4억이고, 6억짜리 아파트는 전세금이 5억이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제도~ 어쩌면 이 제도가 부동산투기의 열쇠노릇을 해 왔는지도 모른다. 전세제도가 없고 외국처럼 월세제도만 있다면 작은 투자금으로 아파트를 살 수 없기에 집 사재기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지방에 살아보면 서울에 작은 아파트 한 채 갖는 게 소원이다. 거주할 형편도 아니 되면서 왜 서울에 아파트 한 채 갖기를 원할까? 서울의 아파트는 1970년대부터 해마다 값이 올라 현금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또 서울에 아파트가 있게 되면 자녀들의 서울출입이 쉬어진다. 필자도 20대 중반까지 고향에 살았었는데 공무원이 되어 서울에 오고 보니 가장 큰 문제가 거주해야 할 집이더라. 그럴 때 작은 집이라도 한 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2017년과 2018년은 각 가정에 돈이 많이 저축되는 해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찍어낸 돈이 10년 가까이 지나면서 각 가정으로 스며들었다고 보는 게 옳으리라. 웬만한 집에는 5000만 원에서 1억 정도는 다 있다.
지방 사람들로서는 기회를 만난 것이다. 5천만 원이나 1억을 가지고 서울이나 수도권에 전세 안고 아파트를 살 기회를 만나게 되었다. 2018년 전반기에는 집을 보지도 않고 무통장 입금으로 계약을 했으니까,
매수인이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등기부에 이상이 없는가? 또 현재 전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는가? 그 외 나머지 문제는 10년 된 아파트이던 20년 된 아파트이던 문제가 되지 않고, 재건축 호재를 보려고 오래된 아파트를 더 좋아했다.
불과 1년 전의 일이다. 이런 식으로 서울의 작은 집들을 갭투자자들이 사버리니까 정부에서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대출을 옭아매고, 2주택이상 양도세 중과조치를 시행한 것이다. 그러나 양도세는 집을 팔지 않으면 세금을 낼 필요가 없기에 지금처럼 보유하면서 팔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정부가 잘못 생각한 게 있다. 양도세를 중과할 게 아니라, 집이 있는 사람이 서울에 또 집을 사게 되면 취득세 등 등기비용을 10배 정도로 부담시켜 집을 살 수 없도록 하고, 5년 안에 못 팔게 해버렸으면 감히 주택시장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고, 주택시장은 지금도 곤히 잠이 들어있을 것이다.
다음은 대출문제다. 2주택 이상자 대출규제와 9억 이상 주택에 대출이 안 되는 제재인데 10년 전의 9억의 가치는 지금의 30억이다. 대출액은 60%정도를 넘지 못하게 해주되, 실수요자가 아닌 주택대출은 이자를 높게 받으면 되는 일이다. 그러면 은행도 좋고, 채무자도 좋을 것이기에 누나와 매부가 다 좋아 웃게 된다.
처음부터 이 두 가지만 시행했더라면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서울 집값은 2017년 하반기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겠는가? 지금의 부동산대책은 너무 복잡하다. 이제 다시 간추려서 버릴 것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는 게 옳다고 본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집을 팔려고 내놓겠지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제한적인 매물만 나와 거래가 될 뿐이다. 부동산시장은 겉에서 보는 것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속마음은 천지 차이인지라 허탕을 치는 정책들이 비일비재한데 지금 부동산정책도 거의 그렇다.
부동산시장은 움직이지 않아도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돈은 근질근질해서 가끔 토지시장으로 흐르는 일 외에 거의 움직이지 않은 상태이고, 경부축과 서해안의 토지가 약하게나마 거래를 이루고 있다. 경부축과 서해안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곳이 평택이다. 평택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개발이 많은 항구 쪽에 사람이 몰리고 있으니 그리 아시라.
지금은 낮은 경제성장. 내수부진. 수출감소. 미중일 대외국 사정도 어려워 뚫고 나갈 길이 막연하다. 그러나 10년 후 성공한 사람들에게 물으면 2019년 부동산침체 때 투자를 잘해 성공했다고 할 것이다. 당신이 누구인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이다.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전으로 갈 것이 뻔하다. 사업도 이를 대비해야 한다. 사업이 잘 돼야 투자도 할 수 있다. 부동산시장은 가격관련 규제중심으로 가고 있어서 시장 과열이 되면 실패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지방과 신도시가 고갈 상태에 이르렀지만, 경제가 성장하는 한 부동산도 성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쓴이 : 윤 정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