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물러나고 봄을 알리는 3월, 겨울동안 움추렸던 몸을 활짝펴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이번 라이딩은 월드컵 경기장역에서 한강-창릉천-성사천-원당역-대장천- 용수대선천-행주산성-한강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대략 40km이다. 이번 코스는 발씨가 익은 코스로 계절의 변화를 색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연일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는 잠시 주춤한 듯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으나 하늘은 비가 올 듯 흐린 날씨를 보였다. 궁등이에 비파소리가 날정도로 구국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아스트라 전(인구)을 제외하고 모두 모였다. 밝고 환한 표정들이었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하늘공원의 메타세콰이어 길과 노을공원의 벚나무 가로수길을 경유하여 나무계단과 토끼굴을 통과한 후 한강 자전거길로 진입하고 방화대교 북단으로 향하였다. 한강자전거길과 난지한강 공원에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다. 방화대교 북단 창릉교를 지나 강매로를 따라가면 목향 한정식 식당이 나온다. 목향 출입구의 '안산(雁山)의 유래'가 눈길을 끌었다. 고려말 태조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할 때 삼송리 숯돌고개에 이르렀을 무렵 기러기 한 마리가 갑옷에 변을 보고 날아가는 것을 활로 쏘아 떨어뜨렸는데
떨어진 지점이 이 작은 동산이었다 하여 기러기 안(雁)자를 써 이곳을 안산(雁山)이라 명칭하였다고 한다. 안산은 아담한 정원식으로 꾸며놓아 운치가 한층 돋보였다. 콘닥은 국방대학원 교수시절에 자주 들렸던 낯익은 식당으로 유명한 식당이라고 하였다. 성사천으로 진입하고 매화정 마을을 통과하면 경의 중앙선 강매역에 도착한다. 성사천은 도심과 전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작은 하천으로 발원지는 한양골프장이다. 강매역에서 성사천 자전거길과 천변 뚝방길을 따라 이동하면 배다골 테마파크가 나온다.
배다골 테마파크는 전원마을에 위치한 자연학습체험장으로 미니동물과 식물원, 박물관, 수영장, 눈썰매장 등 4계절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배다골 테마파크를 지나면 밭과 특작물, 농장 비닐하우스 등이 있는 전형적인 도심 농촌이 펼쳐진다. 흥도동 행정복지센터를 지나 서오릉로와 고양대로 밑을 통과하여 고양대로를 따라 이동하면 한양골프장과 원당역이 나온다. 원당역 부근에는 원당 도선산(都先山)에 행주 기(奇)씨의 성지가 있다. 원순제(元順帝)의 황후인 기황후(奇皇后)는 기순우의 6대손 손녀로 행주산성 내성리에서 태어났다.
콘닥(종국)은 현재 경복궁 박물관 대학에 재학 중인 지식인으로 고려 왕 중에 '창(昌)'과 '공(恭)'자가 붙은 왕은 원나라의 피가 섞였다고 하였다. 서삼릉 인근에는 이국적인 풍경과 목가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원당 종모목장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에 이곳에 와서 자주 말을 탔으며 '배다리 생막걸리'를 청와대에서 14년간 즐겨 마셨다고 한다. 그리고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1998년 소떼를 몰고 북한 방문 때 김정일과 함께 마셨다고 한다. 배다리 생막걸리는 원당에 배다리 주(酒) 박물관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술이다.
점심 시간이 다가와 원당역 부근의 '원당골 명품갈비 식당'에서 한돈 명품돼지갈비와 된장찌개로 정겹게 식사하면서 자전거와 관련된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며 한바탕 웃음꽃들을 피웠다.바이크 손대장은 리더답게 통크게 한 턱을 쏘았다. 바이크 손대장은 작일 척추협착증 치료에도 불구하고 대장이란 직함으로 책임감을 통감하고 인솔하였으나 피로한 기색이 역력하여 점심식사 후 라이딩을 접고 원당역에서 둥지로 향하였다. 나머지 대원들은 원당 도심의 대로을 통과하여 대장천 상류로 진입하였다.
대장천은 유로연장 5,4km로 도촌천과 합류하여 한강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대장천 주변에는 밭과 특작물, 농장 비닐하우스, 화훼단지가 즐비한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다. 성곶교를 지나면 원당과 관산간 도로가 건설 중에 있고 고양주교 대단위 화훼단지가 나타난다. 대장진교를 지나 대곡역 북편 수로를 타고 능곡동으로 가려고 하였으나 뜻하지 않은 복병을 연거푸 만났다. 자전거 타다보면 가끔 이러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대부분 공사가 주 원인이다. 뒤돌아서 대장진교로 우회하여 대주로를 타고 갈머리 지하차도에서 대곡길과 삼대길을 따라 이동하면 대장천을 다시 만나게 된다.
대장천 삼수교에서 용수대선천을 따라 이동하면 행신천을 만나고 행주산성에 이르게 된다. 용수대선천은 고양시 토당동을 통과하는 농업용수로 드넓은 행주벌판을 적시는 젖과 꿀이다. 행주 1교를 지나 한강 자전거길로 진입하고 가양대교 밑에서 다리쉼을 하였다. 가양대교에서 최종 목적지인 마포구청역에서 상황를 종료하려고 하였으나 각개약진하기로 하였다. 쉐도우는 월드컵경기장역으로, 스카이 천(학천) 부부는 한강자전거길을 따라 잠실까지, 콘닥(종국) 부부와 스머프 차는 성산대교를 건너 안양천과 도림천을 경유하여 대림역에서 각각 상황을 종료하도록 하였다.
봄은 봄이지만 봄을 느낄만한 풍경은 없었다. 봄과 겨울이 당분간 동거가 불가피한 모양새다. 꽃과 나무 잎들이 봄기운을 타고 시나브로 기지개를 펴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늘쩡거리면서 쉴 것 다 쉬고 볼 것 다 보면서 유유자적하였다. 콘닥은 경복궁 박물관 대학생 답게 중간중간 역사문화유적에 대하여 논리정연하게 설명해 주어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배다리 막걸리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어 인상깊었다. 그리고 쉐도우(명수)는 중요한 키포인트에서 과거 라이딩을 떠올리면서 라이딩 코스에 대한 얽힌 이야기들을 책 보듯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쉐도우(명수)는 기획, 연출, 안내를 도맡아서 역할하는 핵심 브레인이다. 언제나 다른 코스로 색다르게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해준 쉐도우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라이딩 코스는 아직 봄이 일러 경치가 밋밋하지만 벗들과 함께 즐긴 행복한 하루였다. 바이콜릭스(Bikeholics)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