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섬마을 밥집
방송일 : 2019년 10월 28일(월) ~ 11월 01일(금), 522번
*다시보기->http://www.ebs.co.kr/tv/show?prodId=7225&lectId=20174366
*영상보기->https://youtu.be/yeFasI6U9-A?list=PLvNzObWMMx6vtinh8PV4sXYwxRPjaGPqv
가을이 깊어 가면 바다는 더없이 풍요로워진다.
바다에 모든 것을 기대어 사는
섬마을 사람들의 밥상이 가장 그득해지는 때도 바로 이때다.
가을 바다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섬을 찾는 사람들,
그들의 발길도 섬마을 밥상 앞에서는 멈추고야 만다.
바닷바람이 키워내는 청정 무공해 채소와
바다가 내어준 각종 해산물로 차려낸 섬마을에서의 한 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가을 밥상이다.
푸른 가을 바다에 점점이 박혀 있는 보석 같은 섬마을을 찾아
밥상 가득 차려진 가을을 만끽한다.
1. 가을 맛이 펄떡이는 섬, 죽도
충남 홍성의 작은 섬 죽도!
25가구가 사는 이 작은 섬에
주말이면 1000여 명의 사람이 찾아오는데
그 이유는 바로 주꾸미와 갑오징어, 대하를 맛보기 위해서다.
지난해 봄 정기여객선이 오가기 시작하면서
가을이면 꼭 찾아가야 할 맛있는 섬으로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한 것!
하지만 이 섬의 매력에 오래전부터 흠뻑 빠진 사람들도 있었으니
섬에 귀어한 지 18년 차의 육태국, 이혜영 부부와
이들의 밥집을 찾는 사람들!
밥집 사장님이 운전하는 낚싯배를 타고 죽도 앞바다에 나가
주꾸미며 갑오징어잡이를 즐기는 오랜 인연들!
갑오징어 회며 주꾸미 샤브샤브 맛에
오랜 인연의 이야기까지 곁들여지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이렇게 살아 있는 대하 껍데기 벗겨 입에 넣으면 달아요, 달아!”
주말에만 반짝 여는 부부의 밥집.
평일에는 대하 조업을 가기 때문에
하루 12시간 집을 비우기 때문이다.
날씨와 조류의 흐름에 예민한 대하를 잡기 위해
오늘도 단단히 채비하고 집을 나선 부부!
과연 오늘은 만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가을 맛이 펄떡이는 섬, 죽도로 떠나본다.
2. 장도, 찬바람 불면 꼬막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에 속한 섬, 장도.
섬의 모양이 노루를 닮아 ‘노루 섬’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꼬막의 본고장!
꼬막은 물론 숭어, 망둥이, 참조기까지. 갖가지 해산물이 넘쳐나는 이곳에
독일인 셰프 다리오 조셉 리와 함께 떠난다.
예약해야지만 먹을 수 있다는 장도 부수마을의 유일한 밥집!
메인 식재료부터 양념에 쓰이는 고춧가루 한 톨까지도
오직 장도에서 난 재료로 음식을 한다는데!
“이게 우리 장도 여자들 전용 자가용이야.”
장도에서 나고 자란 밥집 주인 김양자 씨와 함께
꼬막을 채취하기 위해 갯벌에 나간 다리오 조셉 리!
빵을 만드는 반죽보다 부드러운 갯벌의 촉감에 감탄하며
꼬막 채취를 해 보지만 만만치가 않다.
물때에 맞춰 서둘러 작업을 끝내고
밥집으로 돌아와 차려내는 밥상은
한국생활 10년 차, 웬만한 한식은 모두 섭렵했다는 다리오도
처음 보는 밥상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하는데!
장도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구수하고 진한 국물의 숭어 미역국과 숭어조림에 반건조 숭어찜,
그리고 꼬막 된장국까지
오직 그 섬, 장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밥상이 한 상 그득하게 차려진다.
3. 팔금도 억순이의 기찬 밥상
전라남도 신안군 면 단위의 섬 중 가장 작은 섬인 팔금도엔
밥집 주인이 ‘내 맘대로, 내 멋대로’ 차려내는
한 상을 맛볼 수 있는 밥집이 있다.
“메뉴는 내 맘대로. 사람들이 국적도 없는 요리라고 그래. 근데 맛있대.”
아침부터 분주한 밥집 주인 명숙 씨.
트럭을 몰고 골목 사이사이를 누비다 급하게 내리는데
동네를 오가며 눈여겨 봐두었던 식재료를 얻기 위해서다.
묵혀놓은 땅에서 저절로 자라는 야생 갓과
어르신들이 내버려 둔 농작물이 오늘의 식재료!
심지어 폭우에 뭍으로 뛰어 올라온 가물치까지 얻어걸렸으니
명숙 씨의 장바구니는 여느 때보다 두둑하다.
거기다 내다 팔기에는 조금 아쉬운 못생긴 농작물까지
직접 배달해주는 어르신들까지 계시는데!
“식당이 저희 소유로 되어 있는 것뿐
마을 주민들이 함께 운영해주시는 것 같아요. “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마을을 헤집고 다녀
억순이라 불리는 명숙 씨가 차리는 섬마을 밥상에는
팔금도에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한 부부의 찐~한 사연과
함께 살자며 손길을 보태어 준
마을 주민들의 넉넉한 인심이 가득하다.
4. 엄마의 손맛이 그립다면, 개도
섬으로만 이루어진 여수의 화정면에서 가장 큰 섬, 개도.
주위의 섬을 거느린다는 의미로 덮을 개(蓋)를 써서 ‘개도’라 불리는 이곳에
손맛 좋은 어머님이 계신다고 소문난 밥집이 있다.
얼핏 보면 지나칠 법한 작은 컨테이너지만
마을 할머니들이 참새 방앗간처럼 오가며 찾는 섬마을 밥집!
32년째 밥집을 꾸리고 있는 손맛의 달인 우자 씨의 밥집엔
자부심 가득한 음식 맛과 넉넉한 인심
그리고 푸근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우리 동네에서 우자 모르는 사람이 없어! 강아지 새끼도 우자는 안다니까!”
투박한 말투에 거침없는 행동
스물아홉부터 밥장사하며 딸 셋을 키워낸 우자 씨의 겉모습은
억척스러운 천하 여장부 같지만
사실 속마음은 그 누구보다 여리고 따뜻하다.
마을 할머니들에게 특히 넉넉한 인심을 베푸는 이유 또한
열여섯에 떠나보내야 했던 친정엄마 생각 때문이라고.
엄마에게 직접 끓인 소머리국밥 한 그릇 대접할 수만 있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다는 우자씨는
마음이 어지러우면 서걱서걱 칼질에 투덕투덕 도마질한다.
친정엄마처럼 가깝게 지내는 동네 할머니가 가져온 방풍나물에
남매처럼 가깝게 지내는 동네 아저씨가 가져온 돌게로
푸짐한 밥상을 차려내는 우자씨.
그 따뜻하고 넉넉한 밥상에 함께 둘러 앉아본다.
5. 선유도 어부의 낭만 밥상
전라북도 군산시 고군산군도에 속한 섬, 선유도.
서울 여의도 크기의 1/4 정도로 아담하지만
고군산도 섬 중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선유도에 들어오면 어디서 달콤한 깨 볶는 냄새가 가득하다.
36년 차 소문난 닭살 부부 이채영, 남일만 씨가 깨 볶는 냄새의 주인공!
“ 우리 각시 아까워서 못 부려먹어,”
“예쁘니까 아깝지.”
신혼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꿀 떨어지는 채영, 일만 씨
오늘도 어김없이 부부를 찾아주는 손님들을 위해
때아닌 김장을 준비한다고!
“섬에서 키워서 더 맛이 좋아요. 바닷바람도 맞고 ”
직접 기른 무를 한가득 뽑아 절이고 다듬은 뒤
곧장 바다로 함께 나가는 부부!
농부이자 어부 그리고 밥집 주인,
세 개의 직업을 가진 부부는
1년 365일을 한 몸처럼 함께 일하며 지낸다.
팔딱팔딱 숨 쉬는 가을 전어!
어느덧 채영 씨의 손에는 전어가 가득 찼다.
잡은 즉시 배 위에서 맛보는 싱싱한 전어회!
냄새만으로도 군침 돌게 하는 향긋한 전어구이에
묵은지 한 통이 그대로 들어간 전어 김치찌개까지!
섬을 찾아온 민박객들에게
부부가 먹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올려
같이 먹자며 청한 것이 밥집의 시작.
부부의 정이 가득한 선유도 낭만 밥상을 찾아 떠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