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 직원의 퇴근 길, 금암 1리 부녀회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이장님이랑 이야기 나눠봤는데 내일 일곱 시에 만날 수 있을 거 같아요. 이장님이 워낙 바쁘셔서 저녁에 식사하시기 전에 잠깐...”
2024년 다온빌 시설 단기사회사업에 장신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다정 학생이 지원했다.
작년 단기사회사업 때 감사하게도 마을 주민 분들께선 타지에서 오는 학생들을 위해 마을회관을 숙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어주셨다.
이다정 학생 또한 경기도 광주에서 오기에 한 달여간 지낼 곳이 필요했고, 어디서 지내면 좋을지에 대해 이장님, 부녀회장님과 함께 의논해 보기로 했다. 부녀회장님께선 직원이 의논할 시간이 있으신지 여쭤 본 것에 대해 알아봐 주시고 연락을 주신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부녀회장님! 내일 뵙겠습니다!”
6월 12일 일곱 시, 동료와 함께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부녀회장님은 이미 문을 따고 계시는 중이었고 이장님도 뒤이어 도착하셨다. 이장님께선 일을 마치시고 곧 바로 오신 것 같았다.
마을회관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의논을 시작했다.
이장님께선 동료 직원의 간략한 설명을 들으시곤 마을 분들의 동의가 있으면 숙소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무리 이장이라도 마을회관 사용에 관한 것을 포함한 모든 것은 주민 분들 한 분 한 분에게 모두 물을 수밖에 없고 그게 당연하다고 하셨다.
작년에 한 번 해봤기에 반대할 분은 없을 것 같고 이해해 주실 것 같다고 하시며 마을 분들에게 여쭤봐 주시겠다고 하셨다.
부녀회장님께서는 학생의 앞길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하시며 도와주시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올 해에는 학생이 한 명이기에 작년 보다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 작년에도 학생들이 들어왔는지 아닌지, 불이 켜졌는지 꺼졌는지 수시로 확인하셨다고 하셨다. 이장님께서도 부녀회장님이 계시기에 든든하다고 하셨다.
이장님께선 마을에서 도울 부분은 도와야한다고 말씀하시며 주민 분들에게 다 여쭤보시고 연락을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부녀회장님과 함께 언제 마을 주민 분들이 많이 모이시며, 어디 사시는 누구는 따로 가서 여쭤야 하고, 문자로 알리면 어떤 분은 안 읽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의논하셨다.
회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쯤에 마을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던 부녀회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는 00댁, 00엄마, 00할머니 이렇게 안 부르고 이름으로 다 불러요 한 명 한 명 자기의 이름으로 불려야지.. 여기 오는 강사가 이런 마을은 처음이래~”
모든 주민들의 의견을 빠짐없이 다 여쭤보시기 위해 고민하시는 이장님, 사람 한 명 한 명을 존중하시는 부녀회장님의 모습에서 사회사업을 배울 수 있었다.
2024년 6월 12일 수요일 최승호
첫댓글 이장님과 부녀회장님께서 '마을에서 도울 부분은 돕겠다' 말씀하심은, 아마 다온빌의 일이 곧 마을의 일이라 여기셨기 때문이겠지요. 그 뜻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는 다온빌 주민과 직원들이 마을 이웃들과 어울려 살며 잘 관계한 덕분일 겁니다.
새삼,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는 사회가 얼마나 정겨운지 깨닫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숙소 일도 좋은 쪽으로 잘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작년 이맘때 다온빌 단기사회사업 1기를 진행하면서 맺었던 지역 어르신과의 관계가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네요.
2023년 다온빌 단기사회사업을 통해 마을 어르신들의 배려 속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산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하고 느꼈었는데, 이장님과 부녀회장님께서 또 한 번 사람을 마음으로 대하는 법을 알려주시네요.
사람을 대하는 제 모습이 떠 오르면서 순간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또 하나를 배워갑니다.
두 분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웃이 있고 인정 있는 사회를 경험 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