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농사는 끝났고 뒷정리하는 날이다.
철새들이 머리 위로 이동하느라 시끄럽다.
본격적인 김장철이다.
배추 등 작물쓰레기가 비닐 위에 얹혀 있어
이리 저리 옮겨가며 하느라 일이 더뎠다.
고정핀 뽑아내고
멀칭비닐과 부직포 걷어내는 중이다.
수확않고 남겨 둔 배추
큰 놈 1, 중간 1,
속도 안찬 작은 거 2포기 남겨 두었다.
동치미 무 하나 발견.
이건 남겨둔 게 아니라 배추 틈에 있어
미처 못보고 따지 못한 거다
대부분 3년 쓴 부직포로
상태가 안좋아 모두 버리기로 했다.
다 걷어낸 부직포와 비닐은 햇빛에 말리고 잡초, 흙을 털어내야 버리기 용이하다.
오늘 배운 점.
흙 표면에 하얀 실뿌리에 주목
과거 비닐 걷으면 녹지 않은 복합비료등이
그대로 흙 위에 있기도 하던데
김장 농사는 기존 유공비닐 위에
새 비닐 한 겹을 덧씌웠더니
땅속인줄 알고 두둑 표면까지
실뿌리에 덮여... 영양분을 알뜰히 흡수.
얇은 비닐 한 겹으로는
이런 효과가 나지 않는다.
두꺼운 멀칭비닐이 좋은 이유다.
밭 12.8평에 사용된 고정핀
약 30개씩 7묶음이니 210개쯤 된다.
박스에 이름써서 창고에 보관.
비닐 걷으니 지렁이들이 숨느라 바쁘다.
아침 10시부터 3시반까지 밭에서 놀았다.
밭에서 옆지기님과의 수다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다.
부직포 마를 동안
줄자로 내 밭 싸이즈를 측정했다.
가로 5.1미터
세로 8.3미터
(옆밭 경계선 고랑의 절반까지)
42.33미터제곱이다.
내가 15평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측해보니 내 밭 실평수는12.8평이다.
두둑의 윗면을 기준으로
95 50 65 45 40 45 40 40 90
(고딕 밑줄은 두둑넓이, 나머진 고랑넓이)
겨우내내 내년 밭 배치도를 구상하려면
필요한 정보다.
내 밭에 필요한 부직포(폭50cm) 길이는
가로(5.1+1) × 2장 + 세로(8.3+1) × 7장
=77.3미터 (제초매트 100m 17,500원)
부직포와 비닐 모두 넣으니
75리터 쓰레기봉투 하나에 가득찼다.
집으로 가져가 버려야 한다.
왼쪽은 옆지기님밭, 오른쪽은 텅빈 내밭.
옆지기밭
비닐터널로 추위와 맞짱을 뜨고 계시다.
오늘은 담요까지 덮어 햇빛을 받을 수 없다.
지금은 키우는 것 보단
여기가 김치냉장고 야채칸이라 생각하고
살아 있는 채 보관 중인 셈이다.
멀쩡하지만
점차 겉잎들이 망가지고 있다.
농장사모님네 배추밭
수확 방법이 나랑 다르시다.
농장사모님 무밭
남겨진 무는 터널로 보호
홍당무도 수확이 시급해 보인다.
시금치
농장사모님이 사진 찍고 놀라고
대형 무를 하나 주셨다
겉은 멀쩡한데
속이 비어서 통통 소리가 난다.
쪼개보니 속이 썪었다기 보다는
풋호박이 일정크기를 넘으면
속이 비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속살이 표고버섯 문양이다.
철새들은 종일 날아간다.
일주일 전
집 베란다에 부추를 파종했는데
발아가 시작됐다.
심심하니 인터넷으로 씨앗 디스펜서 쇼핑.
씨앗 크기별로 조절할 수 있어
작은 상추 씨앗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