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이 죽음 이후
사울이 죽음 이후 이스라엘 남쪽에서 다윗이 왕권을 강화하여 나갔습니다. 쉽게 말하면, 다윗이 세운 유다 왕국은 사울의 왕권에서 갈라선 세력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교묘하게 사울의 죽음을 이용해 주도권을 자기가 갖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다윗은 사울의 장례를 야베스 길앗 사람들이 치른 것을 알고 이렇게 전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주군 사울에게 그토록 충성을 다하여 그의 장례를 치렀으니, 주님께 복을 받으시기를 빕니다. 이제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자애와 성실을 보내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주군이 세상을 떠났지만, 주먹을 불끈 쥐고 용기를 내십시오. 유다 집안이 나에게 기름을 부어 자기들의 임금으로 삼았습니다.” (2사무 2, 5-7)
사울 왕의 장례가 끝났으니 그대들은 모두 알아서 자기를 왕으로 모시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주님의 종이 바로 다윗 자신이며 ‘기름부음받은 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킵니다.
이야기를 이렇게 이어집니다. 대부분이 죽이고 죽는 이야기입니다. 사울 군대의 장수이며 네르의 아들인 아브네르가 사울의 아들 이스 보넷을 데리고 미하니임으로 건너갔습니다. 사울의 아들 이스 보넷이 나이 마흔에 이스라엘의 임금이 되어 두 해 동안 다스렸습니다. 아브네르와 이스 보넷은 부하들은 기브온으로 출정하였고 요압도 다윗의 부하들을 거느리고 맞붙었습니다. 비록 요압의 동생 아사엘이 죽었지만 다윗의 부하들은 아브네르의 부하를 삼백육십 명이나 죽였습니다. 요압과 부하들은 헤브론이 이르렀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전합니다.
“사울 집안과 다윗 집안싸움은 오래 계속되었다. 다윗은 갈수록 강해졌고 사울 집안은 갈수록 약해졌다.” (2사무 3,1)
사울 집안과 다윗 집안이 계속 싸우는 동안 아브네르는 사울 집안에서 점점 강해집니다. 아브네르는 사울의 후궁을 범합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선왕의 후궁을 범한 것입니다. 겁을 상실했습니다. 그런데 이스 보넷은 “장군은 어찌하여 내 아버지의 후궁을 범하였소?”하자 아브네르는 몹시 화를 내며 오히려 이렇게 대꾸합니다. “내가 유다의 개 대가리란 말이오? 나는 오늘날까지 충성을 다하였고 당신을 다윗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하였소. 당신은 한낱 여자에 관한 잘못을 들어 나를 꾸짖으시오?”신하가 왕에게 하는 말을 보십시오. 이스 보셋은 아브네르를 두려워하여 그에게 다시는 한마디도 대꾸하지 못합니다. 오호! 통재라!
이렇게 초라해진 말뿐인 왕이었던 후대의 사울 가문의 수치로 기록되었을 뿐입니다. 아브네르의 행동은 은근히 이스 보셋을 왕의 후궁이기보다는 한낱 여자에 불과했고 왕권은 행사하지도 못하고 위태로워졌습니다. 이스 보셋은 다만 허수아비였습니다. 그리고 아브네르는 다윗을 찾아가 이스라엘을 넘기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런데 아뿔싸! 아브네르가 헤브론으로 돌아오자 요압은 그를 성문 안쪽으로 데려가 그의 배를 찔렀습니다. 그렇게 요압은 자기 동생 아사벨의 원수를 갚았습니다.
아브네르가 헤브론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스 보셋은 두 손에 맥을 빠지고 온 이스라엘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스 보셋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운 아브네르가 요압에게 살해되고 어처구니 없이 이스 보셋이 살해됩니다. 마치 단막극처럼 일련의 살해 현장만이 처참하게 남게 됩니다.
그런데, 브에롯 사람 레캅과 바아나가 몰래 들어가 이스 보셋을 죽이고 그의 머리를 다윗에게 가져갑니다.
“임금님의 목숨을 노리던 원수 사울의 아들 이스 보셋의 머리가 있습니다.” 무슨 큰 상을 받을 줄 알았던 그들은 오히려 손과 발이 잘려 헤브론의 못가에 매달려 죽었습니다. 다윗은 이스 보셋을 의로운 이로 여겨 그의 죽음을 애도하였고 마치 사울 집안을 위해 이스라엘의 왕을 죽인 자들에게 죽음으로 갚아줍니다.
박종구 신부는 이 모든 것이 다윗의 교묘한 술책이라는 의구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이처럼 술수와 음모를 통해 왕권을 강화해 나갈 수 있는 정치적 지략을 가진 영민한 인물이었다. 문자 그대로 수긍하면, 다윗에게 넝쿨째 떨어진 열매는 상대방의 내분과 주인공들의 죽음에서 비롯되었다. 마치 그 동안의 노고가 행운으로 마감되듯이, 다윗에게 통일왕국의 군주가 되는 길이 활짝 열렸던 것이다.”
다윗의 통일국가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가 헤브론에 있는 다윗에게 가서 말합니다. “우리는 임금님의 골육입니다. 또한 주님께서도 ‘너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고 이스라엘의 영도자가 될 것이다.’하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세웠습니다.
다윗은 의리가 있는 사람입니다. 친구였던 요나탄의 아들 므피보셋을 데려와 말합니다. “내가 너의 아버지 요나탄을 기억하여 너에게 자애를 베풀고자 한다. 너의 할아버지 사울의 모든 땅을 너에게 돌려주겠다. 그리고 너는 늘 내 식탁에서 음식을 먹어라.” 그러자 므피보셋이 절하며 말하였습니다. “당신 종이 무엇이기에 죽은 개와 같은 저를 보살펴 주십니까?” 므피보셋은 예루살렘에 살며 늘 임금의 식탁에서 먹었습니다. 그는 두 다리를 저는 애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의 세력은 점점 커졌습니다. 2사무 5 10은 이렇게 전합니다. “주 만군의 하느님께서 그와 함께 계셨기 때문이다. 티로 임금 히람이 다윗에게 사절단과 함께 향백나무와 목수와 석수를 보내어, 다윗에게 궁을 지어 주게 하였다. 그리하여 다윗은 주님께서 자기를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튼튼히 세우시고, 당신 백성 이스라엘을 위하여 자기 왕권을 높여 주신 것을 알게 되었다.”
다윗은 성공적으로 통일국가를 이룩했으며, 영토를 넓혔고 점령지의 백성들을 잘 다스렸습니다. 주변 민족들을 통해 통일 국가의 공정과 정의를 실현해나갔습니다.
첫댓글 돌멩이를 파악....던져 골리앗의 이마를
맞춰 쓰러뜨린 용감한 소년 다윗밖에 모르다가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 재미납니다^^
신부님...고맙습니다..
어젯밤에는 초승달이 떴어요
가느다란 하늘피리가 찬미해요^^
의리의 사나이 다윗~~~~멋지시군요~~^^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 궁금합니다~~~
건성으로 읽으며 지나갔던 부분을 자세하게 소개해 주셔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