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젊어가는 과우산악회
-과기부산악회 결성 30주년 그 맥을 이어가다-
류 우 식
과학기술부가 세종로 시절을 마감하고 과천시절의 막을 연 것은 1982년 여름이었다. 그때는 우리 부처가 힘이 없어서 서울의 중심지역에서 교통도 불편하고 주변 여건도 매우 빈약한 경기도 시골로 밀려서 간 것이라고 자못 불평이 많았다. 정부 여러 부처 중 제일 먼저 청사를 이전한 것이다. 그러나 지내면서 공기도 좋고 경관도 수려해서 오기를 잘했다고 내심 위로도 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해 7월 27일부터 이전 작업을 시작하여 마지막 7월 30일 장관실과 총무과를 옮기는 것으로 4일간의 이전작업을 마쳤다.
청사이전 후 생경한 분위기가 어느 정도 정돈 되면서 당시 총무과에서는 직원의 사기를 높이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직장 내 동호회 결성을 시작하여 전 직원이 하나 이상의 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하기를 적극 권장하였다. 등산, 바둑, 배구, 탁구 등의 동호회가 등록 되었던 것으로 생각난다.
나는 등산동호회에 가입했다. 산골 태생이라 산에서 성장을 하여 산을 무척 좋아하는 터에 건강상 이유로 당시 서울 근교의 산은 물론 이름이 알려진 전국의 높은 산은 여기저기 두루 섭렵하였었기에 직장산악회 추진에 나름대로 열성이었다.
“과학기술처산악회”라는 명칭으로 회칙도 만들고 회원 유치도 열심히 하여 50여명이 참여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른 동호회 보다 월등히 회원 수가 많았다. 초대 회장에 당시 기획관리실장 권원기님을 추대하고 임원으로는 부회장, 간사, 총무를 두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해 1982년 9월 19일(일)에 회장 인솔하에 불암산 산행으로 결성기념 발대식을 가짐으로써 과기처산악회의 막을 열었다. 그날 10:30에 태릉 버스종점에서 집결하여 기념타월을 나눠 갖고 정상(507m)에 올라 호연의 기를 토해 내며 과기처산악회의 장도를 기약했었다.
역대 회장으로는 2대회장 장수영님, 그리고 선후관계는 명확하지 않으나 이춘섭님, 허남님, 정진익님, 유희열님, 최홍식님 들이 생각난다. 월1회의 정기산행을 하였는데 대개 원거리 전국의 명산 산행이었다. 다행히 출연연구소의 차량지원이 있었기에 원거리 산행이 용이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산행은 지리산 천왕봉 야간등반이고, 헬리혜성을 관측한다고 소백산 천문대 산행, 광주과기원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월출산 오름 등이다.
과기처산악회 당시에 제작하여 사용했던 과기처산악회 뱃지와 제공받았던 산행모를 사진으로 실어본다. 뱃지에는 알파벳으로 MOST를 형상화했고 이것을 산행장비 중 가장 기초 필수품인 등산화가 우직스런 모습으로 받쳐주고 있다.
M=왼편의 두 산봉, O=중앙의 원(원 내에는 푸른 산을 오르는 길을 상징하는 과기산악회 로고인데 공모에 당선된 정갑진 작품), S=오른쪽의 자일, T=오른 쪽의 스틱
뱃지 이미지 구상은 내가 했고 세련된 디자인을 뱃지 제작사에 의뢰하였는데 거기서도 원안을 그대로 제작해버렸던 것이어서 매우 투박하고 거칠다. 산악회기도 만들었는데 없어졌을게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과우산악회 출범도 10년은 넘었으리라. 임원진용이 새로 짜이면서 과우산악회가 매우 역동적으로 우의와 체력을 증진하는 활약상은 절로 찬사를 발하게 한다. 과기부산악회에 강한 애착을 가졌던 한 사람으로서 과우산악회가 한층 젊어지고 있음에 경의를 드린다. 아울러 과기처산악회 30주년이 되는 올 해 과우산악회가 과기부산악회의 연장선상에서 더욱 발전하고 알찬 산행 뜻있는 산행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
첫댓글 82년도 그 당시 과기처 산악회가 있었군요.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과학기술처의 정동시절. 이정국. 이재원. 이두형 등등이 주축이 된 산악회가 있었습니다. 과기처산악회 모자도 있었고 산이 세개가 그려진 이니셜도 있었으며 활동도 열심히 한것으로 기억 되는데 지금은 그분들이 모두 고인이 되어버렸네요?. 묻혀버린 역사의 한 단면 이어서 인생의 무상을 느낍니다. 오늘날 과우산악회가 그 명맥을 잇고 있다는 사실자체에서 과우회의 빛나는 가치를 발견합니다. 새해 더욱 분투하시고 산악회의 모든일이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가슴이 짠해 오네요. 묻혀버린 정동시절 과기산악회! 세종로시절 과기산악회는 선배 산악회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고 지나쳤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쉽네요. 그래서 사람은 가도 조직은 남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그런 사실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