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꽃 사루비아의 꽃말은 불타는 정열로 당신을 포옹함이다.
오락실 게임중 젝팟은 7이 세 개 겹치는 때 가장 훌륭하고 멋지다.
우리의 모교 용문고가 자랑하는 OB합창단의 제 7회 정기연주회가 7월 7일 오후7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하필이면 어제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가 발생하여 7이라는 숫자를 둘러싸고 온갖 추측과 낭설이 분분하여 옥의 티이기는 하나 하여튼 의미있는 날에 열린 연주회는 정말 촉촉한 분위기의 날씨에 걸맞게 운치있고 낭만적이며 환상적이기까지 하였다.
나는 학창시절에 유일하게 빵점을 맞아본 게 음악과목이었고 고교시절 이정지 선생님으로부터는 너처럼 노래 못하는 놈을 처음보았다라는 핀잔과 힐난을 듣기도 하였다.
이런 음치 아빠를 둔 탓인지 아들놈도 노래를 진짜로 못해 이를 안타까이 여겨 극복시켜 보고자 내 처가 아들을 음악학원에 보냈더니 학원선생이 나의 음악적 능력을 표현한 이선생님보다 더한 어조로 부정적 평가를 하여 이에 충격을 받은 아이 녀석이 소아틱이 생겨 수년에 걸친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할진대 감히 음악을 평가하거나 음악을 거론한다는 자체가 공자 앞에서 문자를 쓰거나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식의 매우 부적절하고 주제넘는 짓이라는 전제를 달고 글을 쓰고자 한다.
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쓸데없이 많은 자료를 뒤지는 것보다 차라리 언젠가 들었던 얘기로 대신하자면 대중가요가 감성을 어루만지는 거라면 클래식 음악은 영혼을 터치하고 끄집어 내는거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어제의 감흥은 거의 이러한 수준이었다고 자부한다.
거기다 경제적 부담없이 영혼을 정화시켜 카타르시스를 만끽하게 한다면 도시락 싸들고 찾아 다닐 일 아닌가?
6년 전인가 총동문회 수석사무차장을 하면서 접하게 된 미르메일콰이어 합창단의 공연을 매해 거르지 않고 즐겼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반드시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일찍이 해 두었다.
잘 알다시피 김시구, 김형수, 박정완 동기가 꾸준히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고 윤성보 선생님의 지휘가 못 미치는 구석구석까지 챙기면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에 더욱 구미가 댕겼다.
그런데 아뿔싸 동문산악회 정기등반이 겹쳐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기지를 발휘하여 아침 열시부터 시작한 서울대앞의 삼성산 등반에 합류하였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전체 참가인원도 많지 않은데 우리 동기마저 이청모와 나 달랑 둘뿐이었다.
청모한테도 미리 상황을 설명하였듯이 진행 팀에도 오늘 OB합창단의 공연이 있어 하산 후 뒤풀이에 참석할 수 없다는 이해를 구하고 오후 세시경 아쉬운 맘을 달래며 귀가하여 늦은 점심을 먹고 다섯시가 너머 집사람과 함께 성남으로 향했다.
이동하는데 시구가 전화를 걸어와서 혹시 내가 시구를 할 일이 있나(?) 의아해 하면서 통화해보니 우리 동기들에게 나누어 줄 티켓을 20장 -그것도 앞쪽 좋은 자리에 확보해 놓았으니 도착하여 전달받아 동기들을 챙겨달라는 내용이어서 옳거니 20명 정도만 오면 전체적으로도 면이 서고 열심히 연습한 우리 친구들 한테도 많은 힘이 되겠다는 기대를 하였다.
그래서 속속 도착한 시구 어부인, 방정남 부부, 고정욱 부부와 담소를 나누면서 동기들을 애타게 기다리는데 임선택과 범창수 회장 부부가 나중에 도착한다는 소식에 안도하면서 더 이상의 성과없이 애꿎은 티켓만 이리 만지고 저리 만지다가 입장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도입부인 미사곡을 들으며 무지 지루하네 언제 박수를 쳐야하지? 고민을 하면서 공연의 성공여부에 우려를 하는 사이 등장한 용문 합창단 출신으로 이루어진 아카펠라 그룹 엑시트의 자기네말로 매우 정적인 활동을 한다는 말과는 달리 대단히 흥겹고 어깨춤이 절로나고 자연스레 박자가 나오는 곡을 들으면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어진 테너이자 후배인 이상철의 공연과 외부 여성합창단과의 혼성합창을 들으면서 더욱 탄탄하고 짜임새있는 구성이 훌륭하여 감탄이 나오는데 짜장면이라는 곡의 웃음보를 터지게 하는 선택들을 보면서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데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용문의 첫 글자인 용의 순 우리말인 미르를 따서 지었다는 미르메일콰이어란 이름이 상징하듯이 시공을 뛰어넘는 용의 영원성을 바탕으로 범우주적인 사랑과 평화의 이념을 실천하는 합창공동체답게 참석자 모두의 마음과 정신, 신체를 아우르는 음악성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였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하였듯이 참석자가 400여명에 불과하여 다소 아쉬움이 남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내공을 가지고 더욱 정진한다면 무한한 발전을 기대해 마지 않으며 이미 정평이 나있기는 하나 전국에서도 빠지지 않는 훌륭하고 역동적인 합창단으로 거듭나고 이 합창단의 주축으로 많은 기여와 공헌을 하고 있는 동기 세명의 역할에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다만 그러하기까지 어떤 조직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모든 구성원의 많은 참여와 관심들이 바탕이 되어야 할 걸로 생각하며, 한때 총동문회 활동을 했던 나의 입장을 벗어나서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특히나 사이버 기자 홍종이가 생업을 위해 본거지를 부산으로 옮겨간 자리가 매우 크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며 빠른 시일안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박내 귀경하기를 고대한다 ㅋㅋ
언젠가 말했듯이 국적과 본적은 바꿀 수 있으나 용문출신이라는 학적을 영원히 바꿀 수 없을 것이며 다만 용문이 맘에 안 들고 부끄럽다고 여긴다면 세탁은 할 수 있겠지~
이제 범창수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김시구 동기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끝내고자 한다.
뒤풀이에서 배가 터지도록 포식을 시켜준 범회장, 그리고 안전한 귀가길이 되도록 대리운전 기사까지 붙여준 시구 덕분에 먹고 자는데 불편함이 없었단다. 댕큐~
내년에도 이렇게 해준다면 많은 동기들이 합류하지 않을까? ㅋ
일기 불순한데 동기들 건강 잘 챙기기 바라고
세 동기가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미르메일콰이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아울러 불타는 정열로 가득찬 사랑을 하세요
첫댓글 재곤이의 글은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해서 그 장소, 그 분위기가 머리에 그려진다. 덤으로 그 자리에 모인 친구들의 우정까지 느끼게 한다. 고맙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좋은 행사가 되었을 것이다.
열심히 연습하고 공연까지 한 친구들이 부럽다.... 미르메일콰이어 ... 만세
김시구 김형수...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