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조금 더 이른 6시 무렵에 천변으로 내려간다.
TV에서는 월드컵 4강전 첫경기인 브라질과 독일의 전반전이 끝났는데 이미 5:0으로 독일이 앞도하고 있어 충격적인 상황, 덕분에 경기는 볼것도 없게 되었고...
비록 샤킹 수준이지만 초반부터 달리는 폼으로 다가공원으로 향한다.
태풍 너구리가 올라온다고 난린데 태풍전야, 아니 태풍전조인지 바람 한점도 없이 햇살이 내려쬔다.
다가교를 지나고 국궁장 방향으로 올라가지 않고 엄마랑아가랑 어린이집 옆길로 들어가 동네를 돈 뒤 신일아파트와 엠마오사랑병원 사이의 숲길을 통해 공원 정상에 오른다.
영렬탑 옆에선 생활체조가 한창이고 앞쪽 광장에선 베드민턴 경기가 뜨겁다.
어디에 머물지 않고 바로 바로 통과해 국궁장 방향으로 내려가는 경사로를 타는데 여기 또한 엇그제 완산칠봉 오르막길과 같이 대단히 미끄럽다.
큰나무들이 햇빛을 가리고 있어 늘 습한 상태인데다 떨어진 나뭇잎이 치워지지 않아 시멘트 바닥 표면을 코팅하듯 덮어버린 것. 그러니까 비만 오면 그냥 미끈덕!
말리를 앞세워 조심조심 내려간 다음 천변길로 돌아오는데 아까 올라올때는 해가 비치더니 어느새 흐린날이 되었다.
어은교 무렵부터 아들이 속도를 내며 앞서가는데 점점 빨라지는게 심상치가 않다.
4분대 초반 페이스로 달리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쫒아가며 상황을 살핀다.
말리녀석이 앞서가는 사람의 주변에서 밀당을 하지 않고 내 주변에서만 달리니 더이상 큰 자극은 주어지지 않는다.
무슨 의도에선지 쾌속질주를 계속하던 녀석이 백제교 광장에서 멈춰서고 이후부턴 걸어서...겨우 500미터 남았는데?
말리와 나는 이후부터 속도를 대폭 낮췄지만 달리는 자세로 징검다리까지~
천변을 출발한지 1시간이 되어 돌아왔으니 거리와 강도 모든면에서 가장 높아졌다.
씻고 나서 월드컵 소식을 들으니 7:1로 경기는 종료되었단다.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참사가 발생했는데 다혈질인 브라질 사람들 폭동이라도 일어날 것 같다.
어떻게 이런일이...살다보니 참!!!
안원장님과 철수형님 내외랑 저녁을 먹기로 했기에 런닝 대신 말리를 데리고 이편한세상까지 속보로 걷고 철봉과 평행봉만 2세트씩 해주고 돌아오는 것으로 정리한다.
그런데 약속장소인 어은골 쌍다리 부근까지 걸어서 가는 동안 남은 시간이 15분, 거리는 2Km인데 도저히 맞출수가 없다.
서신교를 지날무렵부턴 달리는 모드로 전환,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조사장님이 웬 그런 복장으로 달리고 있냐며 놀란다.
1Km를 달린 덕에 시간은 맞췄고 식당에 들어선 뒤론 몸을 식히느라 에어컨 앞에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