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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에 출간한 '궁금해요, 정약용'을 쓰기 위해 약 6개월간 여러가지 책을 살펴보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정난주.
정약현의 딸이고 정약용의 조카인 그녀는 남인 명문가의 장녀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살았던 그녀에게 닥친 고난. 신유박해로 남편 황사영은 참형 당하고 시어머니는 거제도로, 그녀와 어린 아들은 제주도로 보내집니다.
어린 아들만큼은 관비의 삶을 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추자에서 아들을 빼돌리고 평생을 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미안함에 사무쳐 살아야했던 그녀.
관노비 신분에도 올곧고 강직하고 기품있는 성품을 버리지 않는 난주를 눈엣가시로 여겨 그녀를 모함하는 사람들이 줄곧 나타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녀를 사모하는 사람들도 주변에 머물면서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계속되는 모함과 시기, 그 모든 역경을 묵묵하게 뚫고 나가는 여인, 정난주.
이 책을 읽는 동안 어찌나 가슴 졸였는지....하나의 고난이 끝나면 또다른 고난이 나타나고 또 나타나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난주의 삶을 보여준다는 것. 아, 그래서 그 모든 것을 잘 견뎌냈구나, 하는 안도감을 독자에게 주고 있지요.
역사는 조선 양반 남자들에게 온통 조명이 비춰질 뿐,
그때 힘들고 지난한 삶을 살아낸 여인의 이야기는 볼 수 없던 터...
이 소설은 첫 장부터 끝날 때까지 내내 두근두근 떨림과 고통, 아픔을 느끼면서 주인공 난주가 될 수밖에 없는 책.
역사와 종교, 실존인물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빼어난 문장과 개성 있는 문체로 녹진하게 녹여낸 소설, 당시 제주의 풍습과 방언 등을 뛰어난 수준으로 고증하고 복원해낸 그 자체로도 대단히 멋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