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생명체인 동식물은 80% 이상의 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물은 생명체 내에서도 끊임없는 신진대사를 통해 순환하고 있다. 만약 한시라도 이 신진대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동식물은 사멸하고 말 것이다. 자연에서도 물은 끊임없이 모양을 바꿔가면서 순환하고 있지만 줄지 않고 지구가 태어날 때인 30억 년 전과 똑 같은 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약 14억km3로 이 양은 불변이라고 한다. 에너지 불변의 법칙과 같다고나 할까. 나는 아직도 정확히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지구상에 있는 물은 어느 곳에 어떠한 형태로 있든지 간에 변하지 않고 물의 성분을 가지고 존재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든다.
또한 어떠한 형태로 오염된 물이라 하도라도 물은 태양에너지에 의하여 증발되기 때문에 깨끗해진다. 즉 오염물질만 땅에 남겨두고 물은 수중기로 증발되어 승천하기 때문에 깨끗이 정화된다. 증발된 물이 하늘로 올라가 안개, 구름,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있다가 지구표면에 돌아왔을 때 그 대부분의 물이 곧바로 증발한다. 비로 내려온 물의 대부분은 바다나 호수에 머물거나 지하수가 된다. 증발되지 않은 물은 중력에 의하여 하천으로 흘러 내려가면서 각종 물질을 녹여 품고 다시 모든 순환이 시작되는 바다로 흘러들러간다. 물을 증발 시키는 태양에너지의 거대한 자동 증류 시스템은 조물주가 자연에게 거저 준 값 비싼 귀한 선물인 셈이다.
만약 바다에 물이 모이지 않고 증발만 계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나 다행으로 대기 중에는 12,900㎦이상의 수분을 함유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량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전체의 물의 양인 약 14억km3에 비하면 미미한 존재이지만 생태계를 갈라놓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의 물은 수증기, 안개, 구름, 눈, 비, 얼음 등으로 모습을 바꾸면서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다. 대기 중에 수증기가 증가한 만큼 눈, 비, 우박이 되어 지상에 다시 돌아온다. 지구에 있는 지하수 중 45% 정도가 땅속 800m 이내에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 대부분은 대수층 속에 괴어 있다가 수위가 올라가고 수압이 높아짐에 따라 지표로 나와 샘이나 강에 이른다.
증발된 물이 비의 형태로 지구로 되돌아 올 때 정화된 그 깨끗한 물을 사람이 사용하기엔 전적으로 자연환경과 인위적 환경에 의해 제약을 받게 된다. 근대에 와서 폭발적인 인구증과와 공업화로 인한 자연환경의 급속한 오염으로 마실 물조차도 귀하게 되었다. 70여 년 전 까지만 해도 한강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 때 서울 인구가 80만 명 정도 이었지만 지금은 1천만명이상의 인구가 서울에 살고 있으며 서울수도권에만 2천 500만 명 이상이 살고 있으니 가히 그 물의 오염도를 짐작하고도 남겠다. 한강을 되살리기 위하여 각종 정화시설을 설치 운영한 결과 한강물은 예상외로 정화되었지만 아직도 수돗물을 그대로 식수로 사용하는 시민들은 별로 없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값 비싼 생수를 사서 마시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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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수돗물이 식수로 사용하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강변하지만 이를 믿으려는 국민이 별로 없다. 한마디로 정부의 말을 믿지 않고 곧이듣지도 않는 것이다. 즉 무조건 불신하는 것이다. 거기다 생수생산판매업자의 약삭빠른 상술이 이를 가세하고 있다. 나는 한 때 기독교 계통의 선교합창단에서 합창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해방촌에 있었던 미국인이 시무하는 하나님의 교회(God of Church )에서 일주일에 한번 월요일에 합창연습을 하게 되어 자주 그 교회를 드나들게 되었다. 한번은 물을 마시러 냉장고를 살펴보니 생수병이 보이지 않아 그 미국인 목사님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자기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고 있다고 한다. 한국정부에서 수돗물을 식수로 마시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하고 있기에 의심하지 않고 마시고 있다고 하며 거기에다 곁들여 국민을 위한 정부에서 하는 말을 믿지 않으면서 누구 말을 믿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크게 깨달은 바가 많았다. 즉 우리나라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국민에게도 문제가 많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를 리드하는 강대국이 된 것도 서로가 신뢰하는 정치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느꼈다.
물중에는 순환에 참여하지 못하는 물이 있다고 한다. 땅 속에 스며든 물중에서 어떤 것은 수십 년부터 수천 년 동안 순환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수만 년 동안 바다 밑 깊은 곳의 수성암 구멍 속에 가두어진 물을 유류수(遺留水)라고 한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땅 속 깊숙한 곳에는 지금으로부터 3만 년 전 쯤 인 '뷔름 빙하 시대'에 내린 빗물이 괴어 있다고 한다. 또 수십억 년 전 우주 먼지에서 지구가 탄생될 때 같이 생겨난 물 가운데 지구가 형성된 이후 수많은 지각변동에도 불구하고 땅 속 깊은 곳에서 물의 순환에 참여할 수 없는 물이 있다고 한다. 이 물은 결정수(結晶水)의 형태로 바위 속에 들어 있으며 이를 처녀수라고 한다.
이 처녀수는 자신을 가두고 있는 바위가 화산활동에 의해 열리지 않는 한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슬픈 운명을 지니고 있다. 이 처녀수는 오늘도 수증기로 승천 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지금 북극 만년빙하수를 수입해 신비에 찬 물이라 하여 1리터에 1만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바다 깊은 곳에 모여 있는 6각형의 심층수도 마찬가지다. 이 귀중한 처녀수 1리터의 값을 1년에 1원으로 계산 해 보면 30억 원이 된다. 약삭빠른 어느 누가 이 물을 선취해 상품으로 내 놓을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