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전사·19명 부상한 北 서해 도발사건 ‘제2연평해전’ 영화화
해군 장병들 활약, 다큐처럼 담아… 마지막 실제 영결식 인상적
영화 계기로 ‘교전→해전’ 명칭 바뀌고 전사자로서 보상받게 돼
지난 24일은 ‘서해수호의 날’이었다.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이 주로 서해에서 발생하면서 정부가 소중한 생명을 바친 호국 영웅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을 상기해 국가 안보의식을 새롭게 하자는 취지로 지정했다.
가장 많은 46명이 전사한 천안함 피격(3월 26일)의 날이 계기가 돼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이 ‘서해수호의 날’이 됐다.
‘서해수호의 날’은 북한에 대해 군사적 대비는 물론, 비군사적 대비 즉 우리 사회 전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 대립이나 사회 갈등을 극복하고 북한 도발에서 만큼은 한마음으로 대처하자는 국가적인 염원이 담겨 있다.
북한 서해 도발 사건 가운데 영화로 제작된 것이 제2연평해전이다. 영화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군을 우리 해군이 죽음을 불사하고 싸워 북한군을 격퇴시키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는 2002년 6월, 국민 모두가 월드컵 응원에 목청을 높이던 그 시간에, 서해안을 침범한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희생당한 우리 해군 장병들의 영웅적이지만 안타까운 무용담을 표현하고 있다.
실제 북한의 기습적 포격으로 시작된 이 해전에서 참수리-357 고속정은 침몰됐으며, 정장 윤영하 소령을 비롯해 한상국 상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이상 추서계급)까지 6명의 해군이 전사하고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영화는 의무병인 박동혁 상병(이현우)이 참수리-357정으로 전입해 오면서 시작한다. 영화 전반부는 참수리-357정 대원 간 가족 같은 전우애와 개인사를 보여준다. 홀어머니를 둔 어려운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박동혁 상병을 비롯해 같은 해군장교 출신의 부친을 둔 윤영하 대위, 육상 근무를 원하는 아내의 불만 속에서도 대원들에겐 형님 같은 한상국 중사(진) 등의 인정 넘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참수리-357정 대원의 전투장면. 운명의 29일 NLL을 침범해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북한군에 맞서 싸운 우리 해군 장병들의 악전고투 활약상을 다큐멘터리처럼 시간대 별로 보여준다. 빗발치는 적의 총탄 속에서도 윤 대위 등 부상자들을 살리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주인공 박 상병의 모습이 감동스럽다.
후반부는 북한군을 퇴각시키고 병원에 후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둔 박 상병, 윤 대위 등의 비보를 전해 들은 전사자 가족들의 아픔과 실제 영결식 영상이 대미를 장식한다.
영화 ‘연평해전’은 영화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출연진이 교체되고 촬영이 중단되는 등 제작 단계부터 순탄치 않았던 영화는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연평해전’은 결국 완성돼 관객 동원(600만 명)에 성공한 콘텐츠로 거듭났다. 일부에서 국가정책 홍보용 영화쯤이라고 여겼을 영화가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근래 들어 대부분의 군 소재 한국 영화들은 북한이 주적(主敵)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북한 캐릭터들을 우호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연평해전’은 이념적으로 모호하고 편향된 시각이 많은 우리 군 소재 영화에 일격을 가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넓혀준 작품임에 틀림없다.
영화는 월드컵 열기와 당시 정치적 이유로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우리 젊은 영웅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추모하지 못했던 우리 자신을 반성하게 한다. 나라 전체가 월드컵에 열광했으면서도 정작 그 월드컵을 볼 수 있게 해준 젊은이들의 죽음을 외면했다. 혹시 월드컵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봐 모른 척하지는 않았는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영화는 연평해전의 명칭과 대우에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정치적 이유 등으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 채 ‘공무상 사망’한 것으로 취급했던 연평해전의 영웅들은 ‘전사자’ 로 보상을 받게 됐고, 북한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름도 ‘교전’으로 명명되다 ‘해전’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