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새
성선경
나는 지금 새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다
나는 지금 꽃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다
나는 지금 생각 너머에 가 있다
나는 지금 둥지를 만들지 않는 새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향기를 품지 않은 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여름은 늘 너무 덥고
겨울은 너무 춥다
나는 지금 생각 그 너머에 가 있다
둥지가 없는 새는 알을 품지 않는다
향기를 품지 않은 꽃은 오래 시든다
봄이라고 늘 화창하지도 않고
가을이라 늘 청명하지도 않다
나는 지금 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지금 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 번도 울지 않는 새가 있었다
한 번도 향기를 품지 않은 꽃이 있었다
그때 너는 어디에 가 있었나?
나는 지금 울음 그 너머에 가 있다
나는 지금 향기 그 너머에 가 있다
카페 게시글
마음에 닿은 자유시
울지 않는 새/ 성선경
김영란
추천 0
조회 81
26.03.21 15:18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꽃 나무 가지 사이사이에 울지 않는 새가 하나 둘 날아왔다
고요란 이런 것이다
가르쳐 주기라도 할 듯
겨드랑이에서 돋아나는
날개가 서로 부딪기지 않게 조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