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스가 뭐야?(월요오전반 이상준)

“근데 세계관? 세계관이라는 게 뭐야? 선예야 네가 얘기 좀 해줘 봐. 언니 진짜 몰라!” _엄마는 아이돌, Next Level 안무 연습 중  “확고한 세상을 구축한 느낌? 31호 유니버스 같은 느낌!” _싱어게인2 31호의 노래를 듣고 70호의 평가 중       요즘 젊은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세계관’이란 용어다. 이 용어를 영어로 하면 ‘월드뷰’(world-view)인데, 요즘 젊은이들은 유니버스(Universe)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영어를 옛날식으로 배운 사람들에게 ‘유니버스’라고 하면 ‘우주’라는 뜻만 생각하거나 미인대회를 떠올리겠지만, 원래 그런 뜻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설정’, ‘배경세계’, ‘배경 설정’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유니버스를 세계관이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이다. 줄여서 ‘MCU’라고 부른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프랜차이즈 히어로 시리즈물이 엄청 많은데, 아이언맨에서부터 시작해서 캡틴 아메리카, 최근에 신작을 개봉한 스파이더맨, 헐크, 닥터 스트레인지, 블랙 팬서 등이다. 놀라운 것은 이런 히어로 영화들이 어느 날 갑자기 어벤져스 시리즈로 연결이 되더니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관, 곧 유니버스를 형성하면서 마블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내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영화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다양한 사회, 문화 영역 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확대되고 있고, 젊은이들은 그것을 볼 때마다 “저 사람의 세계관이 궁금하다” 혹은 “정말 유니버스한 느낌이야”라는 말로 열광하고 그것을 인정해 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질문을 우리 자신들에게 던져보면 어떨까? “기독교는 어떤 세계관일까? 기독교인들은 어떤 유니버스를 추구하고 있으며, 우리가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유니버스는 어떤 것일까?”       어렵고 생소한 질문 같지만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기독교 세계관’이란 용어로 이 일을 해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기독교 세계관을 ‘창조 - 타락 - 구속’으로 정의하고, 망가지고 깨어진 세상 속에서 성경적인 세계관을 이루어 가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 왔다. 최근에는 거기에 ‘새 창조’를 더해서 ‘창조 - 타락 - 구속 - 새 창조’라는 개념으로 보완 했고, 또한 ‘하나님의 나라’를 더해서 성경이라는 큰 그림, 곧 ‘메타-내러티브’(meta-narrative)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개신교 안에서 일어난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슬프게도 처참한 실패라고 볼 수 있다. 한때 공격적인 문화운동으로 나름 열매를 보는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높은 울타리를 넘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기독교 세계관 운동이 끝이 나나 했는데, 최근에 의외의 바람이 외부에서부터 세차게 불어오기 시작했다. 그 생소한 용어를 세상 사람들과 다양한 기업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세계관이라는게 뭐야?”, “정말 유니버스 한데!”, “앞으로 ** 유니버스 시대를 구축하겠습니다!”       이런 변화 앞에 우리는 성경적인 세계관, 성경적인 유니버스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도전 앞에 서 있게 되었다. 그저 죽어서 하늘 너머에 있는 천국에 가는 것이 성경적인 유니버스라고 착각했던 우리의 실수를 인정하고,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인간의 죄로 인해 망가지고 깨어진 이 땅을 다시 처음 창조의 상태로 회복하기 위해, 구원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통해 하나님의 유니버스를 이 땅에 구현해 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 주어야 한다.       그야말로 진정한 세계관 전쟁, 영적인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영적 전쟁이라고 하면 어떤 신령한 힘을 가진 존재들의 하늘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성경이 보여주는 참된 영적인 전쟁은 인간이 매일 살아가는 땅 위에서 벌어지는 세계관의 전쟁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유니버스를 그 분이 주신 몸으로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매일 힘써야 한다. 이것을 통해 세상 사람들의 입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과 고백이 나와야 한다.  “근데 기독교 세계관?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게 뭐야?”“확고한 세상을 구축한 느낌? 성경적 유니버스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