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23일 연중 제 7주일 /
서로 서로 사랑합시다
★ 복음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 마태오 5,38 - 48 >
[ 강 론 ]
† 사랑합시다 †
- 맹 석철 신부 -
예전에 뽀빠이 이상용이 진행하던
‘장수만세’라는 노년층을 위한 TV프로그램이 있었다.
프로그램 중에 질의응답 퀴즈가 있었는데,
부부 중 한쪽이 문제를 내면 상대방이 맞히는 게임이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
영감님이
“‘당신과 나’같은 사이를 두자로 뭐라고 하지”라고 말하자
할머니께서
“웬수”라고 답하셨고,
다시 영감님이
“‘당신과 나처럼 평생을 함께 해로하는 것’을
네 글자로 말하면 뭐지”라고 묻자
할머니께서는
“평생웬수”라 답하셨다.
남녀가 연애하며 서로 사랑할 땐
“당신 없이 난 못 살아!” 하더니,
몇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단물 다 빠지고 나니까
“당신 때문에 내가 못 살아!”가 된다.
여러분은 경험으로 다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우리들의 사랑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방법이 잘못되었기에
‘부부’가 ‘웬수’가 되고,
‘천생연분’이 ‘평생웬수’가 되는 것이다.
부부 사랑도, 가족 사랑도 이웃과 원수 사랑도
바보가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사랑하는 법을 바꾸라고 하신다.
약자에게는 맞서지 말고,
오른 뺨을 맞거든 왼뺨까지,
속옷을 뺏으면 겉옷까지,
천 걸음을 강요하면 이천 걸음을,
달라면 주고,
꿔 달래도 그냥 주어라.
그리고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결국 이 모든 말씀의 요지는
사랑에 어떤 조건도 달지 말라는 것이다.
사랑에는 좀스럽고 편협한 사랑이 있는가하면
한없이 넓은 하늘과 바다같은 사랑이 있다.
악질이나 선량을 가리지 않고 햇빛을 주시고,
표독한 자나 의인을 차별하지 않고 비를 주시는
하느님의 큰 사랑을 배우라는 것이다.
하느님의 사랑은 잔머리를 굴리며 주판알 튀기는
‘받기 위해 주는’ 이기적이고 가식적이고 소아적인
사랑이 아니다.
모두를 품어 안는 대지와 태양처럼 무조건
퍼주는 어리석은 사랑이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네 처자식만 아끼고 돌보아 준다면
그것은 세리도, 도둑강도도, 몰염치한도, 성폭력범도 …
어중이떠중이도 심지어는 짐승들도 완벽하게
살아내는 본능일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자비로운)사람이 되어라.”
여기서 완전하다는 것은, 어떤 행동이나
윤리도덕의 완벽함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의 완(온)전함을 뜻하는 것이다.
편협하고 이기적인 사랑을 넘어 혈육과 편정을
초월한 무조건적 사랑을 완성하라는 뜻이다.
우리는 나를 위해 너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너를 위해 너를 사랑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 1분 묵상 ]
오늘 강론 해 주신 맹 석철 신부님은
장가도 안 가셨지만 부부의 사랑을
많이 연구하신 전문가 같습니다.^^
사람은
사랑없이는 살 수가 없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해도 사랑만 있으면
용기와 희망을 가꾸며 살아갑니다.
그런 걸 잘 알면서도
타인을 사랑하는 일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범죄자들을 분석 해 보면 한결같이
사랑 결핍에서 오는 병증인 행동이다'라고 합니다
맹 신부님 말씀처럼
참 사랑이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들은 진실로 사랑을 하면서
살고 계시나요?
사랑은 용서가 따라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불합격 입니다!"
이 말씀은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고백입니다.
우리 모두는 '진실로 사랑하며 살았노라'고
자신있게 대답 할 수 없겠지만
'최소한 노력은 하고있다'는 것은
합격이 되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고린토 전서 13장의 '사랑'을
음미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주일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