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빈과 유린은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왔다. 유빈은 유린을 집에 데려다 줄려고 유린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자..오늘은 일찍 집에 가야지.."
"오빠...겨우 10시쯔음 인데?"
유린은 유빈과 헤어지는게 못내 아쉬워 아양을 떨었다.
"떨어두 소용없어.."
"피이..."
하늘은 점점 어두워졌고 유빈은 유린을 집 앞에까지 대려다 줬을 때는 이미 하늘은 어두 컴컴해 져있었다.
"휴...아직 애같에..열 여덟이나 된 기지배가...훗.."
유빈은 유린이 집에 들어 가는걸 확인한 후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걸음을 옮기는 유빈은 왠지 모르게 기분이 이상했다.
'이상하다 그리 늦은 시각은 아닌데... 사람이 없지? 좀 찝찝한데...엥? 골목길에 웬 안개가?'
이상하게 앞이 점점 뿌옇게 변하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잘못 보는 건가...?'
"유린! 왜 이리 늦었어?"
"푸헥? 늦었다구? 지금 겨우 10시인데?...언니두 참.."
유린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그의 이란성 쌍둥이 언니인 예린에게 한바탕 잔소리를 들었다.
"언니 잔소린 엄마 맞먹는 다니깐~"
"머라구?"
"메에롱~~"
"야 너..!!"
유린은 한바탕 언니와 말다툼한 후에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유빈에게 받은 수정 목거리를 꺼내어 보았다.
"이쁘다... 투명한게..."
유린은 그 수정을 빛에 비춰 보았다. 스탠드 불빛에 반사되어 약간 노란빛이 반사 되는듯해 보였다.
'내가 졸려서 그런가?'
유빈은 자신의 눈을 비벼 다시 보았으나 안개 같은 것이 아닌 안개가 끼는 것이었다. 그 안개는 점점 짙어지더니 한치 앞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짙어졌다. 유빈은 점차 두려워 졌다.
더듬더듬 거리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때 저편에서 어떤 물체 여럿이 걸어오는 듯..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어그적 거리면서 사람 같은 물체가 걸어 오는 것이었다. 유빈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왠지 모르게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이 섰다. 다시 되돌아 도망치려 몸을 돌렸을 때 뒤쪽에도 많은 그림자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얼마 후 그 그림자들의 모습이 완전히 들어났다. 맨 앞에는 중세 유럽에서 수도승 같은 복장을 한자가 서 있었고 뒤쪽에는 눈에 생기를 띠지 않는... 시체 같은 자들이 서 있었다. 맨 앞의 수도승 복장의 사람이 뭐라 말하는 것 같으나 유빈에게는 그저 입만 뻥긋거리는거로만 보이지 않았다.
'말두 안돼!...설마..이게 꿈이란 말이야?'
유빈은 두려운 마음에 도망치려 했으나 이상하게 꼼짝 두 할 수가 없었다. 그 자는 서서히 칼을 들고 다가 왔다. 그자는 칼끝을 유빈의 심장 부근의 가슴에 대었다. 유빈은 벗어나려고 몸부림 쳤으나 그럴 수 없었다. 바로 그때 누군가가 뒷편에서부터 다가와 시체 같은 사람들을 제치고 나타나 그 수도승 복장의 남자를 쓰러트렸다. 바로 그것을 보고는 유빈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쓰러지며 정신을 잃었다.
"한유빈군! 정신차려!"
유빈은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으...음.. 당신은...?"
"나야..제갈 천.. 자넨 참 특이한 버릇이 있네? 길거리에 쓰러져 자니 말야... 난 죽었는줄 알구 깜짝 놀랐네...하하.."
"꿈...? 혹시... 수도승 복장의 남자 못 봤어? 안개는?"
"엥?... 꿈꿨나 보지? 하하..이런 이런.. 몸이 많이 허한가 봐... 보약 한 첩 지어 먹어.."
"...고마워..."
바지를 털며 일어난 유빈은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다가 주머니에서 두고 왔는줄로만 알았던 ‘목걸이’가 있었다.
"이건...? 내가 물어 보려던 거야.. 혹시 이 목걸이에 대해서 뭘 아나?"
"흠?"
유빈이 천에게 건네준 목걸이는 탁한 붉은 빛이 감도는 돌이 달린 목걸이였다.
"이건......"
"...천? 뭔가...알고 있는 거야?"
"이건..'선택된 자'의 목걸이야."
"'선택된 자'?"
"별루 좋지 않은 거야.. 말하자면 '제물'로 '선택된 자'가 거는 목걸이지.."
"뭐? 제물?"
"내가 알고있는건 거기까지야.. 왠지.. 피빛 같군.. 어쨌던...그 기분 나쁜 거 버려.. 골동품 가게에 팔던가...괜찮아? 안색이 않좋아 보이는데?"
"으...응...꿈인지..아닌지 모르겠지만...이번에는 너무 리얼했어.... 사실 같이...젠장...!"
"...만약..그게 저주에 관한 거라면... 내가 사람 소개 시켜 주지...아마 저주같은거라면 푸는 방법도 알 꺼야.. 안은진이라는 여자... 그 사람에게 물어봐..여기 연락처...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랄게......내가 집에까지 데려다 줄까? 괜찮겠어?"
"으응...고마워...혼자 갈수 있어..."
유빈은 천이 건내준 쪽지를 주머니에 대충 꾸겨 넣고 천천히 걸었다.
"그럼 난 갈게... 조심해..."
말을 마친 천은 그 자리를 떠났다. 유빈도 천천히..그리고 무엇을 곰곰히 생각하며 걸어갔다.
"이런..젠장...! 이번에는 '수호자'가 없었는데..어떻게 된 거지..! 그자는 뭐야!"
수도승 복장의 사내가 어두컴컴한 지하에 홀로 앉아 화를 내었다.
"제엔장! 이번에야 말로 '제물'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흐음...
빌어먹을..."
그 남자는 탁한 목소리로 계속 욕을 해 되었다.
"으...반드시 그 '선택 받은 자'를 잡아야 해...제에길... 치사한 방법을 써야 하나... 납치..를...아냐 아냐...그건 내 취향이 아냐.. 하지만..어떻게 하지.. 다른 수는... 내가 직접 나서든가... 으.... 젠장... 이거 아니면 저거다... 어짜피 해야 할일... 좋아.. 내가 직접 나섰다가 실패하면 납치를 하지 뭐...크흐흐흐흐"
그 남자는 혼자 중얼거리다가 아주 낮게... 그리고 음침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