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때부터 10년동안 다니던 필방을 옮겼다.
별로 싼것 같지도 않고...아저씨는 괜찮은데...아주머니도 불친절하고...
내가 크로키하느라 화첩을 좀 많이 쓰는데...한동안 정한데 없이 이곳 저곳을 다니다가 얼마전에 "송지방"이란 필방을 갔다.
다른데서 삼만원씩 하는 화첩을 샀는데...아저씨가 처음에 실수로 36000원짜릴 주셨다...겨우 떼를 써서 그걸 삼만원에 세권을 샀는데...
그 후에 내가 가르치는 학원 애들을 데리고 그 곳엘 또 갔었다.
아저씨는 고맙다구 비싼 붓을 주셨고...
그 담에 갔을때도 너무 싼 가격에 주시더니...내가 크로키 한 화첩을 보시고는...좋은 붓으로 그리라고 질좋은 붓 두 자루를 그냥 넣어 주셨다.
며칠 후 종이를 사러 또 갔는데...칠만원짜리 종이를 이만원이나 깍아주시더니 내가 필요하다고 시중에서 400원식 파는 종이250장이랑...또 이만원짜리 연습지를 그냥 주셨다....그것두 들구가기 힘들다구 택배루...
나는 너무 고마워서 과일을 좀 사다가 드렸구...그 담에두 인사동 들르면 지나 가다가 호떡이라두 한봉지 사다 드리곤했다.
오늘두 선생님 전시 포스터를 붙이러 인사동엘 나갔다.
그곳도 선생님이 부탁하신 곳이라 포스터 좀 부탁하려구 들렀다.
아저씨께선 또 알아보시고는 흔쾌히 받아주신다.
내가 그냥 가기 미안해서 만원짜리 작은 화첩을 들고 계산을 하려는데...아저씨는 또 그냥 가져가라신다.
그러더니...한쪽 구석에 가서 작은 상자를 가져오시며...
"이걸로 그림 그리면 더 좋을거야... "하신다.
상자를 열어보니 접시에 담긴 고급 물감이다.
그것도 꽤 비싼건데...
너무 죄송하구 또 고마워서 안절부절 못하니까 아저씨가...
"그럼 나중에 그걸루 그림 하나 멋지게그려서 가져 오던지..."
하고 웃으신다.
그래두 정이나 미안하면 나중에 군밤이나 사오라구...
얼마전에 내가 장사를 하시는 엄마께 그 곳 얘길 했다.
내가..."그래두 남으니까 그러겠지..." 했더니...
엄마는 그런거 아니라구 그러셨다.
조금 사두...더 주고싶은 사람이 있는거라고...
지금은 나도 그 주인아저씨가...꼭 장삿꾼이라 어떤 이익을 생각해서 내게 그러시는게 아니라는걸 안다.
난...재료를 사면 너무 기분좋고 맘이 설렌다.
어떤 선물보다 기분좋다.
그런 내게 그림 열심히 그리라구 붓과, 종이와, 물감까지 주시는 그런 고마운 분이 계시니...나는 참 행복하다.
정말 열심히...더 열심히 그림을 그려야겠다.
그래서 나중에 그 아저씨께두 꼭 좋은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다.
좋은 선생님들...좋은 제자들 말고도...또 감사해야할 사람이 생겼다.
나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