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원과 사탄주의
오래전에 대장금을 감명깊게 본 적이 있었습니다. 장금이보다도 한상궁에게 더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중원을 다시 만나면서 저는 대장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너무나도 가슴이 저리며 뒤흔들리는 커다란 감동에 젖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집엔 TV가 없습니다. TV의 필요성보다는 TV가 가져다주는 폐해가 더 커서 오래 전에 없애버렸습니다. 그래서 제중원을 보기 위해 이웃집을 방문하기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 SBS 생방송에 접속하기도 했습니다.
제중원이 종영된 지금 1회부터 36회까지 다시 보며(아직 35회, 36회는 못 보았습니다) 제중원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였고 우리는 제중원에게 어떤 대답을 하여야 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깊이 재조명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저와 생각을 함께 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또 달리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래도 깊은 애정을 갖고 우리의 생각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제중원을 시청하는 동안 제 가슴을 가장 두들긴 내용은 결국 대한민국이었습니다. 제중원 당시에 그랬듯이 천안함이 두 동강 난 지금도 우리의 가슴은 물론 생각마저도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고 나뉘어져 있습니다. 46인의 안타까운 희생을 차치하고라도 말입니다. 제중원을 통해 들여다 본 나의 조국은 힘센 몹쓸 강도패거리들에게 처절하게 유린당한 너무나도 여리고 가련한 내 누이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두 동강 난 채 여전히 주변 강대국들의 노리갯감이 되어있는 우리의 조국은 혹 아닌가 하는 가슴앓이 중입니다. 제중원에서 만난 친일파, 친러파, 친청나라파, 그리고 친미파…. 그들은 무엇을 위하여 그리하였는지….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과 조금도 다름없이 우리들은 나뉘어져 있고 무엇을 위하여 그러하는 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황정이, 아니 소근개가 피를 토하며 쓰러져가는 어머니를 들쳐 업고 억새풀 가득한 산등성이를 절규하며 뛰어가던 모습을 결코 잊을 수가 없네요…. 그 장면을 보면서 펑펑 울었습니다. 정말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그만큼 절박했고 가련했고 처절했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황정과 석란의 사랑을 주목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리도 청순하고 지순하며 지고한 사랑이 또 어디에 있을까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그침 없이 날아드는 스팸들, 독사의 독보다 더 치명적이고 오물보다, 아니 배설물보다 더 더러운 것들을 사랑이라 부르는 오염된 오늘날을 살고 있는 모두에게 그들의 사랑은 천상의 것이었습니다. 황정과 석란의 사랑은 정말 본받을 만한, 아니 본받아야만 할 사랑 중의 사랑입니다.
그리고 제중원은 우리들에게 유희서라는 멋진 아버지를 선사해주었고, 작대와 고장근이라는 좋은 친구를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유희서, 황정, 정포교, 백도양을 비롯한 뜨거운 가슴의 독립투사들의 열정과 희생과 헌신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알렌, 헤론, 에비슨, 호튼, 언더우드와도 같이 자기 삶을 송두리째 하나님과 조선의 내일을 위해 바친 선교사들의 순교적 헌신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어디 하나 흠잡으려야 흠잡을 데가 없는, 보배와도, 밤하늘을 찬란하게 수놓은 영롱한 별들과도 같은 드라마였고 이런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우리 모두는 감동하고 감격하며 행복해했던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제중원이라는 생명과도 같은 드라마가 가진 힘이요 생명력이지요.
이에 반해 우리가 흔히들 부르는 막장드라마들은 보는 이들에게 꿈과 소망과 사랑과 생명력을 선사하는 대신 좌절과 분노와 파괴와 죽음을 가져다줍니다. 얄팍한 흥미로움을 주는 듯하나 그 이면엔 날카로운 악마의 발톱이 숨겨져 있어 결국은 보는 이의 영혼을 사정없이 할퀴고 마는 것입니다.
사람은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접하면서 그것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배우고 맑고 고운 사랑을 통해서 사랑하는 것을 배우고 깨닫습니다. 역시 악한 것들을 접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악한이 되어버리고 그 행위가 악하게 되어버립니다.
글 제목이 ‘제중원과 사탄주의’라고 해서 좀 놀라신 건 아닌지…. 저는 유럽(벨기에와 영국)에 20년 정도 머물러 있으면서 사탄주의(Satanism)를 전공했습니다. 잘 알고 계신 텔레토비 인형은 영국의 사탄숭배자들이 고안한 것입니다. 텔레토비가 짐승의 가죽을 벗겨서 씹어 먹는 장면이나 동성애를 하는 장면을 통해 어린아이들에게 미리 사탄숭배 사상이나 동성애 사상을 주입시키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지요. 아주 방대한 얘기지만 무수한 영화들이나 음악, 인터넷 매체들 배후에 그들의 영혼파괴 음모가 숨겨져 있습니다.
물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은 문화니 예술이니 하는 의미로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지만 무엇을 받아들였건 간에 자신이 받아들인 것의 영향을 받아 행동하고 삶을 살아가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절대 진리입니다. ‘조폭마누라’라는 기괴한 영화를 본 청소년들이 조폭 신드롬에 빠져 조폭 흉내 내며 조폭화 되어가다가 실제로 그렇게 현실에서 행동으로 옮겨서 실화가 되어버리듯이 말입니다.
사탄주의라고 하니까 아주 황당하게 들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탄주의는 한국에서는 좀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유럽이나 특히 미국에서는 아주 노골화되었고 일종의 종교집단화 되어버린 지가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영국이나 미국에는 사탄교회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그룹 이글스가 부른 유명한 팝송 ‘Hotel California’는 실존하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소재 사탄제일교회를 노래하는 것임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요.
안톤 스잔돌 라베이가 교주였던 그 무시무시한 집단 말입니다.
사탄이 가상의 존재라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탄은 실존합니다. 실존하며 영혼을 속이고 파괴하고 죽입니다. 불교의 유명한 이성철이란 중도 “부처가 곧 사탄이요 사탄이 곧 부처라. 부처와 사탄은 일체라”고 설법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수한 사탄숭배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사탄을 만나며 사탄으로부터 강략한 메시지를 받아 행동에 옮깁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신기할 만치 그들의 모든 행동방향은 인간을 속이며 죽이는 쪽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미국 FBI가 제공한 보고서에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14세의 Tony라는 미국소년은 록음악에 깊이 심취해 록음악을 통해 사탄의 메시지를 받았는데 친어머니를 쳐 죽여서 그 눈을 뽑아 먹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년은 그대로 실행했습니다(FBI의 이 보고서를 제가 갖고 있습니다. 그것도 Video로 편집된 영상으로 말입니다). 이러한 실례가 헤아릴 수도 없을 만치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렇듯 사람이란 존재는 자신이 보고 듣는 것의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허리우드를 비롯한 무수한 그릇된 영화들이나 TV 화면을 어지럽히는 막장드라마들, 인터넷 음란물들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오염되어가고 있으며 타락하며 죽어가는 현실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독하게도 오염된 현실 속에서 제중원은 우리에게 생명력을 보여주었고 조국의 현실을 보게 해주었고 지극히 아름다운 사랑을 선사해 준 것입니다.
많은 분들도 그러하셨겠지만 저는 제중원을 통해 너무나도 엄청난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1회부터 34회까지 보는 동안도 그러하였고 이제 곧 보게 될(세상에 제가 한국에 없는 동안, 그것도 필리핀의 깊은 산속에서 발가벗고 사는 원시부족들과 함께 웃고 우는 동안 제중원을 통해 알게 된 어느 고운 분이 녹화를 해주셨답니다. 저를 위해서…. 이런 소중한 만남 역시 제중원의 소중한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35회, 36회를 보는 동안에도 제중원은 제게 끊임없이 그 메시지를 들려주었고 들려줄 것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입니다. 제가, 우리가 제중원에게 어떤 대답을 할 것인가 말입니다.
요즈음 두 동강으로 찢겨진 천안함이 반 동강 난 조국으로 오버랩 되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저도, 여러분도, 또 우리의 자녀들도 모두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이겠습니까?…
이제 차분하게 1회부터 다시 보면서 제중원과의 또 다른 데이트를 하면서 글을 남겨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