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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 날씨가 극성을 부리는 봄날 마음만큼은 나른한 이 봄날 삶이 권태와 무료함으로 에너지가 고갈될때, 마음이 차분하지 못하고 심란할 경우 중요한 결심을 내리지 못할때 나는 길을 걷는다..옛 길을 그리고 정겨운 골목길을 달성,두류공원을 찾기도 하고, 서문시장으로 발길을 놓아 보고, 산에도 올라가 본다 이 것이 미래 지향적이 못한가?? 그 것은 나의 오래된 취미라 할수 있겠다 포정동,향촌동 향촌은 대구의 기념비적 자리를 차지하는 소중한 문화공간이다 구한말 성내동이란 지명에서 유래하듯 성 안의 권력과 성 밖의 비권력의 흔적이 남아 일제 시대를 거쳐 피란시절에 이르러 정치,경제,문화,예술의 중심 거리였던 이 곳 해방이후부터 70년대까지 대구사람들이 시내라고 불렀던 곳 이 곳은 한때 요정 다방 고급주점으로 명성을 얻었고 감영의 뒷길은 80년대 상권이 쇠퇴하면서 학사 주점 거리가 된다 현재 포정동과 주변 일대는 50대 이상의 중노년 세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자리 잡으며 대보 성인텍,국제 캬바레 판 코리아 단란주점,선술집 생고기집 돼지 국밥식당 등이 밀집해 있고 대안동 학사 주점 거리는 수제화 소매업등 과거의 명성을 뒤로 한체 퇴락한 적막감이 감돈다 현재 대안동은 주거 숙박 형태의 일제시대 건물이 가장 많이 잔존해 볼거리가 제법이고 상권과 거주가 혼재하는 한적한 곳이 되었다 70년대말 대보 무궁화 백화점이 들어서며 변모를 시도하지만 향촌동은 지난 시절의 유흥지처럼 지난시절 이 곳을 즐겨 찾았던 중년들의 유흥장소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대낮에 댄스 음악이 흘러 나오는 성인텍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 한다 과거 중앙상가내 중앙사우나에서 사우나를 하고 마산,군위식당에서 그 맛깔난 돼지국밥 한 그릇은 별미 그 자체 였다 구 공원파출소에 자리한 수육을 듬뿍 담아주던 마산설렁탕, 대구탕으로 유명한 유경식당 아세아 극장 서편 골목의 마산 아구찜, 지역의 대표음식인 국일,교동 따로국밥집 70년대말 추운 겨울날 형들이랑 교동국밥집에서 먹던 그 맛을 어찌 잊을수 있을까 추어탕의 명가 관음식당, 칼국수집 상주식당 이 곳들은 지금도 그 맛을 몾잊어 시내 볼일이 있는 경우 가끔은 들리는 곳이다 80년대 이 곳은 막걸리와 찌짐과 튀김 그 자체이다 주전자에 머리 박고 부어라 마셔라 죽도록 막걸리를 마시던 기억 큰대자로 누워본 중앙공원의 파아란 잔디밭에서의 기억은 더더욱 또렷하기만 하다 아세아 극장.. <길은 멀어도 마음만은><해바라기><남태평양><도라 도라 도라><미드웨이>를 상영하기도 한 곳이며 셈 페킨파 감독의 게터웨이 스티브 맥퀸이 극장 전면 그림들로 가득 채우고 미성년 불가 입장에 결국은 보고야 말았던 추억속의 단관형 그 극장 동기 강진석,박재주 등과 큰형이랑 같이 관람한 테렌스 힐의 서부영화 <내이름은 튜니티> 동기 베드로는 아직도 술자리에서 그 시절의 얘기들을 조목조목 안주삼아 추억의 불씨를 되살리곤 한다 중앙 공원은 당시 대표적인 약속 장소로 교복 차림으로 여학생들 꽁무니를 따라 다니던 곳이며 건너편 맥향은 아직도 남아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중부서 대각선 맞은편 구 전신전화국 건물은 화려했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철거가 되어 빈 공터로 남아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일제시대 건립된 맞은편 구 산업은행은 대구에 몇 남지 않은 은행의 근대 건축물로 일부 외관이 리모델링 되긴 했으나 아직 온전히 남아 있으니 반갑기조차 하다 과거 런던제과 맞은편의 제일은행, 아카데미 바로 옆의 고풍스러운 한일은행등 과거 근대건축물을 바라보던 나의 시선은 나의 과거를 되돌아 보는듯 묘한 감정이 깃든다
태평로 방향으로 길을 잡자 초입에 돼지고기 맛이 흥건하게 고여 있는 대만식 만두집 선미만두집에 눈길이 간다 역시나 휴업상태다 가던 방향 우측에 주먹이었던 풍운아 이채원의 전설이 깃든 너무나 유명한 사보이호텔이 여지껏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래 4거리에 좌회전 방향 새로이 확장한 길초입 종로초 후문 방향에 60년 전통의 부산설렁탕이.. 부산과 마산설렁탕,칠성시장의 한우정 곰탕은 대구 탕반의 역사 그 자체이다 우회전 방향으로는 화상이 운영했던 공화춘을 거쳐 대안 성인텍과 60년대 종로의 정 소아과 서문로의 김집소아과와 더불어 대구의 3대소아과였던 호동 소아과가 김집 소아과는 70년대초 선친과 친분이 있는 곳이라 몸이 불편할 때 더러 다녔던 기억이 있다 생고구마를 안주로 내왔기 때문에 명명된 고구마식당, 학사주점
그리고 고고장 쌍쌍과 초원의 집, 초원의 집 화재 사건 이후로 이 곳은 더욱 쇠락의 길을 지나 왔다 구 상업은행 4거리 북측 뉴대구 호텔 방면으론 극장식 비어홀 판 코리아가 있었다 4거리엔 오향장육으로 유명했던 구 양자강과 낙동반점이 돼지 고기에 기름 빼고 요리한 오향장육에 곁들인 빼갈을 한 홉들이 도꾸라병에 담아서 먹었다 한다 학창시절 후미진 중화요리집에서 먹던 고량주의 맛은 지금의 발렌타인 30년산은 아마도 내일 아침에 와야 할듯 싶다 80~90년대 청춘들의 욕망의 분츨구 대보회관, 생고기집 너구리와 녹양, 동성로의 송학구이 등은 1호선 지하철 공사로 접근 환경이 열악해 지면서 들안길에 분점을 내거나 이주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약속 장소론 주부센터 앞이나 유명했던 장춘다방,청자다방 그리고 할매집,대화슟불갈비가 있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가게명이 선친의 양복 안주머니에 오바로꾸 처리된 만우라사 형제양복점 모모양복점 안경점 애안당..초등학교 졸업식날 큰 형이랑 까만 뿔테 안경을 난생 처음 맞추었던 애안당 그날 코리아 빌딩 00경양식에서 역시나 난생 처음 먹어본 오무라이스의 맛 그것은 음식이 아니라 그 시대의 문화적 쇼크와 어린 날 추억속의 빛바랜 흑백사진일 것이다 영화관 상영전 광고 노랫말이 시계소리 명쾌하고 보석이 눈부시던 미성당, 화전동의 대구 극장 알 파치노의 장렬한 바이오렌스 넘치는 광기를 보여 주는 갱스터 무비<스카페이스>는 그 자리에서 2번을 보았다 그 당시 그 옆에는 실내 야구장에서 누군가가 배트를 휘두르고 있었다 재개봉관의 쌍두마차 송죽, 자유 향촌동이 대구 풍류거리였을 적에 양키시장에서 향촌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두 극장 서로 마주보며 자리하여 주머니사정 여의치 못한 대구시민들을 위해 숱한 영화를 보여주었는데 언젠가 아케이드로 재개발 되더니만 이젠 그 이름만 남기고 다른 극장들처럼 모두 없어져 버렸네요 구 상업은행쪽에서 바라본 송죽극장, 자유극장입구 대구 멋쟁이 발을 책임지던 분홍신도 보인다 풍차 베이커리 옆 포정동의 대구에서 제일 유명한 오스카 양장점은 대구 멋쟁이 여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곳이다 빵집 맘모스, 포정동 중화요리집 신성루옆 목마다방 , 향촌과 포정 어제와 다르다면 이렇듯 낮고, 쓸쓸하고 바람이 차다는 사실이다 중앙통이라 일컬어지며 대구에서 시내란 말의 상징성을 표현했던 공간 중앙로 대구 근대 최고의 상권지이자 금은방 양복점 빵집 서점 영화관의 거리 중앙로 화전동의 대구 극장으로 시작해 자유,송죽,아카데미,아세아,한일,제일에 이르기까지 50년대를 전후해 들어선 이 시네마 로드는 2000년초 즈음해 멀티 플랙스 상영관의 등장으로 시대의 조류에 밀려나 단관 극장의 황금시대는 끝을 맺게 된다
그 시절의 단관 극장들은 육중한 건물 외관과 근대식 건축 스타일에 1-3층의 방대했던 확 트인 스트레이트 내부 공간과 내부에 전시되었던 추억속의 명배우 사진들.. 각층 방음출입 가죽문을 당기면 코 앞에 검정색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커튼을 젖히며 설레이며 들어서던 그 단관 상영관들 게리 그란트, 율 브리너, 킴 노박, 제임스 메이슨, 게리 쿠퍼, 잉그리드 버그만, 비비안 리.나탈리 우드, 크라크 케이블, 오드리 햅번등 액자 속에는 50-60년대 미국 영화 황금기 은막의 대스타들이 총망라 되어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한일 호텔,그리고 로얄 호텔 빅5 청운서림,대구서적, 약속 장소로 더욱 유명했던 제일서적, 대부분의 서점은 역사속에 사라지고 70년·가까운 전통의 본영당은 범어동 mbc 사옥내로 학원서림은 롯데 영프라자부지에 편입되 인근에서 영업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영프라자 지하에는 롯데 신동빈 부회장이 미국 유학시절 메니아가 되었다는 글로벌 메이저 도너츠점 크리스피가 입점해 있다 메이저 자본이 토착 영세자본을 빠르게 잠식해 운치와 정겨운 풍경들이 사라지고 자본의 무한 팽창 논리로만 개발되는 이 시대가 씁쓸하기만 하다 허지만 이 집의 도너츠는 상당한 맛으로 묘한 중독성이 있다 길너편의 남일동의 구일 운동구사 구 매일신문사 옆엔 경대 북문 인근에서 음식의 맛을 평정하고 이 곳에 입점한 봉골레 스파케티가 삼덕동 일대의 몇몇집과 더불어 저렴한 가격으로 스파케티 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교동시장 먹자골목.. 영주식당과 동백옆 무침회 골목.. 모락모락 김이 오르고 삼삼오오 떼지은 아가씨들이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다 의자는 물론 없고 확보된 공간도 거의 없다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양념오뎅,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먹어야 하는 소라 그리고 납작만두 분식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줄 지어 서 있는,우리에게 언제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공통분모의 추억을 가지게 해주는 곳이다 동성로로 발길을 옮기면 한일 극장 맞은편의 명성사진관 5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분식점 편의방 군만두집 태산만두..태산의 만두맛과 중화반점의 야끼우동은 이제 옛맛이 나지 않더군요 제 입맛이 변한건가요 약전 골목 제중원 골목의 이름없는 칼국수집과 더불어 김밥과 우동이 맛깔스러운 미진 분식..면요리를 즐기는 나로서는 도리 없이 지금도 한 번씩 들러 별미인 비빔우동을 먹곤 한다 과거 대구 유흥 문화를 화려히 꽃피운 대구 백화점 10층의 맥심과 나이트 클럽 스카이 궁전, 통기타 라이브와 여학생들이 많았던 음악감실 포그니, 레스토랑 무아와 너랑나랑, 장찌게의 삼락식당, 정식집 신라식당, 리퀘스트로 팝과 크레식,흔히 들을수 없었던 블루스 따위를 여학생들의 선망이었던 DJ가 LP판을 들려주던 빅토리아 음악감상실 호텔식 레스토랑 아비뇽 자리에 느닷없이 들어선 금곡 삼계탕, 육개장이 감칠맛 나던 벙글벙글 식당, 닭강정이 유명해 아들과 함께 가끔 찾는 원주통닭, 푸드몰로 업그레이딩 된 삼화분식, 경상도식 추어탕의 원조 상주 식당 동아 백화점으로 연결되던 뉴욕제과 옆.. 그 곳 좁디 좁은 길쭉한 미시골목 두 그릇에 1000원 받던 가게 구조가 골목을 닮아 좁고 길쭉했던 골목 짜장면 을 친구들과 이유없이 괜시리 웃으며 먹던 그 때 그 시절의 짜장면.. 그리곤 볼일 없이 배회하던 우리들의 청춘들.. 대구역 맞은편 진눈깨비라도 나리는 을씨년스러운 겨울날 중앙극장 앞의 풍경들 이 모든 것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학창시절 사시사철 추억속에 각인되어 있으리라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했다 나는 감히 말해 본다 미래의 트렌드는 인간의 기본 품성과 문화가 될 것이다 이처럼 대구의 풍경은 영욕의 세월을 가르며 쇠락해 가는 제국의 모습처럼 기력을 잃어 가는 노쇠한 도시로 비치는 것은 나 만의 생각일까?? 잠 못 이루는 이밤이여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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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당초등학교 이우혁(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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