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통행할 수 있도록 마실길을 닦은 주인공은 군인이다.
시방 변산마실길이 가로지르는 지역 대부분은 군사지역이었던 것이다.
군인이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전, 변산마실길 지역은 어부의 길이었다.
이제 그 길이 한동안 잃어버렸던 사람의 길을 회복하고 있다.
변산마실길 4코스(해넘이 솔섬길)와 5코스(모항 갯벌 체험길) 11.9km를 걸었다
해넘이공원
격포방파제에서 회센터와 여객터미널을 차례로 지나면 해넘이공원이 나타난다
해넘이공원에서 봉수대 방면으로 오르면서 본격적인 걷기 여행은 시작된다.
오솔길 따라 난대림이 생장하고 있어 겨울철에도 푸르른 숲을 만나게 된다.
월고리봉수대
이 산은 조선시대 봉화를 올렸던 산이라고 하여 ‘봉화산(烽火山)’이라 불린다.
현재 봉화산 정상에는 연대 한 개만 복원되어 있다
봉수대는 마실길 코스에 들어있지 않지만 몸풀기 차원에서 올라갔다.
전라좌수영 세트장
길은 임도를 만나면서 전라좌수영세트장 방면으로 이어진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전라좌수영의 배경이 된 곳이다.
하지만 시설이 낡아서 음산하였으며 사람의 통행까지 막고 있었다. ㅠㅠ
소리섬
전라좌수영 세트장 앞에 조그마한 무인도가 있다.
파도가 꽤 높은 날이었는데도 바람 소리, 파도 소리가 거칠지 않고 차분하다.
바닷소리가 아름다워서 소리섬이라고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궁항마을
궁항마을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뒤로 반월 모양의 산과 마을 앞 바다에는 개섬이 위치해 있다.
마을의 형국이 활모양이라고 해서 활 궁(弓)과 목 항(亢)을 써서 '활목'이라 부르기도 했다
개섬(犬島)
궁항선착장 바로 옆에 개섬이 있다.
썰물 때는 뭍이 드러나면서 개섬으로 가는 작은 길이 열린다
먼 옛날 한 장사가 도당금에 돌집을 짓고 무술을 연마하며 장수가 되기를 꿈꾸었다.
어느 날 거센 폭풍에 돌집이 무너지고 장사는 깔려 죽었다.
돌집이 무너진 자리에 섬이 생겼고, 장사는 죽어 개(犬)가 되었기에 ‘개섬’이라 부르게 되었다.
궁항마을 한 가운데에 있는 점방에서 막걸리를 마셨다.
부안막걸리 한 잔으로 쌀쌀한 바람을 잠재웠다.
마을 담벼락에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 여인들은 닻을 내린 배처럼 정착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갈매기처럼 새로운 세상으로 날아가고 싶은건지...???
궁항마을은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인상적인 마을이다.
집집마다 벽이나 대문 옆 담벼락에 예술작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일일이 다가가서 아는체를 하였다.
마실길 중간중간에 이렇게 멋진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 오르면 멀리 위도와 형제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두포(頭浦)해변
두포해변은 도청리 언포(堰浦)에서 두포에 이르는 약 3㎞의 갯벌이다
예전에 바지락을 양식하던 곳을 지금은 갯벌 체험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상록해수욕장
1988년 공무원연금공단에서 공무원 휴양소를 신설하고 개장한 해수욕장이다.
처음에는 공무원과 그 가족들만이 이용할 수 있었다.
이후 2010년 6월 민간 기업이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일반인도 이용이 가능하다.
서해랑길 46코스
우리가 걸어가는 이 길은 서해랑길의 일부이다
서해랑길은 땅끝마을에서 강화도를 연결하는 1800km의 걷기여행길이다.
점심 식사
바람이 쌀쌀하여 전북학생해양수련원으로 들어갔다.
화장실이 개방돼 있고, 바람을 막아줘서 쉬어가기에 안성마춤이었다.
이곳에 앉아서 행복한 점심 식사를 하며 오래오래 쉬어갔다.
솔섬
아무런 즐길 거리도 없는 손바닥만한 무인도가 관광 명소가 되었다.
붉은 노을과 바위섬의 실루엣이 만들어내는 경치가 멋지다고 소문났다.
솔섬은 2017년 9월 13일에 인증된 전북 서해안권 국가 지질 공원의 지질 명소다.
해넘이솔섬길
4코스인 해넘이 솔섬길은 격포항에서 궁항을 지나 솔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격포항-봉수대-전라좌수영 세트장-궁항-상록해수욕장-솔섬으로 이어지는 5.7㎞이다.
해변길, 데크길, 돌계단길, 갈대길...
우리가 걸아가는 길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마치 길흉화복으로 점철된 우리네 인생길 같았다.
아담한 해변에 그네가 설치되어 있다
그네를 타던 연인들은 바다로 떠나버렸는지...
마실길을 걷고 있는지 그네만이 덩그라니 남아있다.
걷다 보면 길이 없어지는 황당한 경우도 당할 수 있다.
이럴 때는 바다로 내려서면 자연스럽게 마실길로 연결된다.
어찌 보면 가장 순수하고 정통한 해안누리길이라 할 수 있다.
변산산림수련관
산림공무원을 포함한 산림 관계인들을 위해 마련된 시설이다
3층 건물로 14개의 객실이 있으며, 최대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쉬어갔다.
모항해수욕장
변산반도 일대에서 가장 한적한 해수욕장이다.
아담한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밭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해안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해송은 모항해수욕장의 랜드 마크가 됐다.
후미가 주막에 들어가는 바람에 많이 늦어진다
먼저 온 여인들이 정자에 올라가서 늦어지는 오빠들을 기다렸다.
마실길 주변에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펜션들이 즐비하다
분명 돈냄새를 맡은 외지인들이 들어온 것일게다
이런 시설물들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모항해수욕장의 호텔촌을 지나는데 멋진 전망대가 있다
포효하는 사자 같기도 하고, 발톱을 세운 공룡같기도 하다
부안군이 만든 사이트에서는 '생각하는 바위'로 소개하고 있다.
모항(茅項)마을
배가 지나가는 목이라 하여 목 항(項) 자를 써서 ‘모항’이라 하였다.
모항은 변산반도와 줄포만의 돌출부인 목 부분에 해당된다
그래서 지나가는 배들이 풍랑을 피하는 곳이기도 하다.
모항어촌체험마을
모항해수욕장이 있는 도청어촌계에서 운영 중인 어촌체험마을이다.
2017년에 해양수산부로부터 어촌 체험, 휴양 마을로 지정되었다.
근처 갯벌에 나가 조개며 낙지를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 5코스가 끝나고 6코스가 시작된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다음 코스를 더 걷자고 했지만 시큰둥하다
버스를타고 내소사를 둘러본 후 전주로 돌아와서 하산주를 마셨다.
첫댓글 해변에 있는 여인의 누드 조각상을 올렸더니 관리자가 규제를 가했네요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황당~~
할 수 없이 규제된 옛날 산행기를 삭제하고 다시 작성했습니다
우리 신산회의 역사가 끊어져서는 안된다는 소박한 책임감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