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오랜 친구인 개, 급속한 경제성장과 맞물려 한국의 애견 문화와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전국 애견 인구 1천만명, 애견 시장규모 연간 2조원이라는 막대한 규모를 자랑하게 된 것이다. 외래견종의 홍수같은 유입으로 종이 다양화되고 질적으로 향상됐음은 물론이고 애견 관련 산업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다. 2006년 개의 해를 맞아 우리의 애견 문화와 산업을 짚어본다.
대전시 중구 대흥동 이안과 병원에서 ‘중교’ 다리까지 거리는 항상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가끔씩 걸음을 멈추고 쇼윈도 속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곳엔 “주인님 저를 데려가 주세요”하는 눈빛으로 꼬리치는 강아지들이 있다.
대전지역 대표적인 애견의 메카로 꼽히는 중교통엔 동물병원을 비롯 애견관련 상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애견센터 ‘작은 동물원’을 운영하는 김홍순씨는 “15년 전에는 이곳에 ‘대전애견’과 우리 가게뿐이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센터나 동물병원들이 하나둘씩 생기다보니 애견 거리가 됐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몸길이가 20cm 정도 되는 치와와부터 180cm 되는 그레이트 피레니즈까지 다양한 종류의 애완견들이 있다. 요즈음에는 요크샤테리어, 말티스, 푸들 등 조그마한 강아지들을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또한 고양이의 인기가 날로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모래만 깔아주면 오줌을 알아서 가리고 조용하며 병도 덜 걸려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중교통 애견거리 강아지들은 대부분 애견경매장을 통해 들어온다. 보통 생후 40일 전후의 강아지들이 경매에 나오는데, 이들은 큰 개에 비해 병에 대한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고 스트레스에 약하다.
이곳의 한 업주는 “간혹 사람들이 애견을 장난감 취급하면서 가지고 놀다가 병이 들면 바꿔 달라고 가져온다. 지나가다 예뻐서 무작정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분양받아 철저히 관리할 수 있는지, 어떻게 키울지 계획을 세운 후 구매해야 오래도록 키울 수 있다."며 충동구매 자제를 당부했다.
애견센터들은 애견거리가 멀어서 찾아가기 힘든 고객들을 위한 무료 출장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분양이나 미용 등을 원한다면 고객의 집까지 찾아가 애완견을 데려오고 다시 데려다 준다. 요즈음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애완동물 가격도 많이 내렸다. 일반적으로 15만원 선이면 수컷 소형견 구매가 가능하며 강아지 생김새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이곳에서 구입한 강아지들은 소비자 보상기준에 따라서 15일 이내 폐사시 동종애견으로 교환해준다.<성희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