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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Jo Lee 이영조 작곡
합창과 국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시조 칸타타
Sijo Cantata for Chorus & Korean Traditional Orchestra
이유라 Sop., 신동원 Ten.,
국립국악 관현악단, 창원시립합창단(공기태 지휘)
작곡가 이영조
음악속에 시조를 들이다.
동양과 서양음악, 옛 음악과 현대음악의 대비.
이러한 극명한 대비조차 그의 손을 거치면 자연스레 공존으로 이어진다.
억지스럽지 않게 조화로운 음악,
작곡가 이영조의 음악이 바로 그렇다
조선 시대에는 노래를 ‘긴 말永言’이라 하기도 했다. 그중 가장 ‘긴 말’이었을 시조는 노랫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게 낭송된다. 음절을 기나긴 음에 싣는 것도 그러한데, 그것마저도 해체해 발음한다.
예를 들어 ‘월정명月正明’이라는 단어는 “우얼 저어어어엉 며어엉” 하는 식으로 부르는데, 발음만을 듣고 가사를 온전히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다. 노래하는 사람은 마치 자신이 혼자 들으려고 노래 부르는 듯하지만, 이 또한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해체된 발음은 단어가 가진 원래의 의미를 강화하는 방식이 아닌, 그 자체로 독특하고 새로운 음향 생성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점진적으로 해체하면서 쏟아내는 발음은 ‘점점 세게’ 또는 ‘점점 여리게’ 등의 셈여림 역동성에 실려, 긴 음들이 색 변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된다. 기악에서는 불가능한 ‘성악 음향’의 변화인 것이다.
시조에서 길게 늘어지는 주요 음들은 보통 네 음 안팎인데, 그중 중요한 것은 완전 4도 간격의 두 음이다. 시조는 이 두 음을 기둥 삼아 세워진 매우 단순한 음향 건축물이다. 이러한 단순함과 ‘느려터진’ 템포는 시조가 전통음악 장르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지 못한 장르로 남아 있게 한다.
음악으로 그리는 심상, 이영조와 시조 음악
이영조의 시조 음악은 그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것에 속한다. 그의 음악 중 위에서 거론한 시조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 남성합창곡 ‘월정명’(1983)인데, 현재 한국 합창단들이 가장 자주 부르는 곡 중 하나다. 이 곡은 서양음악의 요소들이 충분히 활용되면서도 전통음악적 특징을 손상하지 않는다. 즉 동서양 음악이 어색하지 않은 화합을 유지한다. 화성에 있어서는 시김새적 작은 음들을 뭉쳐 비非3화음적 진행을 주로 하다가 나중에는 3화음적 경향을 더욱 뚜렷이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이 음악은 시김새적 선율 구사, 음절을 해체하는 발음의 점진적 변화, 특히 여린 소리와 큰 소리의 대비를 강력하게 구사하며 음향 변화의 재미를 선사한다. 전체적으로는 가사가 말하는 ‘달빛 아래 뱃놀이하는 모습’에 대한 인상을 음악으로 ‘예스럽게’ 그려낸다.
그의 또 다른 시조 음악은 독창곡으로 ‘황진이의 시에 의한 6개의 노래’(1999~2001)에 집합돼 있다.
이 노래들 역시 가장 흔히 들을 수 있는 성악 레퍼토리며, 앞의 합창곡과는 다르게 음절 해체와 같이 발음 이해를 어렵게 하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앞에서 깊이 거론하지 못한 또 다른 시조의 특징을 사용하고 있어서 시조와의 관련성을 어렵지 않게 짚어낼 수 있다. 바로 긴 음의 시작과 끝을 끌어내리거나 끌어올리는 부분이다. 긴 음의 반음 아래나 위로 미끌어지듯 또는 꾸밈음처럼 실행되는 작은 음들이다. 이 작은 음들은 선율에 색깔을 입히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화성적 대비에서 요긴하게 사용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청산리 벽계수야’(1999)다. 다른 황진이 가곡들은 이보다는 덜 두드러진 편이다. 이번에 새롭게 작곡하는 ‘시조 칸타타’에는 ‘월정명’과 ‘청산리 벽계수야’를 포함해 다양한 새 곡이 삽입돼 있다.
‘시조 칸타타’는 크게 ‘자연’ ‘사랑’ ‘효’를 주제로 하며,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첫 번째 주제인 자연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다룬다. 허자・성운・고웅척・이신의・원천석・이명한・황진이・주세붕 등의 옛시조를 사용해 가사에서 예스러움이 묻어난다. 시조 가사가 아닌 것들은 작곡가가 필요에 따라 첨가한 것들이다. 곡은 ‘긴 말’이나 ‘유장함’ 같은 시조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지만, 여러 가지 템포의 음악을 함께 사용한다. 이는 다악장 음악이 가져야 할 템포 변화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봄-종달새’는 가사가 내포한 내용을 그에 맞는 분위기로 묘사하는 일에 열심이다.
물의 일렁임은 2도 간격의 반복으로, 바람이 부는 것은 높은 곳으로부터 쏟아져 내리는 하강 선율로, 솔개의 날갯짓은 상승하고 하강하는 멜리스마로, 물고기의 뛰어오름은 파닥거리는 상승 선율로,
봄의 밭갈이는 오음음계와 쿵더박 중심으로, 종다리는 높은 소리 소프라노의 콕콕 찍는 소리로,
‘가을-달’의 분위기는 ‘긴 말’ 방식의 여창과 ‘월정명’으로 등 이렇게 가사가 주는 여러 분위기를 생생히 묘사한다. 익숙한 방식의 음악적 묘사인 이러한 장면들이 전반적으로 분위기 변화를 이끌어가는 핵심이 된다.
이와는 다르게 대략적인 줄거리를 소개하는 레치타티보적 음악 처리는 낭송으로 대비를 이룬다. 또한 ‘여름-녹음방초’는 노래와 레치타티보의 중간 성격을 갖는, 서양음악식으로 말하자면 ‘아리오소arioso’(아리아풍의)인데, 여기에서도 분위기 묘사보다는 말의 전달에 주력한다.
‘겨울-대’ 역시 여름처럼 간단하게 처리됐는데, 가사의 내용에 따라 묘사적 부분(눈 내림을 의미하는 하강 선율), ‘청산리 벽계수야’와 비슷하게 반음계적 색깔을 보여주는 짧은 부분, 언어 낭송 위주의 표현들이 섞여 있다.
음악은 3가지 주제 ‘자연’ ‘사랑’ ‘효’의 순서가 그대로 형식적 기둥이 된다. 중앙을 차지하는 ‘사랑’은 그의 오페라 ‘황진이’(1994)에서 사용된 ‘황진이 가곡’ 세 편이 차지한다.
음악을 여는 ‘자연’(그중 특히 봄) 그리고 닫는 ‘효’는 음악적으로 오음음계와 쿵더박 위주로 돼 있다. 즉 시작과 끝에 민속음악적 테두리를 둔 것이다. 세 부분의 형식적 틀은 ‘자연’ 부분의 대단한 길이 탓에 비율이 많이 어긋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작곡가가 그 주제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한 때문으로 보이는데, 특히 봄 부분은 즐거이 약동한다. 민요적 봄과 시조적 가을의 대비적 상징성은 좀 더 큰 측면에서도 볼 수 있다. 동양과 서양의 음악, 옛날과 현대의 음악의 대비가 그것이다.
이영조는 이러한 대비들이 억지스럽지 않게 공존하는, ‘자연’처럼 맞물리는 상태를 이 곡에서도 추구하고 있다.
깊이보기 하나
—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 Ⅲ ‘시조 칸타타’
글 — 홍정수 음악학 박사. 저서로 ‘이영조 음악’ 등이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Ⅲ <시조 칸타타>
2019-2020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김성진 지휘
2020.4월 29일 국립극장 창설기념일
국립극장 70년사’
국립극장 70년, 예술의 즐거움을 퍼트리다!
http://www.lotteconcerthall.com/kor/Performance/ConcertDetails/258165#;
https://www.ntok.go.kr/kr/Ticket/Performance/Details?performanceId=265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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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보란듯 남산 중턱에 지은 국립극장…문화예술 상징으로 우뚝
입력 : 2020-01-21 10:34 ㅣ 수정 : 2020-01-21 10:34
63빌딩, 한강유람선 그리고 남산. 서울 사람은 가지 않는 서울 명소라는 우스갯소리에 등장하는 공간이다. 그나마 남산은 자전거나 달리기 동호회가 즐겨 찾는 곳이 됐지만, 이곳을 지나다 보면 도대체 누굴 오라고 지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공간이 나온다. 해오름극장, 별오름극장, 하늘극장 등으로 구성된 국립극장이다. 국가가 세운 문화공간인데도 산 중턱에 있어 시민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곳에 오려면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리더라도 30분가량 걷거나 셔틀버스, 남산순환버스 등을 타야 한다.
●‘성웅 이순신’ 공연… 정치권력 위상 드러내
국립극장은 애초 1950년 4월 29일 지금 서울특별시의회 자리인 ‘부민관’ 터에서 문을 열었다. 연극 ‘원술랑’을 개관작으로 올리며 한국 근대 공연예술에 씨앗을 뿌렸으나, 개관 두 달 만에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문을 닫고 대구로 피난길에 올랐다. 이후 1957년 서울로 돌아와 지금 명동예술극장 자리에서 다시 문을 열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듯했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은 1966년 돌연 남산에 대형 복합문화시설을 짓는 ‘종합민족문화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국립극장 남산 이전을 결정했다.
국립극장이 2010년 창설 60주년을 맞아 정리한 역사서와 옛 자료 등에 따르면 당시 정부는 남한보다 경제 사정이 좋았던 북한이 평양에 만수대 예술극장 등 대형 문화공간 조성 중인 사실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해 종합민족문화센터 건립 계획을 수립했다. 남산은 서울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상징성이 더해지며 대규모 국가 시설 조성 적임지로 낙점됐다. 이런 배경 탓에 1973년 10월 17일 개관 공연 연극 ‘성웅 이순신’으로 다시 문을 연 국립극장의 모습은 오랜 기간 정치권력의 위상을 드러내는 도구로 이용됐다.
남산 중턱까지 오른 관객들은 터를 높여 지은 공연장 입장을 위해 높은 계단을 더 올라야 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린 연극이 개관작으로 선정된 것도 이런 맥락과 결이 닿아 있다는 평가다.
●고정된 터에서 공연예술계 비약적 성장
국립극장은 정치·경제적 이유로 시민과 분절된 공간에서 재탄생했지만, 고정된 터가 마련되면서 이후 한국 공연예술계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게 된다. 우선 안정적인 공연장과 넓은 부지를 확보하면서 분야별 공연을 개발하는 전속 예술단체를 구성했다. 이렇게 소속된 곳이 국립극단,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교향악단, 국립가무단, 국립합창단까지 총 8개 전속단이다.
기사 읽기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12150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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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국립극장·국립극단 70주년 기념식’
3월부터 6월까지 국립예술단체 기념공연 이어져
출처 와 기사 읽기 : https://www.sedaily.com/NewsView/1YXSOMNF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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