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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58회 :: 말할걸 그랬지? 】방송일: 2005.07.11.
극본 김 수 진
씬1/ 시장일각(D/ENG) - 몽타주
// 영숙, 한손에 장바구니 들고 야채가게 한쪽에
버릴려고 묶어놓은 야채 껍데기들 더미 뒤지고 있다.
// 영숙, 생선 장수 옆에 앉아서 생선 대가리 버리는거
봉지에 담고 있고. 뒤쪽의 상인들, ‘질렸다’는 표정이 잡힌다.
씬2/ 거리일각(D/ENG)
영옥, 부채 부치며 나무아래 벤치에 앉아있는데
길 건너편에서 친구 할머니 영옥에게 손 흔들고
찻길 왼쪽, 오른쪽 돌아보고는 슬쩍 무단횡단한다.
영옥 (바라보며) 저~ 저! 바로 옆에 뻔히 횡단보도 있구만....(왠지 부끄러 고개 돌리며) 에으..
할머니, 길 건너와서 영옥 옆자리에 앉아
할머 (영옥보고) 오래 기다렸어? 더워 더워.. 늙은이 잡기 딱 좋은 날씨구만.. (손수건을 윗옷 속에 넣어 구석구석
닦다가) 나 여기 좀 닦아줘~ (영옥에게 수건 내밀고 옷 뒤쪽 휙 들어 등 내보이고)
영옥 (당황) 아니 벌건 대낮에 사람들 지나다니는데서 뭐하는거야~
할머 아 뭐 어때? 다 늙은 몸뚱이 아쉬울게 뭐 있다구
할머니, 정말 옷벗을 기세로 런닝만 입은 윗몸을
드러내는데 사람들 쳐다보며 지나다닌다.
영옥 (민망해 얼른 옷 잡아내리며) 어여 밥이나 먹으러 가! (할머니 팔잡아 끌고)
할머니, 영옥한테 손잡혀 끌려간다.
씬3/ 식당 밖(D/ENG)
사람들이 줄 서있는 식당.
영옥 (줄 보고) 아유..안되겠..(하다 할머니 보는데)
할머니, 어느새 젊은 사람들 앞쪽에
끼어들어 당당히 서서 손짓으로 영옥 부른다.
영옥은 민망해서 모른척.
할머니 영옥이 안오자, 직접 손잡고 데리고간다.
영옥, 제대로 끼어있지도 못하고, 민망해죽겠다.
그때 뒤에 서있던 젊은 남녀,
남녀 (소리죽여) 뭐야.. 진짜..
할머 (못들은 척 당당하게) 우리가 담번이네~ 어여 들어가자구~ (영옥 손목 잡고 가게안으로)
영옥, 민망한 표정으로 어쩔수없이 끌려들어간다.
씬4/ 식당 안(D/ENG)
할머니, 영옥 끌고 빈자리로 가서 앉는데
영옥 표정 영 안 좋다.
할머 (혼자 신나) 여기가 국물이 제대로드라고. 근데 왜 이렇게 더워.. 여긴 에어콘 없나? (하다 돌고있는 선풍기
자기들 쪽으로 고정시키고) 어뗘? 시원하지?
반대쪽에 있던 사람들 기분나쁜 표정들.
영옥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저기..
할머 (음식 나르는 주인보고) 거 빨리 빨리 좀 줘~ 땡볕에서 머리거죽 다 익도록 기다렸더니만..아 늙은이들 그 잘난
냉면 기다리다 황천 보낼 일 있어? (좋다고 영옥보고 킥킥 웃는다.)
영옥, 어이없는 표정 짓는데 그때 주인,
안 좋은 표정으로 냉면 가져와 내려놓고 가는데
그때 다른 테이블의 남자들.
남자 아~ 아저씨 우리가 먼저 시켰잖아요~
주인 (눈 찡긋) 죄송합니다.. 저기 할머니가 하두.. 금방 갖다 드릴께요..
영옥, 그거보고 얼굴이 화끈대는데
할머 아유. 맛있겠네~ 어여 들어~
영옥 (영옥 젓가락 들려다 내려놓곤) 너.. 내일 죽냐?
할머니, 뭔소린가 표정.
영옥 (진지하고 낮게) 내일 죽을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막 사는 건데? 아무리 우리가 철지난 할망구래도.. 내일
죽을 거 아니면.. 그 매넌가 뭔가 하는 것 좀 지켜 보잔 말야~ 쯧쯧쯧 늙으면 얼굴 거죽, 뱃거죽만 늘어난다더니만..
으이구..
할머니, 민망한 표정.
씬5/ 주방(D)
우현, 식사 준비중인데 영숙, 큰 비닐봉지
식탁위에 턱 내려놓는다.
우현 (놀라) 이게 다 뭐예요? (봉지 열어보고) 또 주워오신 거예요? 또 큰 사돈 아시면 난리 나실텐데.. (난감한
표정)
영숙 (손 탁탁 털며) 사람들이 아까운 걸 몰라.. 이 멀쩡한 걸... (슬슬 나가며) 아끼는 게 죄야? 그냥 버리는
게 죄지..
난감한 표정으로 거실쪽보는 우현.
씬6/ 사무실(D/ENG)
윤아, 멍하니 앉아서 도면 가득 적힌 ‘김정민’
이라는 이름에 덧칠하다 한숨 푹 쉬다
손바닥 보는데 시커멓게 볼펜이 묻어있고.
윤아 (손바닥 문지르며 E) 문질러서 지울 수 있는 거라면.. (더 세게 문지르며 ON) 안 지워지네...
//S.E 메신저 로그인 알람음.
윤아, 모니터 보는데 ‘이뿐 미자’ 말건다.
//INS. "이쁜 친구 윤아야~모해? 점심은
먹었어? ^-^*“
‘길을 잃고 방황중’이란 대화명의 윤아,
윤아 키보드에 손만 올려놓곤 멍하다.
윤아 (모니터보며 E) ..하필이면..
//INS. ‘이뿐 미자’, “내가 밥사주까? 말만해~^0^”
윤아 (E) 정민씬 왜 하필 너 였을까.. 그리고 왜 난.. 정민씨였을까..(한숨)
직원 (OFF) 오과장님~ 오과장님~
윤아 (못듣고 여전히 멍하게 생각에 빠져있다)
직원들 윤아쪽보며 갸웃하는.
씬7/ 녹음실(D)
미자, 컴퓨터 하다가
미자 뭐야~ 오윤아.. 대꾸도 없구... (혹시?) 아직두 나한테 삐졌나?
그때 현우 터덜터덜 녹음실로 들어온다.
미자 (쇼파로 옮겨앉아) 이제 끝났어? 힘들었지?
현우 (쇼파쪽으로 와서 털썩 주저앉아) 아으.. 힘들다..
(슬쩍 미자 무릎에 누우며) 아..편하다..
미자 (현우이마 살짝 톡톡) 이거봐~ 자꾸 느글느글해지구..
현우 (애처럼 투정) 나 진짜 힘들었어..
미자 (구슬리며) 아유. 그랬쪄~ 배고프지? 밥 먹으러 가자. 자기랑 먹을려구 안 먹구 기달렸어.
현우 (미안) 어쩌지.. 나 끝나려면 멀었는데... 오늘은 자기 먼저 가야 될 것 같은데..
미자 (살짝 삐져 허벅지에서 현우 머리 치우는) 뭐야..여태까지 기달렸는데.
현우 (일어나 달래는) 미안.. 나도 이렇게 늘어질지 몰랐어. 대신 내일 녹음 마치구 드라이브 가자. 응?
미자 (괜히 삐진척) 치.. (현우 손 뺀다고 하다가)
쇼파 끄트머리 화면 밖으로 넘어지고
현우 웃으며 손잡아 일으킨다.
씬8/ 주방(N)
가족들 밥 먹으려 앉아있고, 우현 잔뜩
눈치보다 뚜껑 덮힌 냄비 내려놓는다.
혜옥 (냄새맡고) 뭐야? 되게 맛있는 냄새난다~(혜옥 뚜껑열어보고) 엄마야~!
냄비안에는 가득한 생선머리들
일동, 보고 기겁하는데
부록 (우현 보며) 이 자식이~ 생활비 적다고 시위하는거야 뭐야~ (헤드락 걸려는데)
우현 (낑낑대며) 그게 아니구요.. 사실은... (영숙 보는)
영숙, 살짝 우현 째리고.
혜옥 언니!! 또 남들이 버린 거 줏어온 거야?!
영옥 (후우~) 시장 사람들 겉으론 암말 안해두 추접시럽다 욕한다구 내 그러지 말랬지?
영숙 (민망) 아니.. 난 먹을 수 있는걸 휘휘 버리는게..
영옥 (짜증OL) 웬만해야지~ 늙은 것만으로도 추해! 거기다 뭘 더 보탤라구~ 망신이다~ 망신이야~ 제발 주는 대로
먹고 조용히 좀 살어~
혜옥 (덩달아) 우리가 무슨 그지야? 어떻게 매일같이..
영숙 (냄비 확 끌어오며 OL) 내가 먹으면 될 거 아냐? 이딴건 나나 먹을테니까 잘난 이 집안 망신 안당하게 앞으론
다~ 돈주고 사올테니 걱정마슈!
영옥 (적반하장!) 아니.. 이게 뭘 잘했다구!!
영숙, 심통난 표정으로 열심히 먹어대는
씬/ 원룸외경(D)
씬9/ 여자원룸(D)
볼터치용 붓을 내려놓는 윤아의 손.
보면 평소보다 진한듯한 화장과 옷차림.
윤아 (NA) 곧 죽을 것처럼 사랑에 목을 매며 폐인되는 여자들.. 제일 경멸했었다.. 그래서 난 그러면 안된다..
윤아, 현관쪽으로 나가는데
지영 (주방쪽에 있다가) 출근..하게?
윤아 (희미하게 웃으며) 응..
윤아, 신발 신는데 동직 황급히 들어온다.
동직 지영아~ (하다가 윤아보고) 이제 출근해? (이리저리 훑어보곤) 오~ 소개팅 있어?
윤아 (얼굴 만지며) 왜?
지영 (우다다 달려와 동직 옆구리 팍 치고는) 아니야..윤아야.. (안쓰러운) 예뻐.. 잘 다녀와..
윤아 (잠시 침묵) 다녀올게...
윤아 나가고, 지영 돌아서서 눈물 참는데
동직 (속도 모르고) 옷하며, 화장하며..수상해..
지영, ‘생각없는 놈!’표정으로 확 째려본다.
씬10/ 미자방(D)
미자, 거울앞에서 이옷 저옷 고르고 있다.
미자 (원피스 대보고) 드라이브니까 바람에 나풀대는 원피스~(하다) 확 뒤집어질라나? (몸에 대보고) 그래도 이게 젤
낫네..(이것저것 귀걸이 꺼내서) 여기에 어울리는~ (찾다가) 요거! (귀에 대고 거울보며) 어울려~어울려~ 어디 숨어있다
나왔..(하다가 표정 굳었다가) 이거.. 민석씨가 준 거네..(찜찜) 이거 하구가는 건.. 좀 그런가?
미자, 잠깐 찜찜한 듯 거울보다
미자 그래~ 어차피 다 잊은 사람인데 뭐 어때..(거울보며 싱긋 웃고) 이쁘다~
씬11/ 녹음실 + 더빙실(D)
미자, 녹음실로 들어서는데 다른 성우들
모여서 얘기하다 미자본다.
승태 휘유~ 최미자~ 오늘 패션 죽이는데?
원준 (짖궂게) 오늘 데이트라두 있어?
그말에 영진, 미자쪽 쳐다보고
미자 (딴청) 데이트는 뭐..그냥 기분전환 할 겸..
성우들 미자 패션에 관심들 보이는데
그때 들어온 현우, 미자보고 눈 커졌다가
멋쩍은 듯 씨익 웃는다.
현우 오늘 더빙분량 얼마 안되니까 빨리 끝내죠.(미자쪽 흘깃보고) 최미자씨 데이트도 있는 것 같고..
성우 그죠?/거봐~지피디님도 다 알잖아~/누구야?
미자, 웃음 나오는데 참고 더빙실로 들어가다
휙 돌아보는데 현우 입모양으로 ‘예뻐!’
미자 빙긋웃고 더빙실로 들어간다.
// 더빙실
민지 (옆에 서서) 어머. 선배. 귀걸이 이쁘다~ 샀어?
미자 (아무렇지않게) 아니.있던거야. (현우쪽보며 E) 그래~ 그냥 귀걸이지 뭐..별거 있어?
씬12/ 정육점 앞(D/ENG)
주머니에 손 찔러넣고 정육점으로 들어오는 영숙.
영숙 (휘 둘러보며 주머니속의 돈 만지작) 거 갈비..
주인 어서오세요. 갈비요? (고기 꺼내놓으며) 이게 오늘 아침에 온 건데 최상급 토종 한우거든요? 어트케... 이걸로
드려볼까요?
영숙 고기가 좋네.. 한 세근 줘봐요~ (돈 꺼내는데)
주인 세근이면.. 그럼 얼추 15만원 잡으셔야겠네요. (고기 가져다 썰려는데)
영숙 (놀라) 십이만원?!! 자 잠깐만..
주인 (고기들고 멈춰서서) 네.. 이게 최상급이라서...
영숙, 얼른 주머니에서 돈 세어보고
영숙 좀 더 싼 거루... (하다 결심한 듯 호기있게) 줘요! (돈 탁 놓고 소리 작아지며) 한 7만원 안짝으루
다가.. (주인 눈치 살피고)
씬13/ 거실 + 주방(D)
영숙, 일부러 잘 보이게 검은 비닐에도 안넣고
고기 가지고 들어오는데 TV보는 혜옥만 있고,
집안이 조용하다.
혜옥 (TV보며) 또,또~ 큰언니한테 된통 혼날라구 뭘 또 주워.. (하다가 돌아보고) 뭐야? (다가와) 어머..
이거 갈비아냐? 어디서 났어? (신난다) 안그래두 나 갈비 먹구 싶었는데~ 호호호~
영숙 (집안 이리저리 둘러보며) 다들 어디 갔어?
혜옥 (신나) 응. 큰언니 봉사하는데 사둔 데려갔어. (고기보며) 언니 이거 얼마 안되는데 그냥 우리끼리 구워먹고
말자~ 너무 맛있..
영숙, 혜옥 머리 한 대 때리고 주방으로 가는
혜옥 (머리 감싸쥐고) 아씨~ 이놈의 할망구들은 꼭 때린데만 또 때려.. 이러니.. 내가 온전하겠냐구~
//주방
영숙 (이리저리 냉장고도 열어봤다가 하면서) 저건 먹여봤자 기억도 못할 거구 식구들 다 있을 때 내놔야지.. (바깥
보며) 다들 어딜 나간 거야?
씬14/ 회사 로비(D/ENG)
윤아, 터벅터벅 로비로 들어서는데
거래처 여직원 다가와 아는 척 한다.
여자 어머~ 오과장님~ 여기서 뵙네요~
윤아 아.. 네.. 잘 지내셨어요?
여자 아유. 저야 잘 지냈죠. 접때 오과장님께서 일 잘 해결해주신 덕분에 저희 회사 큰 고비 잘 넘겼어요. 근데..
(윤아 뜯어보고) 오과장님이 저보다 훨씬 잘 지내신 것 같은데요? (씩 웃는)
윤아 (뭔 소린가) 네?
여자 (다 안다는 듯) 못 뵌 사이에 얼굴도 환해지시구 예뻐지신게.. 연애하시나봐요? 좋으시겠다~
윤아, 씁쓸한 미소만 짓고
여자 하긴.. 오과장님처럼 멋지신 분이 혼자 계실..
윤아 (OL) 저기.. 늦어서요.. 담에 뵐께요..
윤아, 서둘러 자리뜨고 여자, 갸웃하다 돌아선다.
씬15/ 거리일각(D/ENG)
현우,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미자 뛰어온다.
미자 (헥헥) 미안. 많이 기다렸지? 영진 선배가 자꾸 밥 먹구 가라 그래서..
현우 (빙긋) 괜찮아..근데..자기 오늘따라 더 이쁘다..
미자 (부끄) 그래?
현우 귀걸이두.. (미소) 잘 어울리네.
미자 (뜨끔, 어색한 웃음) 으응.. (E) 귀걸이가.. 튀나?
미자와 현우, 차에 올라타고.
현우 (안전벨트 매며) 내가 자기랑 갈려구 과천쪽에 좋은데 알아놨어.
미자 (기쁘게) 진짜? 너무 좋다~ (하다가 멈칫 E) 과천? (아니겠지 ON) 너무 신나~ 자기야~
현우와 미자 기쁜 마음으로 출발하고.
씬16/ 까페 앞(N/ENG)
차안에 앉아있는 미자, 어이없는 표정이다.
미자 (황당 E) 민석씨랑 딱 한번, 그것도 길을 잘못 들어서 들렸던 이 까페.. 하필.. 여길 오냐? (울상)
..혹시.. (귀걸이 만져보며) 이것 때문에?
현우 (미자보며) 안 내려?
미자 (정신차리고) 어.. 내려야지.. (하다가) 근데 자기야.. 저기 말고 다른 데 없어?
현우 왜? 별루야? 여기 분위기 좋다 그래서 일부러 온건데.. (살짝 의기소침)
미자 (E) 또 소심해갖구.. 으이그.. (ON) 아니야.. 다시 보니까 좋아보이네.. 가지 뭐..
현우 (표정 환해져) 그지?
미자 응. 뭐 아늑해보이는게.. (하다가 헉!하는 표정) 저기.. 나 화장실이 좀 급해서.. 먼저 들어가 있을테니까
천천히 주차하구 와.. 천천히~
후닥닥 차에서 내려 까페안으로 들어가고
씬17/ 까페안(N/ENG)
미자, 황급히 가게안으로 들어오는데
종업원 (공손) 어서오세요. 몇분이..
미자, 쌩~ 하고 종업원 앞을 지나쳐
벽에 붙어서 이리저리 뭔가를 찾는다.
종업원 (의아) 저기.. 손님..
종업원 아랑곳 않고 벽을 보던 미자,
현우 (들어와 미자보고) 뭐해?
미자 (당황, 어색웃음) 하하.. 그냥 뭐 자리가 어디가 괜찮은가 하구.. (창쪽 가리키며) 죠~기 저쪽이 좋겠네..
(당황, 현우 팔끌고 자리로 가며 종업원에게) 여기요~ 손님 왔거든요? 물 두잔이요~
종업원, 미자 이상하게 보는
씬18/ 사무실(N/ENG)
윤아, 사무실로 들어오자 남은 동료들
동료 어? 아직 퇴근 안했어?
윤아 (자리에 앉으며) 어.. (E) 그래..사랑 때문에 일도 제대로 못하는 바보천치는 되고 싶지 않다..
윤아, 자리에서 일어나 도면 가득 들고
나서려는데 와르르 떨어뜨린다.
윤아, 힘 빠진 듯 주저앉아 도면들 줍는데
그때 다가와서 주워주는 직원들.
동료 (짖궂게) 뭐야~ 하긴.. 연애하는데 일할 정신이 있겠어?
후배 (윤아보며) 아유. 그렇죠~ 그맘 다 이해합니다~
윤아, 아무 말 없이 도면 줍는데
동료 (짖궂게) 그럼 우리 올해 안에 국수 먹여주는거야? (씩 웃고는 윤아 어깨 툭툭 두드리고 가고)
윤아 (무겁게) 아니야..
후배 (도면 주우며) 에이~ 요새 화장도 진해지구 옷두 그렇구.. 딱 보면 딱인데 뭘 숨기구 그러세요~
윤아, 대답없이 서류주워서 책상으로 가져가는데
후배 (짖궂게) 부럽습니다~ 오과장님~
윤아, 책상에 앉아 눈물나려는 걸 꾹 참는다.
윤아 (E) 연애할땐 수줍은 듯 웃으며 들었을 말들이.. 지금.. 짝사랑인 내겐.. 비수만큼이나 아프다.
씬19/ 거실 + 주방(N)
혜옥은 TV보는데 영숙은 계속 시계만 본다
영숙 (시계보며) 언닌 왜 이렇게 안와?
혜옥 큰언니랑 사둔 오늘 좀 늦는댔어.
영숙 (중얼) 맨날 집에 박혀서 잔소리만 해대더니 하필 이럴때.. 어이구.. 참..
혜옥 뭐라구?
영숙, 계속 혼자 중얼대는데 영옥과 우현 들어온다.
혜옥 왔어?
영숙 (반갑게) 아, 왜 이제 왔수~
영옥 (의외의 환영에) 뭐야.. 또 왜 이래?
영숙 (주방쪽으로 영옥 팔 끌며) 저녁 안 먹었죠? 내가 오늘..
그때 뒤이어 박스들고 들어오는 부록.
혜옥 어머. 조카 만나서 같이 온거야? (박스보고) 그건 뭐야?
부록 제 친구놈이 몇해전에 제주도에 내려가더니만 (박스열어) 이렇게 손바닥만한 큰 전복을 보냈지 뭡니까. 하하~
혜옥 와~ 진짜 크다~(눌러보고) 어머~ 아직 살았나봐~막 움직여~
영옥 (우현에게 박스주며) 싱싱한거니까 바로 씻어서 먹자~ 내장도 맛나게 무쳐보고... 다들 저녁전이니 얼른 해서
먹지 뭐..
우현 (신나서) 네~ (박스들고 들어가고)
영숙, 영옥 팔잡고 눈만 껌뻑껌뻑하다가
영옥 (영숙보고) 뭐? 그래.. 니가 뭐 어쨌다구?
영숙 (잠깐 생각) 아니유.. 됐수.. (뒤돌아 중얼) 괜히 묻어가야 표시두 안나구..나중에 꺼내야지..
//시간경과
누구보다 열심히 전복 먹고있는 영숙.
혜옥 (영숙 째리며) 언니~ 자꾸 겹쳐서 여러개 먹는거 내가 모를 줄 알어? 하나씩 좀 먹어~ 진짜~
영옥 (살짝 구박) 차~ 저건 주워들이는 건 다 고물인데 또 입은 고급이예요..참내..
영숙 (열심히 입에 쑤셔넣으며 궁시렁) 어디.. 한우갈비 보여줘도 그말 나오나 보자구..
영옥 뭐래?
영숙, 여전히 뚱하게 전복만 먹어댄다.
씬20/ 까페안(N/ENG)
자리에 마주보고 앉은 미자와 현우.
미자, 계속 커피 마시며 계속 눈굴려 뭔가 찾다가
현우 (창밖보며) 오래간만에 나오니까 좋다..
미자 (현우말에 놀랐다가 애써 평온한 척) 그러게.. 좋네.. (E) 여기만 아니었음... 근데 어따 적었드라?
현우 (생각난 듯) 이번에 새로 만들 코너.. (하다가) 됐다.. 여기까지 와서 일 얘기는..
미자 (웃어보이고 E) 아침에 찜찜하다 싶을 때 그냥 귀걸이 빼구 올 걸..
현우 이번 여름에 휴가 언제루 낼까?
미자 글쎄.. 8월 정도나 되야 될 거 같은데..
현우 8월엔 사람들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할텐데... 아, 저번에 부산가서 방송한 거, 반응이 괜찮아서 여름에 또 한번
하는게 어떻겠냐는데? 자긴 어때?
미자 (현우 보며 E) 괜히 별거두 아닌데.. 현우씨한테 살짝 미안하기두 하구.. 나도 괜히 불편하구..
현우 (대답 기다리다) 자기야~ 내 얘기 듣구 있어?
미자 (당황) ..어.. 듣구 있지..
현우 (살짝 삐진듯) 그럼 내가 방금 뭐랬는데?
미자 (당황) 방금? 그러니까.. 저기..
현우 자기.. 아까 여기 들어와서부터 계속 뭔가 불안해보이구 이상해.. 무슨 일 있어?
미자 (당황) 아니.. 저기..
그러다 현우, 미자 얼굴 빤히보다가
현우 귀걸이!
미자 (놀라 변명) 아니.. 이거 사실은 아침에..
현우 한쪽 어디갔어?
미자, 귀 만져보는데 한쪽 귀걸이가 없다.
미자 어.. 어디갔지?
현우 어디다 떨어뜨렸나본데.. (테이블 주변 찾는데)
미자 (미안한 마음에) 괜찮아~
현우 (계속 찾으며) 괜찮긴.. 자기한테 잘 어울리던데..
미자 (말리며) 진짜 괜찮아.. 싼거야..
현우 (찾으며) 아냐. 아까 차안에서 봤을때두 있었으니까 여기 어디에 있을꺼야..
미자, 열심히 찾아주는 현우를 차마 말리지 못하고.
미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진짜.. 괜찮은데..
씬21/ 까페 밖(N/ENG)
자동차 라이트까지 켜놓고 바깥쪽도 찾고있는 현우.
미자, 한쪽에 오도카니 앉아 현우보고 있다.
현우 (고개숙이고 귀걸이 찾으며) 금방 찾아줄게.
미자 (미안 E) 아~~ 너무 열심히 찾아주시니까~~ 괜히 더 미안해지구 이게 뭐야...
미자, 멍하니 현우보다가 다가간다
미자 (현우 손잡고 애교) 됐어.. 그만하구 우리 들어가서 밥먹자. 나 배고파~
현우 (미자말 무시하고 계속 찾으며) 이쪽에 있을텐데.. 깜깜해서 안 보이나? 자기야 저기 트렁크에서 랜턴 좀
찾아봐~
미자, 퉁퉁대며 트렁크쪽으로 갔다가
미자 (E) 이게 뭐하는 짓이야..데이트도 못하구 진짜~(다시 현우쪽으로 가서 ON) 됐어~ 그만 찾어~
미자 얼굴 안보고 손만 내밀어 랜턴
받으려는 현우, 계속 안 주자
현우 왜? 트렁크에 없어?(현우 트렁크 쪽으로 가서) 있을텐데.. (트렁크에 머리박고 랜턴 찾는)
미자 (슬슬 짜증나는) 아. 괜찮다니까 그러네.. (짜증)
현우, 미자 쳐다본다.
현우 (씩 웃으며) 자기한테.. 진짜 잘 어울리거든~
현우 트렁크에서 랜턴 찾아 바닥 비추며
현우 그래서 꼭 찾아야 된단 말이야 (다시 찾는)
미자 (감동)
미자, 멍하니 가만히 서있는데 찾던 현우
현우 찾았다! (귀걸이 들고 미자보고 환하게 웃는다)
씬22/ 현우 차안(N/ENG)
미자집 골목 어귀. 세워둔 차안의 두 사람.
미자 미안해.. 오늘 내 귀걸이 찾느라 데이트두 제대루 못하구...
현우 (미소)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더 예뻐보이게 만들어준 귀걸이를 찾는 거.. 색다르구 의미있는 데이트 아닌가?
(씩 웃다가 주머니에서 한쪽 귀걸이 꺼내주며) 귀걸이 또 안 잊어먹게 잘 챙겨~
미자 (살짝 민망) 응.. 자기가 힘들게 찾아준 귀걸이..잘 챙길게.. (귀걸이 한번 만져보고)
현우 (시계보고) 어..늦었다. 아버님한테 혼날라.. 데려다줄게..
미자 아니야.. 바로 요 앞인데. 혼자 가두 돼.
현우 괜찮겠어? 그래..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
미자, 차에서 내려 걷는다.
미자 (부드럽게 NA) 하루종일 날 불편하게 했던 건 귀걸이나 까페가 아니라 그것들 앞에 붙은 민석씨라는
수식어였다.. 연인들은 아주 사소한 거에도 자기들만의 의미를 부여해서 소중히 여기길 좋아한다. 사랑에 빠졌을 땐 절대적일
것만 같던 그 의미들이, 사랑이 끝나면 자연스레 퇴색된다.
미자, 손에 쥔 귀걸이를 바라보며
미자 (NA) 사랑하는 민석씨가 준 귀걸이에서 헤어진 그가 준 귀걸이로 바뀌었다가 이젠 현우씨가 열심히 찾아준
귀걸이로 그 의미가 바뀐 것처럼 말이다..
미자가는 길을 미등으로 밝혀주고 있는 현우 모습.
씬23/ 거실 + 주방(D)
가족들 TV보는데 부록 배에서 꼬르륵 소리.
영옥 (쳐다보고) 아범 배고파?
부록 (민망) 허허.. 날이 길어지니까 배도 금방 꺼지나봅니다.
우현 (죄송) 어쩌죠.. 비오고 끝물이라 과일값이 비싸서 과일도 없는데...
영숙, 흐뭇한 표정으로 슬쩍 일어나 주방으로 간다.
//주방
영숙, 냉장고에서 고기를 꺼내놓고,
후라이팬을 찾는 듯 뒤진다.
영숙 (뒤적대며) 오늘 안에 못 먹나 했더니만 잘됐네..
//거실
우현 국수라도 삶을까요?
혜옥 (번쩍) 아. 언니. 죠기 밑에 분식집~ 거기 콩국수 진짜 맛있대~
영옥 그래?
//주방
콩국수 얘기에 김새는 영숙.
다시 후라이팬 제자리에 넣고,
고기 봉지에 싸며
영숙 (툴툴) 괜히 꺼냈구만..
고기 넣으려는데
우현 (OFF) 지금 시간이 몇신데요.. 벌써 문 닫았죠~
혜옥 (OFF) 그렇겠네.. 아.. 나두 출출한데..
부록 (OFF) 삼겹살이나 한 점 구워서 소주 한잔 하면 딱 좋겠네요..
쫑긋해서 듣고 있던 영숙,
다시 후라이팬 꺼내고 고기 꺼내며
영숙 삼겹살보다야 갈비가 낫지.. (흐뭇해하는데)
영옥 (OFF) 밤에 고기먹으면 내일 아침에 피곤해서 안돼~..
영숙, 그 얘기에 짜증난 듯 고기
도마에 던져놓고 거실쪽으로 간다.
//거실
영숙 (짜증나서) 아, 거 갈비나 한점 구워먹으면..
영옥 (버럭 OL) 저건 야밤에 갈비는 무신!! 생각이라곤 하나도 없어~그냥~
영옥 구박에 영숙 기분상한 듯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씬/ 원룸외경(D)
씬24/ 여자원룸(D)
화장대 앞에 앉아 마스카라를 바르던 윤아.
갑자기 동작 정지.
(E) "못 뵌 사이에 얼굴도 환해지시구
예뻐지신게..연애하시나봐요?“
“요새 화장도 진해지구 옷두 그렇구..”
윤아, 갑자기 티슈를 뽑아 속눈썹을 닦아내다가
‘너무 많이 닦았나?’해서 다시 마스카라를 덧칠.
그러곤 다시 티슈로 닦아내다 결국 번지고 만다.
윤아 (멍하니 거울보며 E) 원래 어떻게 화장을 했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난.. 지금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도무지 모르겠다..
씬25/ 원룸 엘리베이터 안(D/ENG)
윤아, 엘리베이터 한쪽 구석에 기대서는데
문이 닫히려는 찰나, 정민 끼어탄다.
정민 (윤아 못보고) 아싸~쎄잎!! (그러다 윤아보고 살짝 민망) 아..윤아씨..이제 출근해?
윤아, 애써 표정관리하느라 아무 대답없고.
살짝 무안한 정민 윤아 한번 봤다가,
다시 고개 돌렸다 다시 봤다가.
정민 (앞쪽에 시선두고) 이야~그말이 맞긴 맞나봐~
윤아는 뭔 소린가 싶지만 고개는 못돌리는.
정민 연애하면 이뻐진다더니..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 남자 완전 신났겠는데? (씩 웃으며 윤아 본다)
윤아,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나서 고개를 돌린다.
그때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
윤아, 눈물을 감추려 얼른 내려 뛰어가버린다.
윤아 (슬픈 NA) 사람들이 던지는 말이 가장 아픈 줄 알았다.. 당신이.. 그 말을 하기 전까진..
뛰어가는 윤아 뒷모습보며
정민 (살짝 의아한 표정)
씬/ 집 외경(D)
영옥 (OFF) 아후~ 이게 무슨 냄새야~ 사돈~ 아 사돈~
씬26/ 주방(D)
우현, 놀래서 자다 일어난 모습으로 주방
으로 뛰어들어오며
우현 (뜬 머리 가라앉히며) 죄송해요.. 제가 늦잠을..(하다가 코막고) 윽.. 이게 무슨 냄새예요?
혜옥 (어이없어하며) 그걸 우리한테 물어보면 안되지~
영옥 (젓가락 하나 꺼내 멀찌감치서서 봉지 찌르며 우현보고) 이거 뭔지 몰라?
우현 모르겠는데요.. (다가가서 열어보고는) 무슨 고긴 것 같은데..
그때, 주방으로 오는 영숙과 부록.
부록 아니, 아침부터 무슨..(하다가) 윽..무슨 냄새가..
영옥 (우현 훈계하며) 아~ 살림하는 사람이 모른다는게 말이 되나~ 이게 지발로 걸어와서 도마위에 누워있을리는
없잖어~ 어여 버려~
우현 (미안) 네...
우현, 버리러 나가려는데 영숙
영숙 (들여다보며) 뭔데?
우현 (코막고 자세히보며) 고긴데..상했어요...
영숙, 고기라는 얘기에 번쩍해서
냉장고 열어 확인하는데 고기없다.
영숙 (당황) 아유..내 갈비..갈비..
영옥 (버럭!) 저건 어제부터 갈비~ 갈비! 참 양심도 없다~ 넌 나이를 도대에 어디로 먹은거냐~
영숙 (참다못해 버럭!) 그게 아니라! 내가 갈비를 사왔단 말이에요! (계속 찾는데)
영옥 (못 믿는) 니가?
영숙 (계속 찾으며) 그래요~ 맨날 쓰레기 걷어먹이네 어쩌네 구박을 하길래..
식구들 살짝 미안한.
부록 (분위기 무마) 아유.. 요새 갈비도 비싸던데..이모 덕분에 몸보신 좀 하겠네.. 허허..
혜옥 (좋아라) 얼른 얼른 구워먹자~
영숙, 우현 들고나가려던 봉지 뺏어서 보고
영숙 아이구.. 이게 왜이래~ (코 바짝대고 냄새맡고는) 아유.. 완전 상했네.. 아유 아까워서 어째.. 이게 얼마나
좋은 갈빈데..
영옥 (바로 구박) 사오긴 개뿔~ 또 어디서 내다 버릴려는 거 주워왔지? 차~ 이젠 이게 아주 쓰레기를 거둬먹이다
못해 썩은 고기까지 주워오네? 야! 우리가 무슨 하이에나냐?
영숙 (아까워서 영옥 얘기도 안들린다) 아유.. 아유..
영옥 아 당장 내다버려~ 파리 끓어!!
영숙 봉지들고 구박받으며
영숙 이게 얼마짜리 고긴데.. (울먹) 아끼다 똥 됐네..
씬27/ 회의실(D)
미자 대본보고 있고, 현우 들어선다.
현우 (주머니에서 포장된 선물 꺼내 내밀며) 이거..
미자 뭐예요? 지금 열어봐두 돼?
현우 (끄덕끄덕)
미자 끌러보는데 귀걸이다.
미자 (감동) 와.. 너무 이쁘다..
현우 (좋아서) 그래? 다행이다..
미자 (현우보며 감동눈빛) 너무 고마워.. 진짜 예쁘다. .잘 골랐네..(귀걸이 걸어보는)
현우 (흐뭇하게 웃는) 이것두 어제꺼만큼 자기한테 잘 어울리네~
미자 (NA) 사소한 거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유치한 연인 버전으로 한마디! “현우씨가 사준 첫 번째 귀걸이다~”
미자한테 귀걸이 달랑거리게 현우에게 보여주고,
현우 뿌듯한 듯 봐주며 웃는데서 F.O.
씬28/ 까페(D/ENG) - 에필로그.
F.I. 사람들이 많은 시끌시끌한 까페 안.
카메라가 까페 안 동선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다
화장실 들어가는 벽면쪽 구석을 비추면
여러 낙서들이 보이고 거기서 더 구석쪽의 작은
글씨의 낙서를 비추는데 ‘////♡미자’ 라는 낙서가 보이고
앞의 ‘///’부분에 겹쳐지게 크게 ‘현우’라는 글자가 보이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