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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동국대 정각원(원장 법타스님) ‘토요법회 여섯 돌 기념법회’에 동두천 자재암 주지 혜만스님이 법사로 나왔다. 주제는 ‘불교와 환경윤리’. 정각원 교법사 마가스님과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법회에는 사부대중 100여명이 동참해 환경과 불교의 관계를 재조명했다. 토요법회는 정각원과 불교신문이 공동주관했다.
마가스님 : 오늘은 불교환경운동을 하고 있는 혜만스님을 모시고 ‘불교와 환경윤리’라는 주제로 토크법회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혜만스님이 계시는 소요산에 단풍이 많이 들었죠?
혜만스님 : 동두천의 소요산 자재암은 신라 선덕여왕이 창건한 절입니다. 법타스님께서 보물이 없던 절을 보물을 지정해 이제는 정부지원도 받고 있습니다. 자재암에 소장된 보물은 조선 세조가 <반야심경>을 훈민정음으로 해석한 것으로 완전히 잘 보존된 것을 1980년도에 보물로 지정해 보관해 오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세계적인 희귀보물이 보존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날 주제는 ‘불교와 환경윤리’였지만 혜만스님은 출가동기를 궁금해 하는 신도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다시피 했다. 청소년 시절 독실한 천주교신자로서 활동, 70년대 학번으로 학생운동에 이은 노동운동 등으로 잘 나가던 직장에서 생긴 고민이 깊어가면서 찾아갔던 절에서 불교 책에 심취해 머리 깎고 천일기도에 빠져들었던 일 등. 스님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 제일 잘 한 일은 출가’라며 계속되는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마가스님 : 출가 후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과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알고 싶습니다. 스님의 출가수행에서 3가지 좋았던 것, 3가지 힘들었던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혜만스님 : 힘들었던 것과 좋았던 것을 말하기에 앞서 스님으로 출가한 것을 정말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다음 생에는 남방에서 태어나 출가하여 남방불교 확실하게 알고 수행하고 싶고, 그 다음 생은 북방불교. 그 다음은 제가 테니스 치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어릴 때부터 테니스를 배워서 세계랭킹 1위를 10년 정도 하면서 불교를 널리 알리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스님으로 출가해서 세계랭킹에 오르면 불교에 대해 알리는 것에도 도움이 클 것이기 때문에 불교에 대한 붐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좋았던 것은 율원에 있을 때 저녁 9시만 되면 모든 불을 끄지만 작은 스탠드를 켜고 종이로 빛이 새 나가는 것을 막으면서 작은 책상에서 새벽 2시까지 공부할 때입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나쁜 것 세 가지를 말하라고 하셨는데 세 가지까지는 없고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른 스님들이 열반했을 때 다비를 다비장에서 못하고 화장막에 가서 하는 것 보고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종파에 상관없이 모든 스님들이 열반하셨을 때 화장막에서 들어가시지 않도록 하는 문제를 이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가스님 : 모든 생물과 인간은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개발과 편리함만을 추구하면서 온갖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환경의 물질적 가치에 치중하고 정신적 가치는 등한시 해왔습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생태.환경위기의 시대에는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위해 무엇보다도 종교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님께서는 어떤 인연으로 ‘환경’에 관심을 가지시게 되셨나요?
혜만스님 : 불교환경연대는 남양주에서 물 살리기 운동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환경과 물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의 주범 중에 우리들이 매일 머리를 감고 있는 삼푸와 린스가 있습니다. 삼푸와 린스에 함유되어 잇는 계면활성제는 환경에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우리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적게 그리고 적당량 사용하여 생활 속에서 환경을 살리는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발우공양은 스님들이 환경운동의 선구자임을 증명해 줍니다. 발우공양은 음식의 찌꺼기까지 다 먹습니다. 제가 해인사 수련대회를 3년 맡아서 엄격하게 수련회를 지도했을 때 상당한 거부감도 있었지만, 참가자들이 수련회 후 환경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변화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불교에 나타나 있는 환경윤리, 불살생의 정신은 생명존중 사상을 가리키고, 발우공양과 분소의 등 무소유적 삶은 현대인들의 생활 규범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환경윤리적인 불교의 가르침과 생활태도는 경전 곳곳에 담겨져 있습니다.
마가스님 : 스님은 젊어서부터 환경운동과 더불어, 어린이포교에 관심이 많으셨죠? 스님께서는 “참선 공부를 위해서는 계율이 중심돼야 한다고 말하듯이 포교의 중심은 어린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신 바 있는데요, 그렇게 어린이포교에 집중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어린이포교의 활성화를 위해서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신가요?
혜만스님은…
오봉사 묘적사 봉영사 주지를 역임하고 현재 동두천 자재암 주지 소임을 맡고 있다. 종단에서는 행자교육 습의사를 거쳐 단일계단 구족계 습의도감 및 갈마위원 등 율사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총무원 호법부 조사국장, 상임감찰 등을 역임하고 동두천사암연합회 회장, 동두천경찰서 경승실장, 의정부교도소 교화위원 등 대외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동국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석사, 동국대 불교대학원 박사과정 등 외전 공부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으며 조계종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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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만스님 : 제가 어릴 때 ‘마마보이’라서 그런지 어머니의 영향이 컸습니다. 지금 어머님이 85세, 아버님이 92세로 아직 살아계십니다. 아직 어머니의 따뜻한 체온이 마음속에 있습니다. 어른들이 돌아가실 때 보면, 울음으로 과거 생에서 ‘잘못 살았다’는 후회를 보이는 경우가 99%입니다. 이들은 ‘조금만 더 살았으면 조금 더 주위사람에게 잘했을 텐데’하며 후회합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은 얼굴이 맑은 이유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일기를 씁니다. 오늘 한일을 쓰고 뒤에 잘못한 것에 대해 매일매일 참회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반복하면 다음 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죽을 때도 손 한번 흔들 정도로 여유가 생깁니다. 제가 봉선사 포교국장을 할 때 대형버스를 직접 몰고 어린이들의 집을 찾아다녔는데 법회 인원이 7명에서 출발해 70명까지 늘어나게 했습니다. 저는 어린이의 맑은 눈을 보면서 어린이가 국가와 불교의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포교가 안되면 한국불교 미래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린이 포교방법으로 레크리에이션도 도입했고, 현재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 회장 소임도 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가스님 : 스님께서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부처님 가르침이나 경구가 있으시면 한 말씀 해주세요.
혜만스님: ‘뒤를 돌아보라’는 의미로서 서산대사의 답설로(踏雪路)입니다.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난행(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곧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 어지러이 걷지 마라. 오늘의 내 발자취는 후세 사람들의 이정표가 되리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뒤를 돌아보라’는 말은 자기 발자국이 자기 인생이고 책임을 져야하기에 참회할 줄 아는 수행자를 의미합니다.
마가스님 : 대중의 질문을 받겠습니다.
정현주 교수(동국대 생태환경연구소) : 불교생태학의 대중화가 쉽지 않습니다.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혜만스님 : 불교생태학은 음식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밥 먹을 때 밥 남기지 말라는 것은 ‘빈 그릇 운동’. ‘(먹고 남기는?)비우기.치우기.물 절약하기’ 등의 환경운동은 부처님 당시부터 실천했던 기본입니다. 스님들 발우는 당시 나무가 아니라 철과 뿔발우로서 나무가 친환경이란 점을 생각하면 됩니다.
이정각 교수(인하대): 지금 환경오염으로 우주환경과 지구 생물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스님이 라이프스타일을 물질에서 자연 중심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준 것 같습니다. 불교 차원에서 환경회복, 라이프스타일 바꾸는 것을 말해주십시오.
혜만스님 : 숨 쉬는 자체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나옵니다. 화를 내면 더 많이 나옵니다. 자기 마음부터 잘 다스리면 그 자체가 환경운동이 됩니다. 자연히 라이프스타일도 바뀔 것입니다
마가스님 : 마지막으로 스님의 장래희망은 무엇입니까.
혜만스님 : 모든 스님이 강원(승가대학)을 나오고 율원을 나와 더 청정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스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불자들은 오계를 지키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환경운동에 동참해 주시고 항상 열심히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마가스님 : 불자님들, 혹시 요즘 가을들판에서 메뚜기 보신 적 있나요? 저는 어렸을 때 주전자 들고 나고 메뚜기를 잡아 볶아 먹고는 했는데요, 요즘은 농약 때문에 들판에서 메뚜기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눈부신 가을 들판이 매우 적막합니다. 그것은 바로 ‘생명의 황금 고리’가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황금 고리가 끊어진 오늘날, 생명의 황금 고리를 다시 잇기 위해 환경지킴이가 되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직접 실천하고 계신 혜만스님과 우리 모두에게 힘찬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우리도 오늘부터 모두 함께 환경지킴이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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