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열전(史記 列傳), 백이열전 중 부기미
*“雲從龍風從虎, 聖人作而萬物覩”, 伯夷.叔齊雖賢, 得夫子而名益彰, 顔淵雖篤學, 附驥尾而行益顯, 嚴穴之士, 趣舍有時若此, 類名堙滅而不稱, 悲夫!, 閭巷之人, 欲砥行立名者, 非附靑雲之士, 惡能施于後世哉?(“운종용풍종호, 성인작이만물도”, 백이.숙제수현, 득부자이명익창, 안연수독학, 부기미이행익현, 엄혈지사, 취사유시약차, 유명인멸이불칭, 비부!, 여항지인, 욕지행립명자, 비부청운지사, 오능시우후세재?).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른다.
성인이 일어나 세상을 밝고 맑게 다스리자 만물도 지니고 있는 지극한 이치를 훤히 드러낸다“.
백이와 숙제가 비록 현인이나 공자의 칭찬 이후 그 명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안연이 비록 학문에 독실했으나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1,000리를 가는 부기천리(附驥千里)처럼 공자의 칭찬 이후 그 덕행이 더욱 뚜렷해졌다.
바위나 동굴 속에 숨어 사는 은자는 때를 보아 나아가거나 물러나는 취사를 행한다.
이런 사람들의 명성이 파묻혀 세상에 알려지지 않으니 실로 슬프구나!.
시골에 묻혀 살면서 덕행을 닦아 명성을 떨치려는 자가 청운의 뜻을 가진 선비를 만나지 못하면 어떻게 후세에 그 이름을 남길 수 있겠는가?.
*위 부분은 사마천의 사기 열전(史記 列傳) 중 백이열전(伯夷列傳)에서 일부를 발췌해 본 것입니다.
*사기 열전(史記 列傳)은 사기 중 압권으로 불리며 내용과 문체가 만연체로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사마천이 해당인물의 특징적인 면모만 선별적으로 기록해 놓은 덕분이라고 하며, 사기 총 130편 가운데 절반이 넘는 70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열전에는 백이와 숙제를 시작으로 한문제때까지 활약한 귀족. 관료. 장군. 책사. 자객. 토호. 은자. 미희 등 온갖 유형의 인물이 등장하고 그 기준은 선(善)과 의(義)로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 것이 하늘의 도리이고 이치이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원망의 취지를 담고 있고, 그리하여 열전은 이상과 현실의 괴뢰를 따지는 데서 출발한다고 하고, 모택동은 중국에는 두 편의 대작이 있는데, 사마천의 사기와 사마광의 자치통감이 그것이라고 하였다 합니다.
*백이열전은 고죽국(孤竹國)의 공자 백이와 숙제의 인품을 적고 있는데, 백이와 숙제는 서로 사양하면서 끝내는 둘 다 보위에 오르지 않았고, 무왕의 잘못된 행동을 보고 다른 신하들이 무서워서 말을 하지 않는 것과 달리 당당하게 잘못을 지적하고 자신의 견해를 말했으며, 나라를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충성심을 보였으나, 두 사람 모두 굶어 죽고 말았는데, 이로 인해 채미가(采薇歌)가 탄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위 글 중 부기미(附驥尾)는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먼 길을 내달린다는 뜻인데, 좀 못난 사람이라도 현인의 뒤를 따르면 뭔가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고, 유사한 성어로 반홍사해(攀鴻四海)(기러기 날깨에 올라타면 사해를 일거에 날아갈 수 있다), 반룡부봉(攀龍附鳳)(용의 등에 올라타고 봉황에게 붙는다)가 있습니다.
*사마천(司馬遷, 자는 子長, 기원전 145년~86년, 한경제의 치세인 기원전 145년 전후에 사관으로 재직한 사마담의 아들)의 필생의 역작 사기(史記)(太史公記, 또는 太史公書로 불리기도 함)는 오제부터 한무제까지 제왕의 역사를 기록한 본기(本紀), 역대 제왕과 제후의 연표를 기록한 표(表), 고대 중국의 역법, 치수, 경제를 기록한 서(書), 역대 제후와 공신들의 연대기인 세가(世家), 정치가, 학자, 군인, 자객, 해학가 등 각종 인물의 흥망사를 기록한 열전(列傳)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사마천은 한무제 때 천문역법을 관장하는 태사령이 된 후 49세 때 황제를 무고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되었으나 부친의 유한과 사마천 개인의 통한을 승화시킨 작품인 사기를 작성하기 위해 당시 죽음만도 못한 것으로 여긴 굴욕적인 궁형(宮刑, 거세형)을 자청해 죽음을 면한 후 세기의 역작 사기를 저술하여 후대에 역사를 거울로 삼아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이치를 깨닫는 사감(史鑑)의 전형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사기를 관통하는 핵심어는 대의멸친(大義滅親)으로, 치국평천하의 대의를 위해 친인척으로 상징되는 소의(小義)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사마천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좋아하고 손해를 극도로 싫어하는 호리오해(好利惡害)를 인간의 본성으로 파악했고, 사기 중 열전은 사기 총 130편 중 70편에 달하는 것으로 사기의 꽃에 해당한다고 하고(열전을 읽지 않으면 사기를 읽지 않은 것과 같다고 표현되기도 한다), 그리하여 열전만 따로 번역한 책이 많이 출간되기도 하였습니다.